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일상물의 미학 [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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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어떤 장르의 만화가 인기를 얻는가? *일본의 1억부 클럽에 등재된 작품으로는 원피스, 나루토, 드래곤볼, 귀멸의 칼날 등이 있다. 이들은 '소년만화'라고 불리며 대부분 청소년 나이대의 남성 주인공의 성장기와 모험기를 담고 있다. 해당 장르가 독자들을 매혹시키는 포인트는 흥미진진한 세계관과 매력적인 등장인물과 그들의 서사 등이다.
한편, 우리에게 친숙한 만화들 중 '일상물' 또한 꽤나 높은 지분은 차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여기에는 아따맘마, 마루코는 아홉살, 짱구는 못말려 등을 그 예시로 들 수 있다. 일상물이라는 장르 특성상 타 장르에 비해서 다소 심심하게 느껴질 수 있음에도 꾸준히 독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그중에서도 '각자의 삶에 녹아있는 미학을 관찰할 수 있다'라는 점에 주목해보고자 한다. 일상물은 등장인물의 일상을 담아내야 하기에 작품을 통해 특정한 삶의 방식을 엿볼 수 있다. 그것은 작가의 삶의 방식이 투영된 것일 수도 있고, 등장인물만의 삶의 방식일 수도 있다.
중요한 건 '일상적인 이야기'는 타 장르에 비해 우리네 삶과 거리가 가까운 이야기이기에 서로의 삶의 방식을 비교 관찰하기 쉬워진다. 우리가 직접 새로운 사람을 만나러 나서지 않더라도 새로운 삶의 방식을 관찰하거나 고려해볼 수 있고, 뜻밖의 관점을 배울 수도 있다. 그것이 바로 일상물이 갖는 미학이다.
최근의 일상물은 소재 자체의 복잡성과 다양성이 눈에 띄는 특징이다. 예를 들어, 캠핑에 대한 이야기라던지 고양이를 양육하는 이야기 등 구체화된 소재를 통해 등장인물의 일상을 풀어나는 경향이 있다. 이처럼 일상물 또한 꾸준히 발전해나가고 있고, 지속적인 인기를 누리는 장르임을 알 수 있다. 추가적으로 최근 일상물의 경향을 잘 살필 수 있거나, 2020년대 들어 많은 사랑을 받았던 작품 몇 가지를 소개해보려 한다.
1. 빠졌어, 너에게 / 와야마 야마 - 와야마 야마 작가의 초기작으로 단편 8개가 묶인 이야기이다. 주인공은 모두 고등학생으로, 그들의 소소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여타 고교 일상물과 다를 바 없어 보이지만, 지극한 평범한 인물의 독특한 매력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인다. '빠졌어, 너에게'라는 제목에 걸맞게 읽다보면 등장인물의 귀여운 면모에 빠질 수 있다.
2. 여학교의 별 / 와야마 야마 - 와야마 야마의 첫 장편작으로 한 여학교에 재직 중인 두 남자 선생님과 여학생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읽다 보면 일본의 학교도 한국과 크게 다를 바 없다는 점에서 공감을 얻을 수도 있고, 동시에 그 안에서 드러나는 문화적 차이 또한 눈여겨 볼 만한 요소이다.
3. 쿠지마 노래하면 집이 파다닥 / 콘노 아키라 - '쿠지마'라고 불리는 러시아 출신에 펭귄을 닮은 미상의 생물체와 함께 하는 만화이다. 미상의 생물체와 사는 것은 분명 비현실적인 이야기지만, 주인공인 '아라타'와 '쿠지마'가 엮어나가는 이야기는 지극히 평범한 일상 이야기이다. 이들은 계절에 맞게 재미난 일을 도모하며 추억을 쌓아나가지만 쿠지마는 봄이 되면 다시 러시아로 돌아가야 한다. 이처럼 재밌는 개그와 둘 사이의 따뜻한 이야기가 인상적인 만화이다.
4. 룩백 / 후지모토 타츠키 - 한 초등학교에 재학 중인 '후지노'와 '쿄모토'는 둘 다 그림을 그리는 데 탁월한 재능을 갖고 있다. 평소에는 서로 엮일 일이 별로 없었던 두 소녀이지만, '만화'를 계기로 가까워지게 된다. 《룩백》은 단권으로 두 명의 성장과 추억을 담은 스토리로 앞서 소개한 작품들보다는 다소 무거운 분위기이긴 하지만, 그들의 이야기에는 가슴을 울리는 잔잔함이 있다.
*1억부 클럽: 판매 집계 누적 1억부가 넘은 작품을 의미
[강민경 에디터]<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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