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꽃을 피워낼 우리를 위해 – 새해 첫 곡 [음악]

글 입력 2025.01.01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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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첫 곡’의 힘을 믿으시나요? 저는 누구보다 새해 첫 곡이 가진 힘을 믿는 사람입니다. 새해에 처음으로 들은 음악의 가사나 그 앨범이 가진 의미가 그대로 제 한 해의 방향키가 되어준다고 믿습니다.

 

2024년에는 Juliet lvy의 we’re all eating each other이라는 곡을 새해 첫 곡으로 들었었는데요. 새해 첫 곡에 의미를 많이 두는 사람으로서 조금은 부끄럽지만 그냥 31일 저녁에 흘려들은 노래가 너무 좋았고, ‘But we're all gonna die. Decompose into daffodils and dandelions. The bees will use our flowers for whatever they like’라는 가사처럼, 우리는 어차피 다 자연으로 돌아갈 거라는 가사가 어쩌면 편안한 마음의 한해를 지낼 수 있겠다는 생각에 이 노래를 골랐었습니다. 후회는 없지만, 그래도 새해 첫 곡인데 조금은 더 희망찬 노래나 평소 즐겨 듣던 노래를 했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은 남는 것 같아요.

 

그래서 이번 2025의 첫 곡은 희망도 들어있고, 평소 자주 즐겁게 들었던 곡으로 준비를 해 보았는데요. 세븐틴의 April shower입니다.

 

 

 

SEVENTEEN(세븐틴) - April shower


 

 

 

평소 세븐틴의 음악을 즐겨 듣는 편인데요, 이 노래는 멜론 기준으로 지금까지 총 306번 들었을 정도로 나름 애정하는 노래였습니다. 가사 또한 4월에 내리는 소나기는 5월에 아름답게 필 꽃을 위한 거다라는 기본 전제하에 이어지는 서정적인 가사라 충분히 올해 첫 곡으로 들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답니다.

그럼, 제가 좋아하는 가사 포인트를 하나하나 살펴보자면요.

 

#노래에서도 전공유사성을 찾을 수 있다! - [모든 게 연출 같잖아, 날 위한 무대 같잖아, 마치 뮤지컬, 연극처럼 막이 올라가]

 

공연을 전공하는 저로서는 너무나 딱 맞는 가사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현실에서 떨어진 세계로 관객들을 이끌기 위한 연출을 하고, 나의 소망을 하나씩 담은 무대를 만들고, 무대를 관객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막을 올리게 되는 일련의 과정들이 이 노래와 너무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습니다.

 

#새해 첫 곡은 비를 사랑하게 만들어 - [주르륵 내려줘 흠뻑 더, 주르륵 내려서 꽃이 펴, 주르륵 내려줘 지금 더]

 

다들 비를 좋아하시나요? 저는 사실 비를 좋아하지 않는데요. 비가 흠뻑 내려서 꽃이 활짝 피고 이런 일련의 과정들을 반복하는 노래 가사를 들으며 비가 내리는 것이 싫증 나는 일이 아닌, 꽃 또는 새로운 생명체를 피워내기 위한 아름다운 과정이라 생각하는 한 해를 보내보는 건 어떨까요? 새 해 첫곡에는 정말 원하는 것, 좋은 것을 가득 넣고 의미를 부여해야 하니까요. 평소 싫었던 비이지만, 2025년 한 해만큼은 비를 사랑하는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뽑아본 가사입니다.

 

#새해에는 아름답게 피어나길 원하니까 - [기다림에서 아름다움으로 피어날 거야 더더더]

 

새해에는 원하던 일이 다 잘되고, 작년보다 더 나은 나로 성장하길 희망하는 건 모든 이들의 공통된 마음 아닐까라는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이런 눈부신 결과는 한순간에 우리에게 찾아오는 게 아니라 기다림이 필수적인데요. 이런 기다림이 순간이 때론 너무 힘들고 지치겠지만, 노래 가사처럼 기다림을 통해 아름다움이 피어날 테이니 노래를 들으며 희망을 안고 기다려보는 건 어떨까요?

 

#시나브로 성장 할 나를 위해 - [언제나 어김없이 내 옆에 내리죠, 땅에 끌린 바지 끝에 살며시 젖어 올라 마음을 채우죠]

 

비에 젖은 바닥에 바지가 끌리며, 바지가 살며시 젖어 그 젖음이 마음까지 채운다는 서정적인 가사는 나도 모르는 사이에 어떠한 것에 빠지거나, 성장할 우리의 미래를 보여주는 가사처럼 느껴집니다. 정말 바지 끝 젖듯이 살며시 우리에게 어떠한 선물이 찾아오는 한 해가 되길 희망합니다.

 

꽃을 피우기 위해서는 다양한 방법들이 있습니다. 이 다양함이 너무나 광범위해서 가끔은 차마 입에 담고 싶지도 않은 것을 방법이라 말하고 실천하는 사람들이 있곤 하는데요. 과연 그런 방법으로 피워낸 꽃이 진짜 꽃이 맞는지, 꽃이라고 부르고 싶은 그릇된 욕망 아닌지 다시금 스스로를 돌아보는 한 해의 마무리가 되길 희망합니다.

 

 

 

에디터_차윤서.jpg

 

 

[차윤서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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