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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포스터] 퓰리처상 사진전.jpg

 

 

퓰리처상은 미국의 권위 있는 언론, 문학, 음악상으로 매해 각 분야에서 가장 뛰어난 업적을 이룬 사람에게 수여된다.

 

특히 보도사진 부문 수상작은 세계 최고의 권위로 인정받으며, 1942년부터 2024년에 이르기까지 시대의 흐름을 기록해 왔다.

 

수상작은 단순히 시대 기록을 넘어, 사회와 개인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기도 했다.

 

1952년 수상작 ‘NCAA 챔피언에 대한 인종 공격’은 풋볼 경기 내내 흑인 선수가 백인 선수에게 집중 공격당하는 현실을 포착하며, 당시 미국 스포츠계에 만연해 있던 인종 차별을 드러내며 변화의 계기가 되었다.

 

1966년 수상작 ‘안전으로의 도피’ 역시 마찬가지다. 사진기자 쿄이치 사와다는 베트남 전쟁 당시 폭격을 피해 강을 건너는 가족들의 모습을 담았다. 그는 퓰리처상을 받은 뒤, 수소문 끝에 사진 속 가족을 찾아내 상금의 절반과 수상작 복사본을 함께 전했다. 그러나 4년 후, 그는 캄보디아 전쟁을 취재하던 중 목숨을 잃었다. 그의 사진은 과거의 생존자 가족에게도, 지금의 관람객에게도 큰 울림을 남겼다.

 

 

피켓라인- Alamy Stock Photo.jpg

사진 출처 : Alamy Stock Photo 

 

 

그리고 예술의전당은 “퓰리처상 사진전”을 진행 중에 있다. 각 사진은 시대순으로 배치되었으며, 취재 배경도 충분히 설명되어 관람객의 사진 이해를 돕고 있다.

 

수상작은 주로 전쟁, 화재, 정치 연설 현장 등 강렬한 사건을 다루지만, 일상의 순간을 담아낸 사진도 있다. 2010년 수상작 ‘엉클 샘과 지원자’가 그 예시다. 이 사진은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군대에 입대한 이안 피셔의 불안한 눈빛을 담아냈는데, 사진 속 청년은 군 복무에 대한 확신이 없어 고민하고 있다. 이안의 모습은 관람객에게도 낯설지 않다. 새로운 시작 앞에서 망설이거나, 군 복무를 앞둔 청년이라면 특히 더 와닿을 것이다. 그의 모습은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다. 퓰리처상은 한 젊은이가 어른으로 성장하는 이야기까지도 포착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진은 전쟁과 테러, 자연재해와 같은 참혹한 현장을 담아낸다.

 

사진기자가 눈앞에서 죽어가는 사람들을 돕는 대신 셔터를 눌러야 한다면, 그 죄책감은 말로 다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기에 퓰리처상 수상작은 단순한 특종 포착이라고 말할 수 없다. 우리를 전시회장 너머의 현장으로 이끈다.

 

전시 관람객의 하루와 재난 상황에서 살아남느라 바쁜 사람들의 하루는 똑같이 흘러가지 않는다. 누군가는 조용히 사진을 보며 지나간 시대를 기억하지만, 또 다른 누군가는 다음 날에도 목숨이 붙어 있기를 간절히 기도해야만 한다.

 

퓰리처상 사진전 기획자 시마 루빈은 이렇게 말했다. “퓰리처상 사진전은 단순히 과거를 보여주는 전시가 아니다. 퓰리처상 수상작들은 현재와 연결되어 있다. 우리가 이를 이해할 지혜가 있다면 미래를 달라질 것이다.” 퓰리처상 사진전은 일상의 무게를 달리 들여다볼 수 있게 한다.

 

전시는 2025년 3월 30일까지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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