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insight

아트인사이트에게
문화예술은 '소통'입니다.

칼럼·에세이

 


[크기변환]하트시그널3 포스터.jpg

하트시그널 시즌3 포스터

 

 

"말이 잘 통하는 게 중요한 것 같아. 그냥 공감해주는 게 아니라 통하는거지."

 

- 하트시그널 시즌3 7회 中


 

2030세대를 겨냥한 리얼리티 연애 예능 '하트시그널3'은 2020.03.25. ~ 2020.07.15. 동안 방영되었던 프로그램입니다. 총 8명의 인물들이 나와서 데이트 하는 과정을 통해, 누군가는 실제 연인으로 발전하기도 하고, 누군가는 썸을 타기도 합니다. 각 인물들에 대해 논란도 존재하고, '홍보를 목적으로 출연하는 것이 아니냐'라는 논란이 있기도 했지만, 그럼에도 해당 프로그램이 인기있었던 이유는 결국 '심리'를 관찰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함께 한달 간 '시그널 하우스'에서 생활하면서, 남녀 총 8명은 공식 및 비공식 데이트를 서로 신청하며 생활하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누구에게 마음이 가는지를 투표하기 위해, 총 16부작 중 매 회차마다 '익명의 문자'를 보내게 됩니다. 각 데이트와 하우스 내부를 모두 촬영하기 때문에, 인물들의 작은 손짓, 표정, 습관, 눈빛 등을 관찰할 수 있으며, 서로 나눈 대화가 나오기에 각자의 가치관도 알 수 있습니다.

 

한 공간에서 생활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일상성, 데이트 자체를 목적으로 하는 특수함, 대화와 데이트 과정을 촬영하는 개방성, 이 세가지가 해당 프로그램의 주요 특징입니다. 따라서 '하트시그널3'을 보면서 느꼈던 몇가지 생각들에 대해 언급하고자 합니다.

 

 

 

1. 만일 다른 타이밍, 다른 상황에서 만났더라면_'동시성'의 장단점


 

마치 드라마 '남자 셋 여자 셋'처럼, 출연자 8명은 모두 '시그널 하우스'라는 한 공간에서 생활하게 됩니다. 그러다 보니, 같은 사람을 동시에 좋아하기도 하고, 이를 티 내지 않으려 해도 어쩔 수 없이 눈치채게 되는 상황도 발생하게 됩니다.

 

이러한 '동시성'은 장단점이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장점은 '패션 사업가' 김강열과 '엔지니어 개발자'천인우처럼 현실에서 마주치기 힘든 사람들과 대화도 할 수 있고, 이전에는 만나보지 않았던 새로운 유형의 사람과 데이트를 하며 알아갈 수도 있었습니다. 또한, 함께 살면서 프로그램에 더욱 몰입하게 되어 '썸'의 전개가 더 빠르게 진행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현실에서는 각자 일상의 시간들도 보내면서 천천히 진행될 수 있었던 과정을, '시그널 하우스'가 더 가속화시킨 장치인 것 같습니다.


'동시성'의 단점은 서로의 감정을 눈치채면서 '상처' 받을 일이 많다는 것입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이 다른 사람을 좋아하는 것을 눈 앞에서 보는 등 현실에서는 굳이 보지 않으면 상처받지 않을 일도, 시그널 하우스 내부에서는 상처를 받아야한다는 점이 단점입니다. 또한, 동시에 좋은 사람을 여러명 만나게 되는 것도 단점이 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시그널 하우스에서는 한 명이 동시에  2명의 사람에게 관심을 주는 경우도 존재했습니다. 그러나 만약 다른 시간대, 다른 타이밍에 한 명씩, 한 명씩 만나 천천히 서로 알아갈 수 있었더라면, 상대방을 충분히 알게 되어 미련이 없지 않았을까 생각했습니다.

 

8명이 모두 한 공간에서 지내면 관찰할 수 있는 것이 또 한 가지 있습니다. '나'와 일대일 관계로 있을 때는 배려가 넘치지만, 다대다 관계에 있을 때 '타인'은 배려하지 않는 상대방을 발견할 수도 있습니다. 하트시그널의 여러 시즌들을 보면서 느낀점은, 결국 '나'뿐만 아니라 '타인'도 배려할 줄 아는 사람이 장기적으로는 논란없이 좋은 사람이었던 경우가 많다는 것이었습니다.

 

 

 

2. 사람의 가치관을 담은 '말' 


 

명언이라 회자되는 프로그램 속 '말'

 

1) 이가흔 - "난 밝아", "내가 그렇게 만들었나보네?"

 

시그널 하우스에서 밝고 솔직한 성격으로, 출연자들을 편하게 해주었던 모습을 보여 사랑받았습니다. '다대다관계'에서도 장점을 보였지만, 특히 데이트 당시 '일대일관계'에서도  강해서 주목을 받았습니다. 상대방을 잘 웃게 해주었으며, 여성스러운 외모이지만 간장게장과 국밥 등을 좋아하고 건담 조립과 롤러장을 데이트 코스로 선택하는 등의 모습을 보여 '반전 매력이 있다'는 평을 들었습니다.

 

상대방을 웃게 해준 뒤, '내가 그렇게 만들었나보네?'라며 자신감을 보여 '데이트 여신'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습니다. 상대방을 편안하게 해준다는 것은 결국 상대방에 대한 깊은 생각들이 기반이 되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인지 상대방을 편안하게 해주면서도, 부담을 주지 않은 이가흔 출연자의 태도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 김강열 - "나는 너랑 이거 하려고 나온 것 같아", "말이 잘 통하는게 중요한 것 같아. 그냥 공감해주는 게 아니라 통하는 거지", "나중에 내가 살면서 더 나이가 먹더라도 기억에 남을 순간인 것 같아"

 

프로그램 방영 당시, 버닝썬 논란이 있었으나, 그저 클럽에 친구들과 놀라만 갔던 것일뿐 버닝썬 사건 자체와는 연관이 전혀 없다고 해명했습니다. 또한, 폭행죄로 벌금형 처벌을 받았던 것에 대해서는 '당시 일행들이 모두 여자분들이었고, 함께 자리에 있던 중 물리적 충돌이 있었다. 그들을 갈라놓으려고 하던 상황에서 순간적으로 잘못하게 되었다. 쌍방의 잘못이라는 의견도 있었으나, 피해자 측에 불편을 끼치지 않기 위해 처벌 받는 것으로 마무리 지었다.' 라고 해명했습니다.

 

논란에도 김강열 출연자가 인기있었던 이유는 박지현 출연자를 향한 현명한 태도 때문이었습니다. 다른 출연자들에게 흔들리지 않고, 호의는 받되 호감은 받지 않는, 거절은 하되 상대방이 무안하지 않도록 말을 하는 습관들이 보였기 떄문입니다. 

 

또한, 이상형에 대해 '말이 잘 통하는 사람'으로 뽑았고, 자신이 관심있던 박지현 출연자에게 '나중에 내가 살면서 더 나이가 먹더라도 기억에 남을 순간인 것 같아', '지금 너 보고 있지' 와 같은 말을 남기며 더 인기를 얻게 되었습니다. 프로그램 종영 이후에 코로나 시국과 방송 내용 스포 방지를 위해 대면 만남이 어려웠음에도 지속적으로 영상 통화를 거는 등의 모습을 보여 화제가 되었습니다.

 

3) 서민재 - "너무 완벽하지 않아야 주는 감동이 있어"

 

프로그램 방영 당시, 임한결 출연자에 대한 한결같은 태도로 '짝사랑'이 '최종선택'으로 결실되어 많은 인기를 누린 출연자입니다. 당시 자신이 실수하는 모습, 좋아하는 사람 앞에서 부끄러워하는 모습 등을 감추지 않고 솔직하게 보여주어 인기가 많았는데, '너무 완벽하지 않아야 주는 감동이 있어'라는 말은 지금까지 회자되고 있습니다.

 

서민재(현 서은우) 출연자는 2020년 하트시그널3 방송 이후, 2022년 가수 남태현과 마약을 투약했다고 고백했으며, 시민단체의 고발로 1심에서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습니다. 이후 반성하며 제4기 마약퇴치 회복지원가로서 활동하기 위해 80시간의 과정을 수료하는 등 노력하는 모습을 보인 바 있습니다.

 

큰 잘못을 저지른 것은 맞으나, 그 잘못을 인정하고 회복하려는 노력은 대단한 것 같습니다.

 

 

[크기변환]하트시그널3 화보.jpg

하트시그널3 화보

 

 

이전까지는 이러한 프로그램에 크게 관심을 가지지 않았습니다. 그 이유는 리얼 연애 프로그램 종영과 동시에 깨지는 커플들도 많고, 출연진들의 출연 목적이 '개인 홍보'에 있는 경우가 많다고 느껴서 였습니다. 하지만, 이번 하트시그널3을 다시 보면서 생각이 변하게 되었습니다.

 

비록 완전한 진심은 아닐지라도,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들을 관찰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신선한 예능인 것 같습니다. 관찰 예능은 많지만, 대부분 한 명의 연예인에 초점을 두고 활영하는 경우가 많은데, 하트시그널3은 여러 사람 간의 상호작용에 초점을 두고 촬영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러이러한 행동은 어떤 마음에서 비롯되는 것일까?'가 궁금하신 분들에게는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