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생각해 봐도 이상했다. 높이를 조절하려 애써봐도 안장은 꿈적도 않고, 자꾸만 페달은 틱틱 발에 걸린다. 잘 나아가던 바퀴는 돌길을 만나면 사정없이 흔들리기 마련이고, 브레이크도 뻑뻑해 잘 잡히지 않는다. 게다가 안장이 낮은 탓에 페달을 밟는 일이 스쿼트 운동을 하는 것처럼 무척이나 힘이 들었다. 가장 낮은 안장에서 엉거주춤 앉아 눈높이에 맞는 손잡이를 잡고 비틀비틀, 삐걱삐걱. 단 한 번의 시승만으로, 자전거에게 미안한 말이지만, 이 늦은 시간까지 거치대에 홀로 남겨졌는지 알 것만 같았다.
조절이 잘 되는 높은 안장, 번쩍이는 안전등, 부드러운 시승감과 브레이크. 이런 특성을 가진 자전거들은 모두 가장 빛나는 모습으로 선택되어 제 주인을 만나 사라지고, 이 자전거는 그 누구에게도 선택받지 못한 채 외롭게 남겨져 있었던 것이다.
우리는 말없이 걸었다. 나는 안장에 엉거주춤 앉아 페달을 돌리면서, 자전거는 스스로 데구르르 굴러가면서. 체인이 걸리는 소리가 철컹 철컹, 브레이크가 바퀴를 멈출 때 나는 끼기긱 소리만이 규칙적으로 공기를 채웠다. 마침, 한적한 도로에 놓인 횡단보도를 걸어가자니, 버스를 잡기 위해 뛰었던 긴박한 순간들과 낯설게 대조되었다.
한층 공기가 적막처럼 고요하게 가라앉자, 그 무거운 분위기를 깨려는 듯, 자전거는 낡아서 어두운 안전등을 깜빡거리며 덜컹거림을 차분히 고백했다. 나는 그 이야기를 들으려고 급했던 마음을 잠시 내려놓고 속도를 늦췄다.
나는 오래된 자전거야. 속도가 느리고, 부드럽지 못해.
그리고 모든 사람의 키를 맞추기가 어렵지.
그러면서 자세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보통 따릉이 자전거는 번호 순서대로 최신화된다. 4만 번대의 자전거는 그 앞번호 따릉이에 QR 기능을 더했고, 5만 번대 따릉이는 4만 번대 따릉이에 안장 높이 조절 장치가 추가됐다. 또 6만 번대에서는 유명 자전거 도매업에서 직접 제작에 나서는 등, 점차 최신화된 것을 알 수 있다.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동행한 이 친구는 QR 기능을 도입하며 출시된 4만 번대 모델 같았다. 그 주변 따릉이 자전거는 비교적 더 최신화된 모델이 분명했다.
이 자전거가 속해있는 4만 번대 모델들은 당시 QR 코드의 도입으로 많은 사람을 놀라게 했다. 기존 LCD 전자 패드는 비밀번호를 잊어버리거나 터치가 잘 안되는 경우, 사용이 까다로워 대여하는 데 긴 시간이 걸렸다. 반면, 이 QR코드는 앱 내 카메라로 코드를 비추기만 하면 빠르고 간편하게 대여할 수 있었다. 그때 이 자전거도 지금의 6만 번대 모델처럼 가장 빛나는 모습으로 정말 많은 시민의 이동을 책임져주었겠지. 더 많은 사랑을 받았을 모습이 눈앞에 그려졌다.
사실 우리도 마찬가지다. 누구에게나 가장 '최신'의 모습이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좋아지는 기술 덕분에, 편리한 따릉이를 이용할 수 있게 된 것처럼. 또 이 QR코드가 편리한 생활을 제공했던 때가 있었던 것처럼, 우리 삶에서도 마찬가지다.
태어나는 순간부터 죽는 순간까지. 삶의 다양한 것들을 배우고 느끼고 또 성장하며 퀘스트를 하나하나 깨나가는 일들이 매일 최신화되며 반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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