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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에세이

 

 

크리스마스도 지나갔고 겨울방학이 시작되었다. 여름 방학이라면 피서라든지 휴가를 갈 수도 있지만, 이렇게 추운 겨울에는 이불 밖으로 나가기가 싫어진다. 따뜻한 전기 장판에 누워 귤을 까먹으며 만화를 읽는 것은 모두의 공통된 겨울방학의 이미지 아닐까.

 

오늘은 겨울에 읽기 좋은 만화를 추천하겠다.

 

 

 

1. 파이어펀치 (후지모토 타츠키) 


 

<체인소맨>, <룩백> 등으로 국내에도 이름이 크게 알려진 후지모토 타츠키가 2016년 발표한 다크 판차지 작품이다. '얼음마녀'에 의해 눈에 온통 뒤덮여 기근에 시달리는 세계, 주인공인 아그니와 동생 루나는 '재생 능력'의 축복을 가지고 있는 남매로 자신의 팔을 잘라 기꺼이 식량으로 마을 사람들에게 나눠준다.

 

이 충격적인 설정의 작품은, 아그니가 '파이어펀치'로 거듭나기까지의 과정을 다루며 인간과 세계란 무엇인지, 영화란 무엇인지에 대해 깊은 질문을 남긴다.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어두운 작품이지만, 후지모토 타츠키의 모든 것을 쏟아부은 작품이라는 것엔 다들 이견이 없을 것이다.

 

 

 

2. 던전밥 (쿠이 료코)


 

앞서 소개한 작품이 다크한 내용이었다면, 이번엔 따뜻한 음식이 가득 나오는 작품을 소개하겠다. 2014년부터 2023년까지 연재, 2023년 애니 방영을 시작했던 쿠이 료코의 던전밥이다.

 

맛스러운 요리가 한가득 나오는 작품이지만, 특이점은 이 모든 요리의 재료가 빠짐없이 던전에서 나온 '마물'이라는 것이다.

 

던전을 클리어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멋진 장비도, 뛰어난 실력도 아닌 다름 아닌 식량. 가장 중심부에서 배가 고파 기력을 다해 사랑하는 여동생 파린을 잡아먹히고 돌아오게 된 라이오스는, 던전에서 마물을 잡아먹으며 자급자족을 하기로 결심한다.

 

마물을 요리하는 과정과 함께 던전을 깊숙이 파헤치며, 인간의 욕망까지도 깊숙하게 들여보며 요리하는 만화, <던전밥>이다.

 

 

 

3. 데스노트 (글-오바 츠구미, 그림-오바타 타케시)


 

2004년부터 2006년까지 연재했던 <데스노트>.

 

전설적인 작품으로 우리나라에서도 "데스노트에 이름을 적는다"라는 밈이 있을 정도로 유명한 작품이지만, 막상 작품 자체가 어떤 내용인지는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공부, 외모, 운동 등 모든 것이 완벽한 수재 라이토가 어느 날 이름을 적으면 사람을 죽일 수 있는 데스노트를 줍게 된다. 범죄자를 모두 처단하며 악이 없는 '신세계'를 만들어 그 세계의 '신'이 되겠다는 라이토와, 라이토가 하는 짓은 명백한 악이기에 반드시 찾아 처벌하겠다는 명탐정 L이 치열하게 맞부딪치는 이야기. <데스노트>이다.

 

각기 다른 신념과 뛰어난 두뇌 싸움이 치열하게 드러나는 데스노트.

 

전설적인 명작인 만큼 한 번 읽게 된다면 그 흥미진진함과 아름다운 작화 때문에 도무지 손에서 놓을 수가 없을 것이다.

 

 

 

4. 해피 버스데이 (썸머)


 

마지막으로 우리나라 작가의 만화를 소개하겠다. 2015년 썸머가 연재한 <해피 버스데이>로, 사랑하는 사람이 죽은 이후 남겨진 이들의 애도를 담은 짧은 단편 만화이다.

 

["말이라는 건 누군가에게 닿아야 하는 거지? 그렇지 못한 말은 혼잣말이 된다. 너무하다. 말에도 혼자가 있다니. 말조차도… 혼자라니."] - 썸머, <해피 버스데이> 중.

 

학교에서 이름 대신 욕설로 불리며 왕따를 당하던 주인공에게 유일하게 말을 걸어주던 사랑스러운 산호의 죽음 이후, 남겨진 이들이 어떻게 살아가고, 어떻게 산호를 기억하고 애도하는지 담고 있다.

 

얼어붙을 것만 같은 추운 공기 속, 특유의 섬세한 대사로 가슴 깊숙하게 다가오는 만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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