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나는 오페라를 많이 들어보기는 했지만, 실제로 오페라 무대를 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기 때문에 무엇보다 설레는 마음이 앞섰다. 그래서 이탈리아어로 진행되는 오페라의 흐름을 잘 따라갈 수 있을지 걱정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 걱정이 무색하게 무대 상수와 하수 쪽에 자막이 나오기도 했고, 1막과 2막의 요약된 이야기도 띄워주어서 오페라를 보고 이야기 흐름을 따라가는 데에는 큰 어려움은 없었다.
처음에는 오페라라는 공연을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한다는 점에 약간의 의문을 가지기도 했다. 일반적인 프로시니엄 무대를 가진 예술의전당이나 세종문화예술회관에서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뇌리에 크게 박혀있어서 갖고 있었던 편견이었다는 것을 이번 오페라를 보면서 알게 되었다.
오페라를 보면서 공연 초반에는 무대가 가림막으로 가려져서 무대를 작게 사용하는 줄 알았는데 1막 2장쯤에 가림막이 열리면서 객석에서 보이는 웅장한 무대가 나의 눈을 사로잡았다.
웅장한 성이 공개되면서 투란도트라는 오페라는 일반적인 프로시니엄 극장이 아니라 체조경기장에서 공연을 진행한 이유를 단번에 이해가 되었다.


크고 웅장한 무대와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무대 위에서 연기와 노래를 하고, 무대 밑에서는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아름다운 곡을 연주하는 그 순간 자체가 아름답게 느껴졌다.
더불어 지금 현악 동아리에서 활동하고 있어서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합주하는 모습 자체를 보는 것만으로 공부가 되는 것 같았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하나의 작품을 선보이기 위해서 상상할 수 없는 많은 시간 동안 연습하고 합을 맞춰서 사람들에게 선보인다는 것이 멋있게 느꼈다.
사실 오페라 공연은 조금은 딱딱한 분위기라고 생각했다. 진중하고 모두가 숨죽이며 공연을 관람해서 공기가 무거울 줄 알았는데 반대로 오히려 더 활기차고 진정으로 무대 위 배우들과 관객들이 소통하면서 진행하는 공연처럼 느껴졌다.
특히 'Nessun Dorma'(아무도 잠들지 말라) 아리아 넘버를 부른 후에 사람들의 힘찬 환호와 열기로, 앵콜로 한 번 더 부른 것이 솔직히 새로운 충격으로 다가오기도 했었다.
뮤지컬에서는 배우가 넘버를 잘 부르면 사람들의 박수가 이어지고 한 번 더 넘버를 부르는 것은 아니라 스토리가 진행되기 때문에 더 새롭게 느껴졌다.
이번 투란도트를 보면서 알지 못했던 나의 공연 세계의 시야가 넓어지는 경험을 했다고 말할 수 있다. 연극과 뮤지컬이라는 장르에 한정되어서 오페라에 대해서는 무지했었는데 이번 경험을 통해서 새로운 장르를 경험해 보는 즐거움을 느끼게 되었고, 기존에 갖고 있었던 어떤 편견들도 깨는 계기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