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불에 탄 사랑은 재가되어 더 넓은 곳으로 퍼져나가고 - 시네마 천국 이머시브 특별전

글 입력 2025.01.12 0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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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회 칸영화제 대상 수상작인 영화 ‘시네마 천국’을 바탕으로 한 전시가 2025년 3월 30일까지 서울숲 갤러리아포레 더 서울라이티움에서 진행된다.

 

애니메이션 영화를 기반으로 하는 전시는 자주 갔지만, 그 이외의 영화를 기반으로 한 전시는 경험이 없어 어떤 식으로 전시가 구성되는지 기대를 품고 성수로 출발하였다.

 

입구에 들어서며 처음 든 생각은 ‘영화 세트장’이었다. 마치 영화 세트장에 들어가는 것처럼 꾸며진 전시장을 들어가며 나는 그대로 영화에 참여한 누군가가 되었다.

 

커튼을 지나 다음 장소로 들어갈 때마다 나는 영화 속에서 성장한 사람이 되었다. 말 그대로 입장했을 때에 나는 어리숙한 사람이었다면, 한 커튼, 한 장소를 지날 때마다 마음 한가득 무언가를 안고 지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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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토가 사랑한 영사실 공간을 볼 때는 내가 토토가 된 기분이었다.

 

끝없이 늘어진 필름들을 보며, 왜 토토가 영사실을 사랑했고, 이 필름을 가지고 싶었는지 나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하고 있었다. 잔잔한 조명과 함께 빛나는 필름들은 나를 이끄는 검은 무지개처럼 느껴졌다.

 

나는 그대로 이 전시에 빠져듦을 넘어 정말 영화 속에 들어온 것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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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토 네가 영사실 일을 사랑했던 것처럼 무슨 일을 하든 네 일을 사랑하렴" - 알프레도

 

토토도 나처럼 이 말을 가장 사랑했을까? 이 문장을 보고는 잠깐 멍하니 서있었다.

 

진로를 고민하는 막학년 학생으로서 또는 이 사회를 살아가는 사회 구성원으로서 나는 내가 사랑하는 것이 있고, 사랑하지 않는 것이 있다. 이 사회를 살아감에 있어 나는 내가 사랑하는 일만을 하지는 못한다. 때론, 아니 굉장히 많은 순간을 사랑하지 않는 일을 해야 한다.

 

이런 현실에 가끔 속이 상하기도 하고 뭉그러지기도 했는데 알프레도에 말에 생각이 바뀌었다.

 

토토가 영사실일을 사랑했던 것처럼 나는 뭐든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인데 그걸 몰랐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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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다음 공간으로 넘어가면 영화 속 영화관과 똑 닮은 공간이 나온다. 조용히 앉아 영화를 보며 토토가 되어보기도 했다가 알프레도가 되어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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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토와 엘레나의 사랑을 기점으로 갈대가 가득한 공간에 들어오게 된다. 들어가자마자 그저 감탄을 할 수밖에 없었다.

 

이전까지는 ‘등장인물이 된 기분’이었다면, 갈대가 가득한 공간에 들어가는 순간에는 ‘등장인물로 착각’할 정도의 아우라를 가진 공간이었다. 이 공간에서 토토와 엘레나는 가히 사랑할 수밖에 없었던 것 아닐까?

 

토토와 엘레나의 사랑은 이루어지지 않았고, 이를 영화에서는 불에 탄 사랑이라 했다. 알프레도는 “불꽃은 결국 재만 남기는 법, 아무리 위대한 사랑일지라도 시간이 지나면 또 다른 사랑이 찾아오기 마련이다.”라고 이야기했다.

 

나는 다른 말이 떠올랐다. “불에 탄 사랑은 재가 되어 더 넓은 곳으로 퍼져 나가고”

 

토토와 엘레나의 사랑이 타버리고 끝이난 것이 아니라, 재가 되어 더 넓은 곳으로 펴져나갔을 뿐인 거다. 불씨처럼 강하게 타오르는 사랑이 있고, 모닥불처럼 은은하게 타는 사랑이 있듯이 토토와 엘레나의 사랑은 타버려 없어진 것이 아닌 더 넓은 곳으로 그 영향력을 펼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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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는 시각적인 영화의 내용을 넘어, 음악의 전설 엔니오 모리꼬네 음악감독과의 이야기, 영화를 촬영한 이탈리아의 이야기, 옷 디자인, 네온사인 등 다양한 부분을 볼 수 있어 정말로 영화를 그대로 옮겨온 장소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영화를 사랑한 토토, 그런 토토를 사랑한 영화 속 등장인물들, 영화를 넘어 음악을 사랑한 엔니오 모리꼬네 등 다양한 사랑을 경험하고 보고 싶다면 시네마천국 이머시브 특별전에 초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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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윤서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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