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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걸리버 여행기>에 대한 첫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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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책 <걸리버 여행기> 를 원작으로 한 영화 <걸리버 여행기>를 본 적이 있다. 책보다 영화를 먼저 접했기 때문일까. 영화 <걸리버 여행기>는 잭 블랙이 주연을 맡아 연기한 만큼 가벼운 분위기의 코미디 영화였기 때문에 나에게 <걸리버 여행기> 라는 작품의 줄거리는 주인공의 유쾌한 소인국 여행기 정도였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어른이 된 지금에서야 조너선 스위프트의 <걸리버 여행기>를 처음 접했을 때, 반가운 감정보다는 당혹스러운 감정이 더 컸던 것 같다.

 

해당 작품의 내용은 어린 시절 접했던 내용보다 훨씬 어두웠으며, 정치적인 메세지를 굉장히 많이 담고 있는 책이었다. 또한, 소인국 여행기를 주로 다뤘던 영화와는 달리, 원작에서 걸리버는 소인국뿐만 아니라, 거인국인 브롭딩낵을 여행하는 이야기, 하늘에 떠다니는 섬 라퓨타를 여행하는 이야기, 그리고 말들의 나라인 후이넘을 여행하는 이야기 이렇게 총 4편으로 이루어져 있다.

 

소인국과 거인국 이야기는 아동 도서로 편찬되었을 만큼 여행기에 걸맞은 작가의 풍부한 상상력과  유쾌한 이야기들을 담고 있지만, 후반부로 진행될수록 사회 비판적인 내용과 다소 해괴하다고 느낄 법한 표현들을 접해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인지 이 책의 완역본이 국내에 발간되기까지 시간이 꽤 걸렸다고 한다.

 

 

 

어디가 제일 살기 좋은 나라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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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리버는 앞에서 언급한 4개의 나라를 여행하며, 이를 통해 저자는 인간 사회의 문제점들을 풍자하고자 한다. 1부인 소인국에서는 인간 사회의 모습이 얼마나 보잘 것 없고 나약한 것인지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보다 큰 존재가 되어 내려다보는 인간 사회의 모습이란 얼마나 보잘 것이 없고 약한 존재인지, 그리고 그 사실을 깨닫지 못한 소인들의 모습이란 얼마나 우습게 비치는지 보여준다.

 

2부에서는 반대로 걸리버가 소인이 되는 거인국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걸리버와 거인국의 국왕이 토론하는 장면을 통해 저자는 그 당시 유럽사회를 이루고 있던 관습을 비판하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거인국의 상류층을 세세하게 묘사하여 풍자하는 표현들이 다수 등장한다.

 

 

"(중략) 너에 대해 말한다면(국왕은 이야기를 계속했다) 너는 지금까지 많은 시간을 여행하며 보내서 그런지 몰라도 아직까지는 네 나라의 수많은 악들로부터 벗어나고 있다고 보여지는구나. 그러나 어쨌든 네가 직접 말한 내용을 종합해 보고, 내가 아주 어렵게 쥐어짜내듯 얻어 낸 네 대답들을 고려해 볼 때, 나는 이렇게 결론 내리지 않을 수 없다. 너희 나라 사람들은 자연이이 세상을 기어다니게 허락해 준 벌레들 중에서 가장 악독한 해충들이다."

 

 

3부 천공의 섬 라퓨타에서는 추상적이고 과학중심주의적인 사고에 대한 비판이 이어진다. 천공의 섬에서 사는 사람들은 이성적인 사고보다 추상적인 사고를 중심으로 모든 문제들을 과학적으로 접근하려고 하는 태도를 보인다. '하늘을 떠다니는 섬'에서 알 수 있듯이 이들은 자연의 이치를 거스르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저자는 이러한 과도한 과학주의적인 사고는 인간에게 재앙이 될 것이라는 메세지를 독자들에게 전하고자 한다.

 

마지막 4부에선 저자의 다소 회의적이고 염세적인 생각이 나타난다. 걸리버는 마지막으로 말들의 나라인 후이넘을 여행하게 된다.  이 국가에서 말들은 가장 이상적인 존재들이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인간은 '야후'라는 존재로 묘사되는데, 후이넘에서 '야후'란 야만적이고, 탐욕이 가득한 동물이다. 걸리버는 야후라는 존재를 통해 인간의 모습을 발견하게 되고, 인간에게 공포심을 느끼게 된다.

 

 

 

기나 긴 여정을 마치며


 

저자가 이 책을 통해 말하고자 했던 말은 무엇이었을까? 사실 4부로 나뉘어진 여행기인 만큼 굉장히 다양하고 많은 메세지를 담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저자가 이를 통해 독자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바는 명확했다. 조너선 스위프트의 <걸리버 여행기>는 삶이라는 이정표 없는 기나 긴 여행 속에서 우리가 무엇을 경계하고, 어디로 나아가야 하는지 생각하게 해준다. 우리가 이 책의 주인공인 걸리버처럼 소인국을 여행할 일은 없겠지만, 그렇기에 더 나은 어딘 가로 향하고 싶어지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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