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1923년생 조선인 최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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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성과 대중성으로
관객을 사로잡은 화제의 연극
포로감시원에서 전범이 된 무명의 조선인 청년
2023년 초연되어 라이브필름 퍼포먼스라는 독창적인 극형식과 포로감시원이 된 무명의 조선인 청년을 다룬 이야기로 공연관계자들과 관객들에게 격찬을 받은 화제작 '1923년생 조선인 최영우'가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공연으로 다시 찾아온다.
연극 '1923년생 조선인 최영우'는 스무살의 청년 최영우가 일제 치하 일본군 포로감시원으로 참전하여 겪었던 실화를 적은 육필원고가 외손자에게 발견되면서 출간된 르포르타주가 원작이다. '1923년생 조선인 최영우'는 라이브필름 퍼포먼스라는 공연 형식의 독창성을 인정받아 2023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예술과 기술융합 지원사업에 선정되었다. 공연은 원작의 내용 중 주인공 최영우가 전쟁 종료 후 연합군 사령부에 의해 전범수용소에 수감되어 전범 재판을 받기까지의 과정을 밀도 있게 그려낼 예정이다.
극 중 최영우의 직책인 포로감시원은 아직까지 제대로 조명되지 않은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 중 하나다. 이들은 일본군 소속으로 연합군 포로를 관리하는 임무를 맡았는데 그 과정에서 다수의 포로사망자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포로감시원 상당수가 연합군의 전범재판 후 B, C급 전범이 되거나 수십명이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 작품은 당시의 시대적 배경과 상황을 실화에 힘입어 정확하고 사실적으로 재현하고자 한다. 일본군 소속이지만 정식 군인이 아닌 포로감시원이라는 신분, 일본인이 아닌 식민지인이라는 정체성, 미국, 영국 등의 서양인 포로들 사이에서 경계인이 될 수 밖에 없었던 이들이 바로 포로감시원이었다.
작품은 참담한 역사의 파고 속에서 어떤 이름도 남길 수 없었던 수많은 조선인 포로감시원들과, 피해자이자 동시에 가해자가 되어버린 그들의 복잡미묘한 상황을 조명하고, 이들을 대변하는 주인공 최영우를 통해 일제강점기를 살아낸 어느 평범한 청년의 좌절된 꿈, 고뇌, 회한 등의 다양한 심리를 자세히 극에서 다루고자 한다.
(c)최양현
'1923년생 조선인 최영우'의 제작을 맡은 극단 '예술창작공장 콤마앤드'(대표 이태린)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공연예술창작주체 선정 극단으로, 지난 9월 AI를 소재로 한 SF연극 '시뮬라시옹'을 창의적인 연출과 이야기로 소화해 많은 주목을 받았다.
'림보', '시뮬라시옹' 등에서 감각적이며 독창적이 연출로 대학로에서 주목을 받는 이태린 연출과 동시대적 주제과 남다른 깊이감의 최양현 작가가 의기 투합한 이 작품은 초연 당시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예술성을 극대화한 독특한 형식으로 주목받은 바 있다.
연극 '1923년생 조선인 최영우'에 적용된 '라이브필름 퍼포먼스'는 무대 위에서 연기하는 배우들을 관객이 관람하는 기존 공연 방식과 이들의 모습이 사전 콘티와 편집을 통해 실시간 재구성되어 스크린으로 구현되는 영화 형식이 결합된 하이브리드 장르다. 관객들은 무대에서 구현된 다양한 오브제를 통해 극중 인물들이 처한 시대 상황과 복잡하고 불편한 상황을 보다 풍부하게 상상할 수 있으며, 스크린을 통해서는 배우들의 섬세한 감정연기를 생생하게 감상할 수 있다.
연극 '1923년생 조선인 최영우'는 초연 배우 전원이 재참여하여 극의 완성도와 깊이를 더할 예정이다.
연극 '빵야', '비Bea', '엔젤스 인 아메리카' 등 다수의 굵직한 작품에서 존재감을 드러낸 대학로가 가장 주목하는 배우 김세환이 '최영우' 역을 초연에 이어 다시 맡았다. 2023년 동아연극상에서 연기상을 수상하며 깊은 인상을 남긴 김세환은 주인공 '최영우' 역과 더불어 그의 외손자 '이경현' 역을 동시에 소화해 관객들의 몰입을 이끌 예정이다.
최영우와 동갑내기 친구이자 같은 포로감시원인 '병춘' 역은 연극 '닭쿠우스', '속살', '환상회향' 등 빛나는 연기력으로 활약한 이정주가 연기한다. 연극 '망원동 브라더스', '태풍이 오던 날'의 고훈목은 네덜란드의 군인이자 포로인 '아드리안 하사' 역을 맡았다. 포로수용소의 최고 명령권자인 '기무라' 역에는 '림보', '그루셰'의 조한이, 최영우의 여동생 '경숙' 역에는 '림보', '시뮬라시옹'의 임지영이 이름을 올렸다.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관극 체험을 선사할 라이브필름 퍼포먼스 '1923년생 조선인 최영우'는 11월 29일부터 12월 1일까지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
[박형주 에디터]<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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