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투르거나 어색한 데가 없이 능숙하게 잘 다듬어져 있다. / 2. 모습 따위가 말쑥하고 품위가 있다.
국어사전에서 찾아본 세련되다는 정의이다.
위의 정의에 내가 생각하는 세련되다는 의미를 덧붙여본다.
3. 시대가 바뀌더라도 유행적이라는 평가가 변하지 않으며, 대상의 고유함을 잃지 않는다.
시대의 흐름 속에서 꿋꿋이 세련됨을 잃지 않을 거라 확신하는 밴드가 있다. 그 밴드의 이름은 오프더메뉴이다.
한 가지 메뉴만이 아닌 그날그날 기분에 따라 음식을 추천해 주는 레스토랑처럼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선보이는 오프더메뉴. 그들의 음악은 상당히 매력적이고 세련됐다.
새로운 밴드를 알게 되는 경로가 다양한 만큼 나와 맞지 않은, 불호 밴드를 만나게 될 가능성 또한 높다. 하지만, 나의 취향을 깊게 머금고 있는 음악 앱의 추천으로 알게 된 밴드만큼은 언제나 옳다.
1. Wonderland
오프더메뉴의 존재를 알게 된 날부터 지금까지, 가장 많이 들은 노래는 Wonderland일 것이다. 해당 노래를 통해 오프더메뉴를 알게 되어 그런가, Wonderland에 큰 애정을 품고 있다.
추천 노래 스트리밍을 통해 흘러나온 노래가 좋아서 반복 재생하며 듣던 시절이 아직도 선명하다. 영어 가사로만 되어 있기에 한동안 외국 밴드로 단단히 착각하고 지냈던 기억도 잊지 못한다.
다른 노래들이 궁금해져서 프로필을 검색했을 때, 너무나도 한국인 모습의 분들이 진지한 얼굴로 날 반기고 있어 어찌나 충격이었는지.
["모두 행복으로 도달할 수 있는 그날까지"] - 앨범 소개 중
힘을 다 빼고 부르는 느낌인데, 마냥 흐물흐물하지만은 않다. 오히려 단단함이 느껴진다. 노래를 듣고 나면, 앨범을 소개하며 그들이 바란 대로, 행복에 다다르는 것만 같은 후련함이 든다.
다른 사람들의 응원이 마음에 와닿지 않은 날들이 있다. 오직 내가 나에게 괜찮냐고 말을 건네고, 응원의 주문을 걸 때만 괜찮아지는 날들이 있다. 해당 노래에서 그날들의 내가 보인다. 내가 나로서 위로받는 날들의 내가 보인다.
강한 드럼 사운드에 대비되는 간질간질한 목소리로 툭툭 건들다가 결국 하이라이트 부분에서 움츠려 있는 나를 깨부순다.
다른 방법은 없다고, 내가 나를 다잡을 수 있게끔, 다짐하게끔 이끈다.
2. Silhouette
지난해 싱글 앨범을 통해 먼저 공개한 후, 첫 번째 정규 앨범에도 수록되었던 Silhouette에는 오프더메뉴의 음악적 색깔이 듬뿍 담겨있다. 과하지 않은, 그들의 차분하면서도 고개를 까딱거리게 하는 템포는 신스팝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제격이다.
오프더메뉴는 빙빙 돌려 말하지 않는다. 어쩌면 직설적이라고 평할 만큼 그들의 가사는 단조롭고, 간결하다. 이는 안정준의 시크한 보컬을 더 돋보이게 한다. 가사 이외의 의미를 부여하지 않아도 되어 편안하다.
뜨거운 여름날 오프더메뉴의 첫 번째 바이닐 앨범을 주문했다. 그들의 음악을 새로운 방식으로 머금을 생각에 설레는 마음으로 9월을 기다리고 있다.
오프더메뉴의 열 번째 바이닐 발매 소식이 들릴 때까지, 그들의 음악을 응원하겠다는 다짐을 마지막으로 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