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터피스] 단단함과 부드러움을 담아내는 브랜드, 호수와의 세계

흩날리는 사이 분명한 마음, 호수와 수온의 세계를 들여다봅니다.
글 입력 2024.08.21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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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서는 볼 수 없었던 세상을,

그들의 시선과 역사를 빌려 완성합니다.

그렇게 그들의 마스터피스를 이해합니다.

 

 

 

흩날리는 사이 분명한 마음, 호수와의 작가 수온을 소개합니다


 

-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호수와를 운영하고 있는 수온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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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랜드 호수와를 시작하게 된 계기에 대해 먼저 듣고 싶습니다.

 

저는 원래부터 이것저것 저의 손으로 만드는 것을 좋아했어요. 직접 제작해서 친구들에게 선물도 해주고, 저의 것도 직접 만들어서 사용하기도 했거든요.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는 제가 만드는 것을 다른 분들께도 보여드리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저는 가구 디자인을 전공했거든요. 그렇다면 가구까지는 아니어도, 디자인이 예쁘면서도 의미를 담아서 전달하는 메시지가 있는 것들을 만들고 싶었죠.

 

그런데 제가 좋아하는 것이 너무 많다 보니 어떤 방향으로 보여드려야 할지 잘 몰라서 제 방향성을 정하고 호수와를 시작하기까지 거의 7년이 걸렸어요. 하하. 어떤 것으로 시작할지에 대해서도 고민이었고, 중간에 아이를 가르치는 일도 했었는데 그게 너무 재미있어서 그 일을 하기도 했죠. 제가 오래 해외에서 살았는데 그러다 보니 한국에서 해보고 싶은 것이 참 많았거든요.

 

그래서 7년이라는 시간을 보내며 굉장히 많은 고민을 한 끝에, 제가 어릴 적부터 좋아했던 것들로 시작을 하자고 생각하게 되어 인형 등을 하나씩 만들며 호수와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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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수와의 소개글에 ‘흩날리는 사이 분명한 마음’이라고 적혀있어요. 이 글은 어떤 의미를 담고 있을까요?

 

그 소개글은 제가 굉장히 많이 듣는 이야기를 적어놓은 거예요. 하하.

 

저는 행동도 굉장히 느리고, 정해진 틀 안에서 무언가를 하기보다는 나풀나풀 떠다니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에요. 그러다 보니 저에 대해 잘 모르시는 분들은 저에 대해서 ‘무슨 생각을 하는지 잘 모르겠다’, ‘정해진 거 없이 붕붕 떠있는 느낌이 든다’고 생각해 주시죠. 그런데 저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친한 친구들은 ‘그럼에도 너는 네가 갖고 있는 것이 분명히 있고, 너 스스로도 그 사실을 잘 알고 있다’고 말해줘요.

 

사실, 겉으로 보이는 모습들은 계속 변화시킬 수 있잖아요. 모자를 쓰거나 벗거나, 머리를 기르거나 자르고, 옷을 어떻게 입느냐에 따라 저의 외적인 부분은 계속 변화시킬 수 있으니까요.

 

그렇게 외적인 모습은 계속 변화하더라도 제가 갖고 있는 이 마음만큼은 변함없이 존재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흩날리는 사이 분명한 마음'으로 호수와의 소개글로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단단한 것과 부드러운 것들을 담아내는 호수와의 세계


 

- 닉네임도 ‘호수와’이고, ‘물’을 떠올리게 하는 소재와 색감을 활용하고 계세요. 이러한 방향성을 정하게 된 계기를 말씀해 주신다면.


제가 워낙 물이 있는 것들을 좋아해요. 저는 호수가 있는 마을에 살았었거든요. 20살 때 프랑스로 갔었는데, 그때 알프스의 안시 호수가 있는 마을에서 7년 정도 살았죠. 그런데 그때가 제가 생애 처음으로 외국에 가게 된 것이었기 때문에 그 기억이 저에게는 굉장히 크고 소중해요. 

 

이러한 추억들로 인해 이름도 호수와로 짓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제가 좋아하는 이미지들로 저의 작품의 분위기가 향하게 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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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님의 작품들 중에서 대표작인 <소라 시리즈>를 시작하게 된 계기에 대해서 듣고 싶습니다. 참 다양한 소라를 만들고 계시는데.

 

제가 호수와 안에서 표현하고 싶어 하는 것들을 소라가 많이 담고 있어요. 그래서 저는 호수와의 대표작도 <소라 시리즈>로 생각하죠.


어떤 사람은 외적으로 굉장히 단단해 보여도 내적으로는 굉장히 여린 사람이 있고, 어떤 사람은 외적으로는 굉장히 여리고 부서질 것 같지만 사실 내적으로는 굉장히 단단한 마음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있잖아요. 저는 이러한 내적인 부분에서 시작하여 겉으로 보이는 모습과 우리가 평소에는 알 수 없는 내면의 모습들을 함께 찾아보고 싶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자연물 안에서 부드러운 것과 단단한 것 사이의 요소들을 찾아서 하나씩 인형을 만들게 되었고, 소라를 많이 활용하게 되었어요.


또, 일반적으로 ‘단단한 것’이라고 하면 정형화되어있고, 잘 부서질 것만 같은 모양이 많이 떠오르잖아요. 하지만 저는 그 안에 담겨있는 유연함에 대해서도 집중하고 싶었어요. 소라 안에는 소라게가 왔다 갔다 하잖아요. 이러한 특징 속에서 단단함 안에 담겨있는 '다른 것을 품어줄 수 있는 포용성'에 대해서도 함께 주목하고 싶었죠.

 

결국 '단단한 것과 부드러운 것'을 이야기하고자 하는 호수와에서 <소라 시리즈>가 제가 표현하고 싶은 것을 대표적으로 잘 나타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회전][크기변환]2.소라_1.jpeg

 

 

- <소라 시리즈>는 단순히 천으로만 제작되어 있지 않죠. 그 사이사이에 비즈가 들어가 있는 것도 매력 포인트라고 생각하는데.

 

맞아요. 저는 비즈를 활용해서 소라의 각각이 모두 다채롭고 다양한 성질을 함께 주목하고 싶었습니다. 아무래도 패브릭으로 만드니까 인형 자체가 말랑하고 부드러운 느낌을 갖고 있잖아요. 그리고 그 소재는 빛을 받는다고 크게 색의 변화가 없죠. 그래서 패브릭만으로는 소라의 특징들을 잘 살릴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비즈는 단단하기도 하고, 날씨와 햇빛의 변화에 따라서 색감적인 부분에서 영향을 많이 받는 소재예요. 그래서 소라의 입체성과 다채로움, 그리고 단단함을 표현하기에 적합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렇게 패브릭으로만 제작하는 것이 아닌, 그 안에 비즈를 함께 표현하게 되었습니다.

 

 

- 소라 인형 외에도 머리끈도 참 예뻐서 언급하고 싶어요. 머리끈은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는지.

 

머리끈의 경우 성게 껍데기를 형상화하여 시작하게 되었어요. 성게는 소라처럼 모양이 다양하지는 않아도 해변에서 동그랗게 있는 것을 주울 때 기분이 참 좋았거든요. 그래서 저는 바다에 갈 때마다 성게 껍데기를 주워오는데, 그 동그란 형상이 너무 예뻐서 만들게 되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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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온이 바라보는 호수와의 이야기


 

- 작가님께서 가장 좋아하는 작품을 소개해 주신다면.

 

제가 제작했던 것들 중 친한 언니가 아이를 낳아서 제가 그 아이의 탄생을 기념하여 만들어준 모빌이 있어요. 저는 그 모빌을 가장 좋아해요.

 

제가 만드는 것들은 모두 여러 의미를 함축하고 있지만, 그 모빌은 정말 오직 그 아이의 탄생을 축하하며, 오직 그 아이만을 생각하며 만들 것이었거든요. 그리고 모빌에 담긴 인형들도 모두 그 아이의 태명 등 그 아이들을 나타낼 수 있는 다양한 요소들을 넣어서 만들었죠. 그 아이의 태명이 열매였어서 열매를 담아내고, 제가 강원도에서 주운 돌멩이도 함께 담았는데 그 돌멩이를 통해 그 아이의 단단함을 표현했어요. 그 외에도 산과 강, 바다 등을 담아내며 자연과 열매를 표현했죠.

 

정말 그 모빌을 만들 때 저는 온 힘을 다 쏟아내어 순수한 마음으로 만들어서 정말 마음에 깊이 남아요.

 

 

[회전][크기변환]4.모빌_1.jpeg

 


- 작업을 할 때 가장 중요시 여기는 부분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제가 작업할 때 제일 중요시 여기는 것은 '색'이에요. 저는 자연광에 비치는 색을 정말 좋아하거든요.

 

자연광에 있을 때 날씨가 흐리면 흐린 대로, 쨍쨍하면 쨍쨍한 대로 그 분위기를 작업에 담아내고 있어요. 날씨는 제가 선택할 수 없는 부분이지만, 전등을 사용할지 안 할지는 제가 선택할 수 있잖아요.

 

그래서 저는 꼭 해가 떠 있을 때에만 색감 작업을 해요. 해가 지면 천을 잘라놓는 등 색감과는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작업들을 주로 하고 있습니다.

 

 

 

마무리 지으며


 

- 앞으로는 어떤 방향으로 작업을 확장해나가고 싶으신지도 궁금합니다.

 

저는 구매하시는 분들께서 참여할 수 있는 작업도 진행해 보고 싶어요. 지금은 소라 등의 소재를 통해 의미 전달을 하고 있지만, 이후에는 더 나아가 구매하시는 분들께서 담고 싶으신 소재나 재료가 있다면 그걸 이용해서 제가 새로운 형태의 것을 만들어 드리고 싶죠. 또, 구매하시는 분들께서 만지면 그에 따라 형태나 색감이 변할 수 있는 것들을 만들어보고 싶기도 해요.

 

나중에는 크기를 조금 키워서 다양한 재질을 이용한 어느 정도 규모 있는 것들도 만들어보고 싶기도 하고 조명을 이용한 작업도 해보고 싶어요. 특히 조명의 경우 조명은 빛이 여러 가지로 나올 수가 있잖아요. 저는 단단함과 부드러움을 이용해서 작업을 진행하다 보니 그러한 조명의 특징을 활용해서도 작업해 보고 싶습니다.

 

 

- 호수와의 성장이 참 기대가 되는데, 마지막으로, 작가님께서는 호수와는 나중에 어떤 브랜드로 성장하기를 바라시는지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최근 무언가를 구매할 때에는 ‘타인이 구매하니까 나도 구매해야겠다’는 생각이 어느 정도 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해요.

 

저는 호수와는 그런 마음으로 구매하지 않을 수 있는 브랜드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단순히 타인을 모방하여 구매하는 제품이 아닌, 진정으로 나를 표현하고 스스로를 나타낼 수 있는 하나의 수단이 되는 브랜드로 성장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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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푸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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