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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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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든 하다 보면 뭐가 되긴 해> 큰 제목만 보고 넘겼다면 이 책의 첫 장과 나는 영영 만날 일 없었을지도 모른다. 여타 에세이 제목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책을 읽고 난 후 돌아보니 조금은 슬픈 순간이 될 뻔했다는 생각이 들어 안도의 숨을 쉰다.


‘루마니아의 소설가가 된 히키코모리’가 적힌 완전한 제목을 보고 표지를 열 수밖에 없었다. 히키코모리가 멋진 무언가가 된 이야기가 담겨있을 것만 같았다. 개인적으로 이런 희망적인 이야기를 정말 좋아하는 편이기도 하다.


한 문장으로 책의 줄거리를 설명하자면 이렇다. 일본 지바현에 사는 찐 일본인이 루마니아 영화에 감명받아 루마니아어를 공부하며 문학 작가가 된다.

 

그리고 내용은 예상하다시피 아주 빤하다. 아주 부정적인 인생의 상황에서 루마니아어를 접했다. 하지만 아주 용감하고 희망차게 어려움을 극복하며 꿈을 향해 달려 나간다.

 

하지만 대부분 에세이의 큰 플롯이 이렇지 않은가? 그 세세한 과정이 중요한 것! 그러니 책의 한 챕터라도 넘겨보라 권하고 싶다.

 

구질구질하지 않은 끈질김으로 모두에게 주어진 시간을 아주 높은 밀도로 자신을 위해 사용하는 사람의 이야기가 꽤 재미있다. 좌절을 오래 끌지 않고 끊임없이 무언가를 하는 글쓴이가 멋있기까지 하다.

 

문장을 꾸미려 급급하지 않고 아주 솔직하고 자세하게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기에, 읽는데 거부감이 들지도, 문장이 그리 부담스럽지도 않다.


작가는 에세이를 집필한 과정을 이렇게 말한다.


내 인생에도 의미가 있다고 스스로 생각하기 위한 과정이었다.


인생을 살다 보면 살아가기 위해 생계를 생각하고, 되려 생계를 위해 나로 살아가는 걸 포기하는 일이 숱하게 많다. 이런 모순에 지친 사람에게 삶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다. 마치 작가가 자기 인생의 의미를 책을 통해 정리하고 건설한 것처럼.

 

무의미한 과거와 난잡한 현재의 일렬들을 유의미하게 바꾸는 것. 그것에 힘을 실어주는 사람이나 책을 찾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이 책이 나에게는 그런 힘으로 다가왔다.

 

그러니 누군가에게도 이 책을 통해 그 메시지와 긍정 그리고 힘이 전달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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