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터피스] 반전에 숨은 감동을 이야기합니다, 웹툰 작가 하산의 세계

마음을 울리는 이야기, 하산의 세계를 들여다봅니다.
글 입력 2024.12.12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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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서는 볼 수 없었던 세상을,

그들의 시선과 역사를 빌려 완성합니다.

그렇게 그들의 마스터피스를 이해합니다.

 

 

 

반전 속 숨어있는 감동, 웹툰 작가 하산을 소개합니다.


 

-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만화를 그리고 있는 작가 하산이라고 합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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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을 시작하게 된 계기에 대해 먼저 여쭤보고 싶습니다.


특별한 계기가 있어서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것은 아니었고, 어릴 적부터 종이만 있으면 그림을 그리거나 시를 쓰는 게 일상이었습니다. 수업시간에 만화를 그리다가 반에서 쫓겨나기도 했죠.

 

그럼에도 만화를 업으로 삼겠다고 생각한 적은 없었어요. 제게 만화는 미래가 아니라 일상이었고, 제가 데뷔할 때 웹툰은 초창기 단계였기에 그 전까지만 해도 일반적으로 ‘만화를 그린다’고 하면 문하생 과정을 거친 후 잡지사에서 연재를 하며 출판 만화로 데뷔하는 방식이었죠. 그런데 저는 그 절차를 감당할 자신이 없었어요. 남이 하라고 해서 하는 걸 못하는 성미기도 하고, 어차피 제게 만화는 일상이었기 때문에 다른 직업을 가지게 되어도 만화는 계속 그릴 것이라고 생각했거든요.

 

제가 웹툰에 데뷔하게 된 것은 우연에 가까웠어요. 그 당시 저는 그저 ‘사회에 찌든 무심한 남성이 순수한 어린아이들과 보내는 일상을 그리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그걸 가장 많은 분들께 보여드릴 수 있는 방법은 네이버 베스트 도전이라고 생각해서 재미로 업로드를 시작하게 되었고, 정말 운이 좋게도 정식 데뷔를 하게 되었습니다.

 


- 이야기를 풀어내는 것을 굉장히 좋아하시는 것 같아요. 이야기를 풀어내는 여러 방법 중, 작가님께서 선택하신 방법은 왜 만화였을까요?

 

맞아요, 저는 ‘그림을 그린다’보다 ‘이야기를 전달한다’는 점에 더 매력을 느끼고 집중합니다. 만화가 직업이다 보니 만화보다는 소설을 읽는 것을 더 선호하기도 하고요. 

 

하지만 만화라는 형태로 이야기를 전달하는 것에는 그만의 큰 매력이 있어요. ‘그림체가 지문이다’라는 말이 있듯, 그 작가 고유의 감성을 담고 있는 그림체로 작가가 전달하고자 하는 분위기를 컷 연출을 통해 온전히 보여주는 것을 정말 사랑해요. 컷과 컷 사이의 공백에서 느껴지는 호흡, 인물의 표정, 대사, 말풍선의 위치. 그 ‘연출’ 자체 또한 만화에서는 이야기니까요. 그래서 ‘이야기’도 물론 좋지만, 그보다 더욱 ‘만화가 주는 이야기’가 좋았던 것 같아요. 

 

 

 

'호우'와 '하산', 그 두 개의 이름에서 이야기 하는 그림의 원동력



- 하산이라는 필명으로 소개를 해주셨는데, 작가님께서는 그 외에도 호우라는 필명을 활용하여 총 두 개의 이름으로 활동하고 계세요. 하산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호우라는 이름은 제가 웹툰 작가로 데뷔를 하게 되며 지었던 필명이었어요. 그래서 플랫폼에서 웹툰을 연재할 때는 호우라는 이름으로 여러분을 찾아뵙고 있지만, 그 이름은 웹툰 플랫폼에서부터 사용한 필명이니 개인적인 활동은 따로 구분을 지어야 할 필요가 있겠더라고요. 제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그림을 마음껏 그리면서 조금 더 편한 마음으로 저의 색을 뚜렷하게 보여드리는 개인 활동에서는 하산이라는 이름으로 찾아뵙고 있습니다.

 

 

- 조금 더 편하게 보여드릴 수 있는 작품으로 '하산'의 작품을 소개해 주셨는데, 작가님의 시선에서 느끼는 '호우'의 만화와 '하산'의 만화의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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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권선생님]은 제가 데뷔할 수 있도록 해준 고마운 웹툰인 동시에 정말 힘들었던 작품이기도 해요. 당시 저는 학업과 연재를 병행하면서 무리한 일정을 계속 소화하고 있었거든요. 학업에도 욕심이 많았고, 집안 사정상 장학금을 받아야 했기에 친구들과의 사교 활동을 전부 포기하고 잠을 줄여가며 연재 했습니다.

 

게다가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저는 만화를 업으로 삼겠다는 생각을 한 적은 없었어요. 좋아하는 것만 그리며 마냥 취미로만 여겼던 일이 한순간 업이 되면서 어린 나이의 저에게는 굉장히 큰 부담으로 다가왔죠. [아이들의 권선생님]을 마친 후에는 ‘이제 나는 더 이상 만화를 그리지 못하겠구나’라고 생각할 정도로 깊은 슬럼프에 빠졌었어요. 그 시절은 제 인생의 가장 깊은 암흑기였습니다.

 

그런데 하산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며 만화를 그리면서, 만화에 대한 제 사랑을 새롭게 깨달을 수 있었어요. 당시 정말 많은 인기를 끌었던 배구 애니메이션을 보고, 저도 그 애니메이션을 정말 좋아하게 되었죠. 그것을 계기로 처음으로 2 차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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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정말 어마어마하게 몰입을 했어요. 무언가를 좋아하고, 그 좋아하는 작품에 깊이 빠지니 시간 가는 줄 모르겠더라고요. 저는 평소에도 ‘몰입’이라는 가치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그때는 정말 몰입을 통해 순수한 행복을 느꼈던 것 같아요. 그 경험을 통해 만화를 그리는 행위에 몰입하고, 그 안에서 즐거움을 얻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그리고 ‘내가 원하는 대로 그려도 나의 만화를 좋아해주는 사람들이 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그제서야 제가 만화를 사랑하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내가 만화를 정말 좋아하는구나’라고 생각할 수 있었던 계기가 바로 하산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한 경험 덕분이라고 생각해요. 그렇기에 하산으로 하는 활동은 온전히 제가 좋아하는 이야기, 저의 취향, 메이저와 마이너를 가리지 않고 제가 그리고 싶은 것들로만 채우고 싶습니다. 전에는 ‘호우가 하산으로 활동한다’ 였다는 느낌이면 이제는 ‘하산이 호우로도 활동한다’ 의 느낌입니다.


 

- 2차 창작이 작가님의 만화 생활의 큰 원동력이었네요. 1차 창작 때와는 다른 즐거움 중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무엇인가요?

 

즉각적인 피드백이 저에게는 굉장히 신선하고 재미있었어요. 트위터(현 X)에서 활동을 시작한 것이 하산이라는 이름으로 처음이었거든요. 그런데 SNS, 특히 트위터에서는 그림을 올리면 즉각적으로 RT와 좋아요를 받을 수 있잖아요. 하하, 사실 그림을 그린다는 것이 부모님에게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한 경우가 많잖아요. 그래서 어릴 적부터 부모님께서 저에 대해 걱정이 많으셨어요. 그런데 창작자로서 그 반응을 실시간으로 지켜보며, 사람들이 제 만화에서 어떤 부분을 좋아하는지 살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정말 긍정적인 영향을 받았어요.

 

 

 

작가 '하산'의 꿈을 펼치는 단편 만화의 세계


 

- 호우라는 이름과 하산이라는 이름을 사용할 때, 만화를 그릴 때 주의하는 점이 다를까요? 자연스럽게 장편 만화와 단편 만화의 차이점이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한데, 하산으로 만화를 그릴 때 가장 신경 쓰는 점이 있다면?

 

저는 항상 생각을 하다가 문득 ‘그런데 ~했다면?’라는 작은 아이디어에서 시작해 스토리를 구상하는 편이에요. 제가 ‘하산’으로 그리는 작품은 모두 제가 좋아하는 취향을 가득 녹여낸 작품들이라고 생각해요. 현실과 비현실 사이에서 일어나는 여운을 주는 짧은 이야기들을 좋아해서 일본 드라마 중에서는 [기묘한 이야기]를 굉장히 좋아하고, 옴니버스 스타일의 단편 소설도 많이 읽어요. 그런 취향들이 제 작품 스타일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었고, 그것이 제 스타일을 형성한 것 같아요. 많은 독자님들이 제 작품을 보며 ‘반전이 있다’라고 말씀해 주세요. 생각지도 못한 반전이 아주 사소하게라도 들어간다고요.

 

저는 제 작품을 소개할 때 ‘일상의 이면’을 이야기하곤 하는데, 그 이면을 간단히 말하면 바로 ‘비일상’이라고 할 수 있어요. 말 그대로 ‘판타지’를 저는 일상의 이면으로 생각하는데, 여기서 말하는 판타지는 단순히 마법이나 드래곤 같은 외적인 판타지 뿐만 아니라 우리 내면에 있는 판타지도 포함됩니다. 모든 사람에게는 다른 사람들에게 드러낼 수 없는 면이 있잖아요. 그것이 바로 ‘이면’이자 ‘판타지’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그것이 바로 반전이 되는 거죠. 무엇보다 단편 만화에서 사람들에게 여운과 임팩트를 줄 수 있는 방법은 반전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저 또한 그 부분에는 많은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 그렇다면 반전을 줄 때, 꼭 지키는 작가님만의 기준 혹은 요소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저는 반전을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타인에게 상처를 주는 반전은 피하고 싶어요. 제 입장에서는 "반전을 주겠다"는 의도로 어떤 요소를 넣더라도, 그 반전이 누군가에게 조롱이나 비하로 느껴져서는 절대 안 되잖아요. 누군가가 제 만화를 보며 다쳐서는 안 된다는 점을 항상 명심하고 있고, 이를 지키기 위해 저는 ‘누군가가 선택해서 바꿀 수 없는 부분’에 대해서는 굉장히 주의 깊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일부러 판타지를 넣으려 합니다. 현실적인 주제로만 작품을 전개하다 보면, 제가 저도 모르게 타인의 아픔을 건드릴 수 있잖아요. 그래서 아예 우리가 일상에서는 볼 수 없는 판타지 요소들을 가미하는 것이죠. 

 

 

- 말씀해 주신 것처럼 작가님의 단편 만화는 따스함, 그리고 그 안의 생각도 못한 반전으로 정말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저 또한 작가님의 단편 만화를 보며 위로를 받았던 적이 많은데, 단편 만화 중에서 작가님께서 가장 소개해주고 싶은 작품은 무엇일까요?

 

저는 항상 같은 마음으로 작품을 그리고 있어서 어떤 특정 작품을 하나를 꼽기에는 뭐하지만, 그래도 많은 분들께서 가장 사랑해주셨던 단편 [발신인 불명]과 2017 년 [할로윈]을 말씀드리고 싶어요.

 

두 작품 모두 반려동물에 대한 이야기를 다뤄서 많은 분들이 공감해주셨고, 그 중에서도 2017 년 [할로윈]은 지금 생각해도 ‘정확히 내가 표현하고자 했던 바를 잘 그렸다’고 느끼는 작품 중 하나예요. 제가 생각하고자 하는 바를 딱 4 장 안에 알맞게 잘 배치해서 적절하게 표현한 작품이거든요. 지금까지 다양한 단편 만화를 그렸고, 각각의 작품이 많은 사랑을 받았지만 지금으로썬 이 두 작품이 가장 생각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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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급해 주셨던 [발신인 불명]은 저 또한 굉장히 인상 깊게 보았고, 감정적으로 큰 자극을 느꼈던 작품입니다. 떠나간 반려동물에게 편지를 보내고 싶다는 마음은 누구나 한 번쯤 하는 생각이지만, 이를 '정체모를 대상에게 기분나쁜 편지가 온다'로 풀어낸 것이 색달랐어요. 해당 작품을 그리게 된 계기에 대해 듣고 싶습니다.

 

[발신인 불명]은 제가 저희 강아지를 떠나보낸 직후 그린 만화예요. 사고로 강아지를 떠나보낸 뒤에 잘 쓰지 않던 작은 노트북을 우연히 보게 되었는데, 바탕화면에 ‘떠나간 반려동물에게 편지가 온다’는 문장이 적혀 있었어요. 2~3년 전 써 둔 메모였는데, 그것을 보고 작업하게 된 단편 만화입니다. 

 

그림을 그릴 때는 괜찮았지만, 글 콘티를 쓸 때는 눈물이 나더라고요. 반려동물을 떠나보낸 것은 5 월이었고, 그 작품을 그린 것은 6 월이었거든요. 정말 슬펐지만 언제까지고 슬픔에 매몰되어 있을 수는 없잖아요. 저도 회복해야 하니까, 저를 추스르기 위해 그렸던 작품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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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님의 단편 만화에는 반려동물을 주제로 한 만화가 많아요. 그 중 작가님의 일상의 경험이 만화로 표현된 다른 작품이 있다면?

 

지난 연말에 그렸던 [아주 찰나의 사랑]이라는 만화가 있어요. 제가 침대에 누워있으면 이불 속으로 들어와 제 옆구리에 자리를 잡는 게 저희 강아지의 버릇이었는데, 꿈속에서 조그맣고 따뜻한 게 제 옆구리를 파고들더라고요. 잠결에 우리 강아지가 왔구나, 당연히 여기고 꿈에서 깼는데 그렇게 한참을 울었습니다. 그 찰나의 온기가 잊히지가 않더라고요. '사람이 잘 때 수많은 꿈을 꾼다고 하던데, 단 한 사람의 꿈에 나오려면 얼마나 치열할까... 우리 강아지도 많이 노력했을까' 하는 생각으로 나오게 된 만화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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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수의 단편 만화를 그리셨던 만큼, 유독 마음에 남거나 아쉬움이 남는 작품도 분명 있을 것 같아요.

 

포스타입에 올렸던 단편 만화 중 [사랑]과 [사명을 다하여]는 기회가 된다면 리메이크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가끔 합니다. 두 작품 모두 이야기 보다는 연출 면에서 아쉬운 작품이라 더 많은 이야기를 그려본 지금의 저라면 조금 더 제가 나타내고자 했던 느낌을 잘 표현할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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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원하는 연출이 뚜렷하게 있음에도 당시에는 그것을 어떻게 표현할지 몰라 어려운 부분이 있었던 기억이 나기에, 지금이라면 아쉬운 부분을 좀 더 보강해서 엔딩에서 오는 감정을 극대화 하는 연출을 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작가님께서는 마지막 장에 정말 심혈을 기울이시는 것이 느껴집니다. 그만큼 마지막 장을 구성할 때 힘이 들지는 않을까 싶은데.

 

저는 만화를 그릴 때 마지막 장면이 제일 먼저 생각나는 편이에요. 그래서 엔딩을 고민한 적은 많이 없어요. 하지만 엔딩이 이미 정해져 있는 만큼, 초반부에 대한 고민을 정말 많이 하는 편이에요.

 

특히 반전이라는 게 작가인 저는 다 알고 있어도 그 반전이 나오기 전까지 독자님들은 그이야기에 계속 속아야 하잖아요. 그러기 위해서는 독자님들께서 충분히 이야기에 몰입할 수 있도록 스토리를 이어나가면서도 마지막에는 그 반전을 납득시킬 수 있어야 해요. 그래서 중요한 힌트는 적당히 남기고, 너무 대놓고 보여주지 않도록 신경 써요. 그래서 엔딩까지 이끌어나가는 것이 엔딩과 반전요소를 고민하고 그리는 것보다 훨씬 어려운 것 같습니다. 

 

 

- 가장 최근 그려주셨던 단편 만화 [Reborn Love]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싶어요. 가장 최근 작업한 단편인 만큼, 제작 당시가 더욱 생생히 기억날 것 같은데, 유독 제작하게 된 과정이 궁금한 만화기도 해요. 특별히 작품을 구상하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Reborn Love]의 경우, 제가 구상하게 된 계기가 정말 명확하게 기억나는 작품이에요. 제가 에드바르트 뭉크의 전시를 본 적이 있었는데, 그곳에서 화가 뭉크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니, 뭉크가 평소 죽음에 대한 공포를 굉장히 많이 느꼈다고 해요. 전시장에서 눈에 띄었던 작품 중 하나가 바로 ‘병든 아이’였습니다.

 

누이가 병에 걸려 아파하는 모습을 그린 누이의 옆모습이었는데, 그 작품이 저에게는 유독 굉장히 인상 깊게 다가왔어요. 마치 살아있는 대상을 눈앞에서 보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죠. 그때 무심코 제가 한 말이 “살아있는 것 같다”였는데요. 그 작품을 그린 뭉크는 어떤 심정으로 그렸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뭉크는 죽음과 공허를 주로 그렸다고 하지만 제가 그 작품을 보며 처음으로 느꼈던 뭉크의 감정은 바로 ‘그리움’과 ‘애틋함’ 이었거든요. 그저 죽음에 대한 허망과 공허, 공포만이 아니라 그저 사랑하는 사람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담고자 했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해 [Reborn Love]의 이야기를 구상하게 되었어요.

 

그래서 [Reborn Love]에서는 ‘타인이 바라본 모습’과 ‘실제 품고 있던 마음’ 사이의 괴리를 반전 요소로 표현했습니다. 타인이 보기에는 아내를 새로 만들려는 광기 어린 실험자, 연구자의 모습이지만, 실제로 주인공은 그저 자신의 아내를 너무나 사랑해서 그 아내의 살아생전 모습을 모든 걸 바쳐 담아내고 싶었을 뿐이라는 이야기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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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님의 작품을 함께 살펴보니, 다수의 엔딩이 해피엔딩인 것 같아요. 작가님께서는 다정한 엔딩을 선호하시는 것 같은데, 이것도 작가님의 취향이 많이 반영된 결과일까요?

 

네, 저는 해피엔딩을 추구해요. 이 부분에는 제 취향도 있지만 사실 제 만화의 방향성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고 할 수 있어요. 사실 저는 비참한 새드 엔딩도 그려낼 수 있거든요. 하지만 제가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목표는 사람의 마음을 울리는 만화를 만드는 거예요. 그렇기에 읽는 이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여운을 남기려면 해피엔딩이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사람들은 모두 행복을 추구하고, 각박한 삶 속에서 진정으로 마음을 위로하는 이야기는 결국 따뜻한 이야기니까요.

 

 

- 모든 단편 만화 작가들의 고충 중 하나가 바로 소재에 대한 고민인 것 같아요. 작가님께서도 소재에 대한 고민을 하신 적이 있을 것 같은데.

 

아하하, 물론 작가로서 소재에 대한 고민은 항상 있어요. 특히 대중 만화에서요. 저는 '소재가 고갈되었다'는 고민보다는 '이 소재가 내 작품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를 고민해요. 만화라는 게 제가 좋아한다고 해서 모두가 좋아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대중 만화가로서 활동하다 보니 ‘이 소재는 내가 좋아하지만 대중에게는 낯설 것 같다’거나, ‘이 소재는 내가 선호하지 않지만 대중들이 좋아할 수 있으니 넣는 것이 좋겠다’는 고민도 항상 하죠.

 

하지만 하산으로 작업할 때는 가장 우위에 두는 것이 ‘제가 즐겁게 그릴 수 있느냐’입니다. 정말 제 취향에 맞는 것만 다루니 소재에 대해 고민한 적은 거의 없어요. 

 

 

- '하산' 그리고 '단편 만화 작가'로서 작가님만의 목표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언젠가 옴니버스 단편집을 내고 싶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어요. 이미 그 단편집의 스토리라인도 다 짜놓은 상태입니다. 2~3 년 전부터 봄에 벚꽃이 필 때 쯤 독자님들께 보여드리고 싶은 작품이 있었는데, 그 만화를 포함해 제 작품 중 [인어 사냥꾼]이라는 작품의 연작도 그리고 싶고요. 

 

단편집 안에 제 취향을 듬뿍 담은, 정말 ‘기묘하다’고 느껴지는 작품들도 함께 넣어 앞서 말씀드린 [사명을 다하여]와 [사랑]의 리메이크까지 포함해서 하나의 책으로 인사드리고 싶어요. 기회가 된다면 꼭 이 단편집으로 여러분을 찾아뵙고 싶습니다. 

 

 

 

호우가 조선 판타지로 돌아왔다! 귀신을 부리는 선비 [무원야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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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님께서 현재 연재 중이신 [무원야담]에 대해 여쭙겠습니다. 작가님의 오랜 팬으로서, ‘조선 판타지’라는 장르로 작품을 연재하신다는 사실에 많이 놀랐습니다.

 

사실 저도 제가 조선 판타지를 그리게 될 줄은 정말 몰랐어요. 하하. 어릴 적부터 공포물을 좋아해서 자연스럽게 퇴마와 관련된 작품도 즐겨 보게 되었죠. 그래서 마음속 깊은 곳에는 ‘언젠가 동양 판타지 만화를 한 번쯤 그려볼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품고 있었어요.

 

그런데 웹 서핑을 하던 중 우연히 ‘조선시대에 퇴마를 하는 선비가 있었다’는 글을 읽게 되었어요. 그 사실이 너무나 흥미로워서, 조금 더 찾아보니 ‘천예록’이라는 야담집에 조선 퇴마 선비의 이야기가 실려 있었어요. 그 저술을 계기로, 조선시대 야담이 실린 책들을 모두 찾아보게 되었죠. 특히 조선의 귀신이나 야담이 적힌 책들을 빠짐없이 읽었습니다.

 

그렇게 다양한 글을 읽으면서 매우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했어요. 귀신이 등장하는 이야기들 속에서 ‘선비’라고 불리는 의문의 퇴마사가 다수 등장한다는 거예요. 그 이야기를 계속 읽다 보니, ‘그 선비들이 모두 같은 사람인 거 아니야?’ 하는 생각이 들었고, 그로부터 ‘그 선비는 어떻게 귀신을 볼 수 있었을까’, ‘어째서 귀신들과 관련된 이야기에 자주 등장했을까’와 같은 질문들이 자연스럽게 이어졌습니다. 그 생각을 바탕으로 다음 작품으로 이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죠. 

 

 

- 작가님께서 읽으셨던 야담 중 가장 재미있거나 인상 깊었던 이야기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천예록’에 실린 이야기 중, ‘조선시대에 퇴마를 하는 선비가 있었다’는 사실을 소개하는 이야기가 있어요. 그 이야기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너무 매력적이고, 정말 흥미로운 내용이었거든요. 그 이야기가 [무원야담]의 영감을 주었고, 주인공 김위신 캐릭터를 구상하는 데 많은 영향을 미쳤어요. 일반적으로 우리가 생각하는 ‘선비’의 모습은 유유자적하며 풍류와 학문을 즐기는 고상한 이미지인데, 이 이야기와 야담 속 퇴마 선비는 그 이미지와는 거리가 있었어요. 보통 퇴마를 하는 선비는 신비롭고 강하고 억센 면모를 지닌 인물로 나오죠. 그 모습에서 저는 큰 매력을 느꼈어요. 

 

 

"사실 제게는 귀신을 부리는 재주가 있어 매년 설날 아침마다 귀신을 점호하곤 합니다. 그렇게 통제하지 않으면 그들은 속한 바가 없어 이리저리 다니며 사람들에게 해를 끼치는데 올해 설에는 여기서 머물게 되었으니 그들을 이 집에서 점호해야 할 것 같습니다. 놀라실까 걱정되어 미리 아룁니다."

 

한준겸은 이같은 괴이한 말에 매우 놀랐으나 곧 그리하라 허락했다. 허락을 받은 한준겸의 친척은 대청에 올라 귀신을 점호할 준비를 했고, 한준겸은 밖에서 이를 들여다 보았다.

 

잠시후, 귀괴한 형상의 귀신들이 무수히 한준겸의 집에 들어왔다. 귀신들은 한준겸의 친척 앞에서 열을 맞추어 섰고, 그는 명부를 살펴 귀신들을 부르면 점호 하였는데, 그 모습이 마치 관부에서 검열을 하는 듯 했다.

 

그렇게 점호가 한창일 때 두 귀신이 뒤늦게 도착했다. 그중 하나는 급하게 담을 넘어 들어왔다. 한준겸의 친척이 그들에게 늦은 까닭을 물으며 추궁했다.

 

"네놈들은 왜 늦게 왔느냐?"

 

귀신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늦게온 귀신은 영남 땅의 한 선비의 집에서 마마를 옮기다 늦은 것이었고, 담을 넘은 귀신은 경기 땅에서 병을 옮기고 있었는데 뒤늦게 점호가 있음을 알고 급하게 오다 시간을 맞추지 못할까 두려워 담을 넘어 들어온 것이었다.

 

한준겸의 친척은 이를 듣고 크게 노하며 말했다.

 

"너희들은 금령을 어기고 병을 퍼트린 죄가 무겁다. 또한 재상 댁의 담까지 넘었으니 그 죄가 더욱 무겁다. 늦은 자는 100대, 담을 넘은 자는 200대를 치고 칼과 족쇄를 채워 옥에 가두거라."

 

그는 또한 다른 귀신들에게 민간에 재앙을 주지 말것을 다짐시키고는 점호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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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존에 모티브가 되었던 '선비'라는 존재가 있었던 만큼, 그 존재를 캐릭터 김유신으로 재해석하는 과정에서 작가님께서 가장 주의를 기울였던 점이 있을까요?


저는 완성형 캐릭터가 주인공인 것을 좋아해서 그 캐릭터의 외적 성장보다는 내적 변화에 초점을 맞추어 구상합니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생각하는 ‘성장형 캐릭터’는 처음에는 1 이라는 작은 능력치를 가지고, 점차 10 까지 쌓아올리는 형태잖아요. 하지만 저는 주인공의 물리적 능력치가 처음부터 10 인 것을 좋아해요. 그 캐릭터는 어떻게든 아득바득 기어 올라가서 10 이라는 레벨을 유지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딘가 항상 결핍된 부분이 존재하는 거죠. 그리고 사건을 진행하면서 그 결핍을 충족시키고, 긍정적으로 변화하고 성장하는 주인공에 애정을 느낍니다. 

 

예를 들어, 무자비한 폭군으로 소문난 남자 주인공이 오직 여자 주인공이 상처 받는 게 싫어 칼을 거두는 식의 변화죠. 이 또한 성장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이번 주인공 김위신도 그런 완성형 캐릭터예요. 다만 김위신에 대해서는 ‘첫 부분에서 꼭 악역처럼 보여야 하고, 그래서 독자들에게 첫인상이 별로여야 한다’는 점을 유의하며 작업에 임했어요. ‘나쁜 녀석인 줄 알았는데 좋은 녀석’은 헤어 나오기 어려운 매력이잖아요. 그런데 실제로 독자님들께서 초반 김위신을 보고 '정말 나쁜 인물'이라고 느끼며 싫어해 주셔서 만족스러웠습니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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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당 작품에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핵심적인 메시지를 말씀해 주신다면?

 

“사랑이 원망을 이긴다”라는 로그라인을 염두에 두고 작업에 임하고 있어요. 그래서 [무원야담]의 모든 이야기에 이 메시지를 담으려 유의하고 있습니다. 영화 [러브 액츄얼리]도입부 에서 이런 내레이션이 나와요. 


 

“세상 사는 일이 울적해질 때면, 나는 히드로 공항에서 재회하는 사람들을 생각한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증오와 탐욕 속에 살고 있다고 하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사랑은 어디에나 있다.

무역 센터가 비행기 테러로 무너졌을 때, 그 곳에서 휴대폰으로 사람들이 남긴 마지막 말은 증오나 복수가 아닌 모두 사랑의 메시지였다“



저도 이 문장을 읽고 생각을 해보았죠. 만약 제가 정말 억울하게, 갑작스럽게 죽게 되고 마지막으로 한 명에게 메시지를 남길 수 있다면 어떤 메시지를 남기고 싶을까, 하고요. 저를 억울하게 죽게 만든 사람에게 원망의 한마디를 남길까, 아니면 제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마지막 마음을 전할까 생각해보니, 결국 후자일 것 같다는 결론이었어요. ‘사랑해’라는 그 한마디를 마지막으로 한 번이라도 더 남기고 싶을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무원야담]을 그리면서도 항상 이 것이 이 작품의 초심임을 염두에 두고 작업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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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님께서 그리는 작품은 대부분 드라마 장르고, 이번 작품도 '동양 판타지'라는 카테고리로 소개가 되지만 결국 궁극적으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아내는 작품입니다. 작가님께서는 그만큼 드라마 장르를 좋아하시는 것 같은데, 그 이유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맞아요. 저는 드라마 장르를 정말 좋아해요. 상업 작품으로는 데뷔작부터 지금까지 쭉 드라마 장르를 그려왔어요.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를 그리고, 그 각각의 인물들이 어떤 사연을 갖고 살아가는지, 그래서 그 과거가 현재의 행동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가 정말 흥미롭거든요. 그렇게 다양한 이야기를 가진 캐릭터들이 만나며 새롭게 이야기가 형성되고, 그것이 어떻게 결말을 맺는지를 구상하는 것이 정말 매력적이에요. 그래서 저는 제가 그림을 그릴 때도, 그리고 다른 작가님들의 만화를 볼 때도 엔딩 부분을 정말 좋아해요. 그 각각의 이야기가 모여 어떤 결말을 내는지가 저에게는 항상 흥미롭고, 탐구하고 싶은 주제였어요.

 

그런데 그만큼 드라마라는 장르가 어려운 장르라고 생각하기도 해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에는 필연적으로 로맨스도, 스릴러도 들어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또한, 주연뿐만 아니라 조연의 이야기 또한 굉장히 중요하죠. 단순히 주연을 위한 조연이 아니라 조연들 또한 한 사람으로서 살아 숨 쉬는 것이 이야기를 풍부하게 만드는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기에, 그 각각의 서사와 비중을 어떻게 풀어나가는지가 유독 중요하고 어려운 장르라는 생각을 합니다.

 

 

- 현재로서 갖고 있는 [무원야담]의 목표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제가 생각하고 있는 장면과 마지막을 잘 그릴 수 있도록, 전체적인 스토리를 이끌어 나가면서 제가 원하는 그림들을 잘 녹여내고 싶어요. 만화를 그리다 보면 종종 정말 그리고 싶은 장면이 있어도 못 그리는 경우가 많거든요. 설령 그 장면을 그리기 위해 이야기를 시작했다고 하더라도, 이야기를 전개하다 보면 이야기의 큰 흐름을 위해 그 장면을 제외할 때가 종종 생겨요. 이번 [무원야담]에서는 그런 일을 최대한 줄여서, 잘 맞춰 나가며 무사히 완결을 내고 싶습니다.

 

 

 

마무리 지으며



- 작가님께서는 어떤 작가로 남고 싶나요?

 

최고가 아니라 저로서 유일한 작가가 되고 싶어요. 다른 분들께서 저에게 남겨주시는 말들 중 ‘믿고 보는 하산’이라는 말이 참 든든하더라고요. 그 말에 ‘어떤 작품을 잘 그리는 작가’, ‘어떤 스타일의 작가’, ‘어떤 느낌을 주는 작가’라는 말을 포함한다고 생각합니다. 그저 ‘하산의 작품이라면 일단 한 번 보기나 해보자’라는 마음이 드는 작가로 남았으면 좋겠어요.

 


- ‘믿고 보는 작가’라는 말이 부담으로 다가올 때는 없나요?

 

이건 제가 ‘하산’이라는 이름으로 SNS 활동을 오래 하면서 내적으로 다져진 부분이기도 해요. 제가 1 차 활동과 2 차 활동을 병행하며 크게 느꼈던 점 중 하나가, ‘내가 그리는 작품이라고 모두가 좋아해주는 것은 아니다’ 였거든요. 2 차 창작을 좋아해주시는 분들은 그 원작을 애정하는 마음으로 소비해주시는 분들이 많아서, 그분들께서 저의 1 차 창작까지 모두 좋아해주시지는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또한 1차 창작을 하면서도 열심히 그린 거에 비해 덜 정성을 들인 게 더 반응이 좋을 때도 있으니 제가 예측할 수 없는 외부의 반응에 일희일비하면 스스로의 균형을 유지할 수 없겠구나 싶더라고요.

 

결국 말씀해주신 것처럼 ‘믿고 본다’고 해도 제가 그분들을 항상 사로잡을 수는 없는 것이고, 그중 취향이 아닌 작품이 나오면 하차하는 독자님들이 필연적으로 생길 수밖에 없거든요. 그렇다고 외부의 반응에만 몰두하다간 결국 제가 그리고자 하는 작품에서 멀어질 수밖에 없어요.

 

이와 관해 박막례 할머님께서 하신 말씀이 있는데 ‘남한테 장단 맞추지 말고 살아라, 북 치고 장구 치고 너 하고 싶은 대로 치다 보면 그 장단에 맞추고 싶은 사람들이 와서 춤을 춘다’는 말이에요. 그래서 저는 항상 그 생각을 마음속에 품고 작품을 그리려고 해요. 내가 좋아하는 작품을 그리다 보면, 그 작품이 취향에 맞는 분들이 와서 봐주실 거라고요.

 

그러니까 남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너무 골몰하지는 않되, ‘그래도 하산의 작품이니까 한 번 맛은 봐보자’라는 생각을 들게 할 수 있도록 언제나 노력해야겠다고 생각합니다.

 

 

- 그렇다면 그리고 싶은 작품의 이상향이 있다면?

 

읽어주시는 분들의 삶에 조금이라도 녹아드는 만화를 그리고 싶어요. 제가 봄과 관련된 이야기를 그린다면 봄이 왔을 때 문득 저의 작품을 떠올려주시고, 바다에 가면 ‘바다를 보니까 그 이야기가 생각난다’ 해주신다면 정말 행복할 것 같습니다. 아무리 저에게는 만화가 인생과 같다고 해도, 독자님들께는 인생을 살던 중 스치듯 즐기는 수많은 콘텐츠 중 하나잖아요. 그래서 제 이야기가 삶을 살면서 문득 한 번씩 생각이 나는 정도만 되어도 참 좋을 것 같습니다.

 

좀 더 욕심을 내보자면 수많은 이야기가 모여 저의 초석이 되어주었던 것처럼, 제가 하는 이야기도 한 명의 창작자에게 초석이 될 수 있다면 기쁜 일이겠습니다.

 

 

- 긴 시간 인터뷰에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지막 인사 부탁드립니다.

 

제가 처음 작품 활동을 시작했을 때 중학생, 초등학생이셨던 독자 분들께서 이제는 성인이 되셔서 인사를 해주시는 경우가 많아요. 그럴 때면 정말 감회가 새로워요. 하하. 이렇게나 오랜 시간 지켜봐주셔서 정말 감사드리고, 독자님들께서 항상 잘 지내시기를 기원합니다. 

 

앞으로 그리는 이야기들도 독자님들께 좋은 추억으로 남을 수 있도록 노력할 테니, 독자님들께서도 평온한 일상 속에서 계속 지켜봐주시면 한 명의 작가로서 정말 행복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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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푸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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