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적도 밑으로 쭉 내려가다 보면 나오는 나라 ‘오키나와’이다.
일본인 듯, 미국인 듯, 아니면 류큐왕국인 듯. 매번 나에게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는 선물 같은 오키나와이다.
오키나와는 일본이기 전에, 류큐왕국이라는 역사를 가지고 있다. 때문에, 오키나와는 일반적인 일본의 문화보다는 조금 특별한 오키나와만의 문화를 품고 있다.
(류큐왕국: 류큐 왕국은 중계무역으로 번성하였으나 1609년 사쓰마번薩摩藩의 침입으로 막부의 간섭을 받다가 1872년 일본에 병합되었다. 1879년 오키나와현沖繩縣이 설치되면서 ‘류큐’라는 이름은 공식적으로 사라졌다. - 국립고궁박물관 오키나와의 역사 설명 중)
내가 만난 오키나와인들은 나에게 한없이 따뜻했다.
어디서 버스를 타야 할지 몰라 헤매고 있던 나에게 먼저 다가와 이곳이라며 이끌어 주던 아저씨와 함께 일본어로 나눈 대화는 한없이 느리고 어색한 웃음만이 가득했지만, 그 따뜻함만은 우리를 감싸고 있었다.
20도의 날씨에 얇은 잠바 하나만의 입고 다니는 나에게 춥지 않냐며, 오늘은 추운 날이니 몸을 조심해야 한다고 따뜻하게 눈 마주쳐준 할머니의 눈빛은 영원히 나에게 남을 것이다.
내가 사랑한, 오키나와가 나에게 보여준 선물들을 함께 나눠보려 한다.
#공항에서 나온 후 마주한 풍경
오키나와는 적도 근처라 그런지 더욱 태양이 그리는 그림이 아름답게 느껴진다.
회색빛의 도시에도 보던 가려진 태양이 아닌, 자연 속에 공존하는 태양을 그대로 본 게 얼마나 오랜만인지. 태양의 그림이 반가웠다.
#오키나와의 역사는 ‘슈리성’
천천히 슈리성의 성벽을 따라 걷다 보면, 과거의 오키나와인들의 마음을 느낄 수 있다. 자연과 한껏 어우러진 슈리성은 편안함을 가득 느낄 수 있는 곳이다.
곳곳에 있던 사람을 피하지 않던 고양이들을 보며, 많은 사랑을 알 수 있었다.
#자유롭게 바다를 유영하는 ‘츄라우미 수족관’
마치 바닷속에서 바다를 유영하고 있는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세계 2위 규모의 거대 수족관인만큼, 다양한 해양 생물들을 볼 수 있다. 아름답게 유영하는 해파리를 한없이 오랜 시간 바라봤다.
#이름 모를 해변이지만 아름답기에
오키나와에서는 발길이 닿는 대로 걸었다. 그저 걷다 보니 나온 해변에서 아름다움을 느꼈다. 고요한 이 공간에 파도와 바다 그리고 내가 있다.
#저물어가는 태양은 내일 또 볼 수 있기에
저물어가는 태양이 너무 아름다워서 한없이 품고 싶었다.
영원히 이 시간에 멈췄으면 좋겠는 욕심도 내보지만, 태양은 내일 또다시 나에게 찾아올 것을 안다. 욕심내지 않아도 괜찮다.
#매일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는 ‘오키나와 아메리칸 빌리지’
미군 비행장으로 쓰이던 부지를 활용해 만든 곳이다. 여기가 일본인지 오키나와인지 미국인지 다양한 착각을 일으킨다. 활기찬 자유로움을 가득 느낄 수 있다.
사랑하는 바다가 한가득 펼쳐지며, 모두가 여유로운 삶을 사는 사람들, 마지막으로 일본의 침략으로 인한 역사까지. 내가 사랑하는 것, 되고 싶은 것, 알고 싶은 것으로 가득 차 있는 오키나와이다.
시간이 난다면 한 번쯤 류큐왕국의 역사에 대해 생각해 봤으면 좋겠다는 작은 마음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