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30년대에 개최된 전시 ⟪초현실주의 국제전⟫은 오늘날에도 꽤나 충격적인 모습으로 다가온다. 이 전시는 초현실주의 미학을 담아내고, 관람자의 관람 방식마저 바꾸었다. 초현실주의는 무엇이고, 초현실주의를 잘 포착해낸 이 전시는 어떤 모습이었는지 함께 살펴보자.
제1차 세계대전 이후 서구의 근대의 이성중심주의 전통에 대한 반발로 ‘비이성’의 견지에서 출발한 다다와 초현실주의는 서로 연계하며 진행되었다. 1924년 앙드레 브르통은 첫번째 「초현실주의 선언」을 발표한다. 브르통을 중심으로 아라공, 수포, 폴 엘뤼아르, 아폴리네르 등의 초현실주의 그룹은 문학운동에서 시작되었다. 브르통은 초현실주의의 이론적 틀을 마련하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순수하게 정신적인 자동기술로서 이 방법을 통해 우리는 말이나 글, 아니면 다른 방식으로 생각의 실제 흐름을 표현할 수 있다. 모든 미학적 또는 도덕적 성찰을 넘어서서 이성에 통제 받지 않고 생각을 받아쓰는 것이다.”
이에 영향을 받은 초현실주의의 미술가들은 주로 추상 계열의 경우이다. 초현실주의 자체가 어떠한 양식에서 일관성을 찾기에 어려움이 있으나 계열1) 꿈과 무의식의 세계를 연상되는 이미지로 그려내는 ‘자동기술법’에 근거한 비구상적인 것과 계열2)‘환영적 꿈’의 이미지를 활용하는 구상적인 것으로 분류할 수 있다.
그 중 먼저 비구상계열의 작가들은 자동기술법에 따라 이성에 통제 받지않고 내면과 객관적 우연을 표현하며, 구불구불거리는 드로잉, 어떠한 상징적으로 보이는 이미지를 작업했다. 대표적인 작가로 앙드레 마송, 호안 미로, 막스 에른스트 등을 들 수 있다. 에른스트의 프로타주(frottage)작업은 오토마티즘 기법 중 하나로, ‘문지르기’의 의미이다. 질감있는 물체를 탁본하는 과정과 비슷한 이 일련의 과정에서 우연성과 나타나는 불규칙한 패턴은 이성의 통제에서 벗어난 것들이다.
다음으로 구상계열의 작업은 환영적 꿈의 이미지를 활용하는데 브르통은 이 작업에서 나타나는 기계적 인체의 이미지를 높게 평가했다. 비실제적이지만 구체적인 이미지를 표현하는 구상계열의 대표적 작가는 살바도르 달리, 에른스트, 르네 마그리트 등이다. 구체적으로 에른스트의 회화 작품

에른스트는 이미지를 재사용하고 현실을 새롭게 만들기 위해 어떠한 요소를 추가하거나 제거하면서 중앙의 둥근 모양을 기계와 결합시킨 존재로 변형시킨다. 둥근 모양은 코끼리같은 생명체처럼 보이나 꼬리인지, 코인지, 머리의 위치는 정면인지 아닌지 이와 함께 제시된 배경은 하늘인지, 상단의 물고기의 존재로 보아 바다인지, 정면의 머리없는 토르소는 어디에서 온 것이며, 위를 향한 팔은 어떤 의도인지 우리를 혼란스럽게 하는 이 알 수 없는 조합의 그림은 자유롭게 암시된 꿈의 세계이며 구체적으로 표현되어있다.
1930년대 초현실주의는 파리에서 미술계를 주도하며 포토 몽타주같은 다다의 기법까지 포함하며 영향력을 키워갔다. 1936년 샤를 라통 갤러리(Charles Ratton)에서 개최된 전시 ⟪초현실주의 오브제⟫는 일상의 오브제가 낯설고 색다르게 느껴지는 작업들을 보여주었다.

그 중 머렛 오펜하임의 <모피로 된 아침식사 (Le Déjeuner en fourrure)>(1936)은 오펜하임, 파블로 피카소 그리고 도라 마르(사진작가)가 파리의 카페에서의 일화(피카소가 오펜하임의 모피 팔찌를 보며, 이것으로 무엇이든 덮을 수 있다고 한 대화)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되었다. 이 작품은 파리의 백화점에서 컵 세트에 모피를 덮은 작업으로, 모피의 촉감은 좋을 수 있으나 사용에 있어 혀는 이를 싫어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친숙한 감각과 낯선 감각이 동시에 상기되는데 이것은 ‘언캐니(Uncanny)’의 개념이다.
이러한 언캐니는 파리 보자르 갤러리(Beaux Art)에서 열린 ⟪초현실주의 국제전⟫(1938)에서도 중심적인 분위기를 형성한다. 14개 국가의 60여 명의 작가가 229점의 작품을 출품하면서 말 그대로 국제적인 스케일로 진행된 전시에서 기획은 브르통과 엘뤼아르가, 설치의 책임은 뒤샹이 담당하면서 초현실주의 미학이 전시장에 드러났다.

전시장의 전경은 오늘날에 되돌아보아도 충격적인데, 만 레이는 이 날을 회고하며 “너무 많은 인파가 몰려 난장판 속에 깃털이 날리고 히스테릭한 비명과 녹음된 정신병자들의 웃음소리를 들었다.”라고 말했다. 무용수는 연못과 침대위에서 공연하고, 실내와 실외가 교차하는 배경에서 눈에 띄는 작품은 로비에 있던 달리의 <비 오는 택시 (Rainy Taxi)>(1938)이다.

이 작품은 낡은 택시에 두개의 마네킹은 상어머리와 고글을 낀 운전자와 달팽이가 머리를 뒤덮고 있는 여자 승객으로, 창문이 반쯤 열린채 관람자를 향하고 있으며, 몸에는 옷이라고 할 수 없는 천들이 부분적으로 덮여있는 모습이다. 택시 차체는 비를 맞고 있으며, 덩쿨이 뒤덮고 있어 관람자로 하여금 외부에 있다고 인식하게 만든다.
작품에서 느껴지는 알 수 없는 낯선 감각은 내부와 외부의 반전과 상상의 영역이 작용된 것으로, 초현실주의 미학을 설치작품으로 표현하였다. 이 작품은 그 주변의 조성 환경까지 살펴보았을 때, 그 의미가 전시장 전체에서 구현된 것을 보여준다. 외부에 존재하는 택시 작품의 옆엔 침대가 이끼가 낀 바닥에 존재하고, 연못이 있다. 갤러리 로비와 전시장을 잇는 복도는 마네킹이 줄지어 있으며, 그 뒤 벽면에는 초현실주의 선언서, 포스터, 사진, 표지판 등이 붙어 있었다.
브르통은 「초현실주의 선언」(1924)에서 마네킹을 초현실주의의 상징으로 언급했다. 마네킹은 삶과 죽음의 이중적 존재이다. 자본주의의 기계상품인 마네킹이 익숙해지자 초현실주의자들은 이를 절단하는 등 편집하여 다시 한번 언캐니를 느끼게 만든다.
이에 대해 할 포스터는, “1936년 ⟪초현실주의 오브에⟫에 출품된 작품들은 기이하고 전시 설치는 진부했던 반면, 이 1938년 ⟪초현실주의 국제전⟫은 미적 의도가 전시의 실제 공간으로 확장되었기에 전혀 다른 기획으로 높이 평가되었다.”라며 전시 자체에 주목하였다. 이 과정에서 관람자의 적극적인 참여가 유도되었고, 전통적인 관조적 관람과 대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