ART insight

아트인사이트에게
문화예술은 '소통'입니다.

칼럼·에세이

 

 

아트인사이트 모임에 참여한 지도 어느덧 세 번째가 되어간다. 11월부터 2월까지 겨울 동안 만났던 모임이었다. 이번 모임은 ‘글쓰기’ 모임이었는데, 새롭게 만들어진 모임 주제에 대한 흥미로움과 글에 대한 인풋을 글을 쓰는 또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서 참여하게 됐다. 무엇보다 글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무언의 전제로 시작하기 때문에 이런 점이 매번 좋아서였다. 그동안 아트인사이트 모임을 참여했던 이유이자 목적이었지만 말이다.


모임 구성원은 나를 포함한 세 명이었다. 어쩌다보니 성별도 같았고, MBTI에서 IN인 점도 같았다. 아이스브레이킹 삼아 나누었던 MBTI였지만 만남을 더해 갈수록 상대를 알아가기에 좋은 역할을 했다. 눈에 보이는 것들에 공통점을 찾아가다 모임의 회차를 거듭하면서 서로의 취향도 알아가게 되었다. 특히, 모아지는 이야기는 주로 글 그리고 음악에 대해서였다.


글쓰기 모임의 취지에 맞게 글에 대한 이야기가 오갔는데, 특히나 이번 달에는 어떤 대화로 알차게 얘기할 수 있을까 라고 생각하기도 했는데 그럴 때마다 만나는 날이 가까워지면 함께 브레인스토밍으로 나누고 싶은 주제를 톡으로 공유하면서 보다 수월하고 정돈된 대화를 했다. 이를테면, 글을 쓰며 인상 깊게 읽었던 책이나 작품에 대한 취향을 얘기해보기도 했다. 그동안 아트인사이트 에디터로 활동하면서 써왔던 글에 대한 취지를 설명해보기도 했고, 한 번은 글을 쓸 때 자신만의 방법이나 루틴 또는 글쓰기 작업을 하거나 독서 또는 필사할 때 사용하는 아이템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기억나는 대화 중에는 글을 쓸 때마다 찾는 카페와 지정 좌석이 있는데 앉아서 글을 쓸 때면 좀 더 영감이라든지 글이 잘 써졌다고 말했던 분이 계셨다.(실제로 공간을 중요시 생각하신다면서 모임 초반에 함께 가보면 좋을 카페 리스트를 올려주셨다. 그리고, 모임을 거듭할 때마다 도장깨기를 하듯이 가보기도 했다.) 가만히 이야기를 듣다가 그 모습을 그려보았는데 낭만적이라 앞으로 글쓰는 공간을 탐색하며 내 취향과 적합한 공간을 찾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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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은 글을 쓰면서 글태기 즉, 글에 대한 권태기나 글럼프 즉, 글에 대한 슬럼프가 오는지 그럴 때는 어떻게 극복하는지 이야기도 나눴다. 글을 쓴다는 것 자체를 좋아하면서도 때때로 찾아오는 슬럼프나 무기력 등 감정의 굴곡에 대한 마음들을 허심탄회하게 털어놓기도 했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헤아려주는 따뜻함의 대화가 오고가서 편안한 마음이 들었다.


최근에는 글을 내놓기까지의 시간이 평소보다 많이 걸렸다. 쓰고 싶은 주제가 머릿속에 있지만 글로 꺼내놓지 못한다던가 수정과 퇴고를 거치다가도 미처 문 밖으로 내보내지 못한 글들이 쌓여갔다. 모임 분들과도 이러한 부분에 대한 고민과 나름의 극복 방법을 얘기했는데 특히 나의 경우에는 방법 중 하나로 후미코 후미오의 책 <신의 문장술> 중 ‘쓰고 버리기’의 방법을 다시 실천 중임을 밝히며 책 내용을 공유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대화를 나누면서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써보는 것에 대한 장점과 우선 써보는 것에 대한 중요성에 공감했다. 어떤 글로 만들어야겠다는 생각보다는 주어진 시간을 정해서 그 안에 잡히는 생각들을 우선은 써보는 방법을 따라가는 편인데, 이러한 과정을 거듭하다보면 언젠가 문 밖으로 나가지 못했던 글들도 차례로 나가지 않을까 싶다.


또한, 글은 완전해보이지 않더라도 오히려 솔직한 마음을 글 속에 녹아낼 때 이상하지 않고, 감정을 여과 없이 때론 발칙한 표현이라 더 좋았다는(물론, 표현은 적당한 선에서 과하지 않게를 포함하며) 이야기가 와닿았다. 누구나 감추고 싶은 자신만의 찌질함이 있지만 글로 드러낼 때 나오는 솔직함이 매력으로 드러나기 때문이다. 이야기를 들으면서 무엇이든 꾸밈없는 자신을 드러낼 때가 가장 자기답다 라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우리는 음악에 대한 대화도 했다. 모임 중간 마다 나온 이야기이긴 했지만 특히 네 번째 모임에서 서로의 음악적 취향을 공유하기도 했고, 인상 깊었던 가수와 노래의 취향과 그리고 왜 좋아하게 되었는지 등 다양한 이야기도 나눴던 기억이 난다. 누군가의 취향을 들여다보며, 알아가고, 경험하는 시간들은 미지의 세계를 가본 것과 같이 언제나 새로움을 준다. 또한, 앞으로 쓸 글이나 방향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한 분은 이미 소설을 출간한 작가셨고, 다른 한 분은 곧 자신의 책을 출간하기를 목표로 두고 계신 분이셨다. 작가로 활동하신 분은 앞으로 본업을 병행하면서 하고 싶은 작업에 자신의 감정들을 담은 글을 써볼 예정이고, 아트인사이트에도 글을 연재하고 싶으시다 했다. 또 다른 분도 주제를 고민 중이지만 많은 글을 적어내어 연재하고 싶고 특히나 음악 에세이로 자신의 기분이 우울했을 때 듣던 노래들을 글과 함께 연재하고 싶다고도 하셨다. 그리고, 나의 경우에도 올해의 글 목표는 꾸준하게 연재한 글을 모아보는 것이 첫째 목표인데 그 내용이 음악 생활을 담은 내용이었으면 한다. 뿐만 아니라, 앞선 목표처럼 이후의 아트인사이트 글에 대한 이야깃거리를 생각해보면서 앞으로를 계획해보기도 했다. 모임에서 나왔던 이야기들이 연재되어 하나씩 아트인사이트에 올라오게 되면 정말이지 반가울 것 같다.

 

같은 주제로 서로의 취향을 알아가며 이야기하는 시간이 마무리되고 글을 정리하는 시간이 됐다. 어느덧 겨울은 지나고 봄이 다가오는 지금, 글을 마무리하며 지나간 겨울에서 나누었던 이야기가 펼쳐질 봄을 기대해본다. 언젠가 또 함께 글로, 또 다른 주제로 만날 시간을 기다리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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