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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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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투시자가 되기로 했습니다.


 

뮤지컬 <랭보>는 천재 시인 아르튀르 랭보와 폴 베를렌느의 복잡한 관계를 중심으로 펼쳐진다. 이야기는 랭보가 17살 시절, 베를렌느의 초대로 파리에 오게 되면서 시작된다. 두 시인은 깊은 예술적 교류를 나누며 진정한 시를 쓰기 위해 파리를 떠나는 등 자신만의 시적 세계를 창조하며 문학적 천재성을 인정받는다. 랭보는 시적 혁신을 통해 새로운 언어와 형식을 탐구하며 문학에서 기존의 틀을 깨는 작품들을 남긴다.

 

하지만 좋았던 때도 잠시 베를렌느는 랭보의 방탕한 생활에 불안을 느끼고 시간이 지나며 갈등이 고조된다.

 

랭보와 베를렌느는 예술적 자유를 추구하는 방식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랭보는 문학적 규범과 기존의 틀을 넘어서려는 혁신적인 열망을 가졌고, 이는 그의 작품에서 새로운 언어적 실험으로 나타났다.

 

반면, 베를렌느는 예술적 자유를 추구하면서도 현실적인 책임, 특히 가정과 사회적 역할에 대한 부담을 느꼈다. 그도 자신만의 예술적 세계를 만들어가고 싶어 했지만 개인적인 자유와 외부의 기대 사이에서 끊임없는 갈등을 겪었다. 이야기의 끝에서 베를렌느가 랭보에게 총을 쏘는 사건은 감정의 극단적인 폭발을 나타내며 그 후의 여정은 예술과 삶에 대한 고뇌와 성찰을 중심으로 펼쳐진다. 이후 베를렌느는 징역살이를 하고 랭보는 문학계를 떠나 개인적인 여정을 시작하게 된다.

 

나는 이제 나를 붙드는 추억들, 상상력과 작별해야 한다.

거짓을 양식 삼아 허위로 먹고 살아온 것에 대해서는 용서를 빈다.

그리고 출발. 다시 떠나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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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는 모험, 유쾌한 일탈


 

랭보는 평생을 자신을 이해해 줄 사람이 베를렌느밖에 없다고 믿었다. 두 사람은 예술적으로 서로를 깊이 이해하며 교감을 나누었지만 결국 개인적인 갈등과 차이로 갈라서게 된다. 베를렌느와의 다툼 이후 랭보는 절필을 결심한다. 절필 이후 랭보는 전과는 완전히 다른 삶을 살게 된다.

 

그가 선택한 새로운 삶은 문학과 거리가 멀고 인간으로서의 존재를 찾아가는 여정이 되었다. 랭보의 죽음 이후 그의 마지막 작품을 찾으러 떠난 들라에는 랭보의 흔적을 보고도 그가 남긴 시가 랭보의 작품임을 인지하지 못했다. 들라에는 그 시의 의미와 가치를 알아보지 못한 채 랭보가 남긴 흔적을 찾으려 애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랭보의 시를 진정으로 이해하고 인정한 사람은 결국 베를렌느뿐이었다.

 

공연은 랭보와 베를렌느의 관계가 주를 이루지만, 들라에의 감정에 공감할 때 그가 겪는 슬픔이 나를 더욱 깊이 울렸다. 사실 들라에는 랭보에게 매우 특별한 존재였지만 정작 본인은 그 사실을 잘 알지 못했다. 마치 랭보가 베를렌느의 시가 가진 영향력을 인식하지 못했던 것처럼 들라에도 자신이 랭보에게 얼마나 중요한 사람인지 깨닫지 못한 것이다.

 

랭보는 베를렌느와 깊은 예술적 교류를 나누며 그와의 관계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온전히 느꼈지만 들라에는 그저 옆에서 바라보는 존재로서 자주 소외감을 느꼈다. 들라에는 랭보에게 기대고 싶어 했지만 그 기대가 채워지지 않는 현실 속에서 점차 자신이 랭보에게 특별한 의미를 갖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놓치게 된다.

 

랭보와 베를렌느의 관계는 결국 파국에 이르렀지만 그들의 예술적 교류는 끊임없이 서로를 찾아가는 여정을 의미한다. 두 사람은 단순한 동료 시인이 아닌, 깊은 감정적 유대와 사랑을 나누었던 사이였다. 그들의 관계는 예술을 통해서만 이해할 수 있는 복잡하고도 강렬한 감정을 품고 있었으며 이는 그들의 창작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이 여정은 단순히 두 시인의 갈등과 분열을 넘어서 예술과 사랑의 본질을 탐구하는 이야기로 확장되어 사랑이 어떻게 예술의 동력이 되고, 동시에 사람의 삶에 깊은 영향을 미치는지를 보여준다.

 

영원, 그것은 하나로 뒤섞인

태양과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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