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insight

아트인사이트에게
문화예술은 '소통'입니다.

 

 

앤데믹 이후, 대중의 입맛을 사로잡기 위한 방송계의 고군분투


 

코로나 앤데믹이 된 지 오래다. '코로나 시국이 우리 사회의 모습을 많이 바꾸었다'라고 말하는 것은 이제 지겹고도 진부하다. 하지만 새로운 창작물은 늘 그런 진부함 속에서 나온다.

 

코로나 여파로, 대규모보다 소규모의 모임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혼밥, 혼술, 혼영, 혼여 등의 신조어가 이제는 너무 당연해졌다. 또, 코로나 시국 이전에도 없었던 행태는 아니었지만, 코로나 시국을 겪은 후 혼자서 하는 일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그래서 [나 혼자 산다]라는 관찰 예능이 여전히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이처럼 연예인들의 혼자 사는 모습을 보여주는 프로그램도 있지만, 외식 물가가 오르다보니 밖에서 밥 한번 먹는 게 부담스러운 사람들을 위해 집에서 손쉽게 요리를 해먹거나 편의점에서도 질 좋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간편식을 먹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프로그램도 있다. 대표적인 프로그램이 바로 [편스토랑]이다. 요리 콘텐츠는 유튜브 롱폼/숏폼에서도 유행이다.

 

방송 프로그램도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대중의 입맛을 사로잡기 위해 고군분투하는데, 요즘 사회 트렌드와 대중들의 입맛을 동시에 맞추려고 노력한 또 다른 프로그램이 있다. [밥이나 한잔해]가 바로 그런 프로다.

 

 

 

OO구에 사는 '인연'과 밥 한 잔 하는 프로그램


 

131.png

 

 

고정 패널은 배우 김희선, 개그맨 이수근, 개그우먼 이은지, 더보이즈 영훈이다. 고정 조합부터 신선했다. 32년 차 배우 김희선과 22년 차 개그맨 이수근, 그리고 요즘 떠오르는 11년 차 개그우먼 이은지와 아이돌 영훈. 김희선은 3년 만에 예능으로 복귀하는 터라 사람들의 주목을 받고 있고, 이수근은 김희선이 워낙 연차가 높은 대배우이니 만큼 다른 패널들과의 중심을 잡아주면서 유쾌하고 통쾌한 웃음을 주는 웃음 사냥꾼으로 나올 것으로 기대가 되고 있었다. 이은지는 <지구 오락실>의 언니 캐릭터로 대중들에게 각인되어 <이은지의 가요광장> 데일리 라디오를 하면서 승승장구하고 있는데, 그녀 역시 이수군과 함께 웃음 사냥꾼으로 활약할 것임이 예상되었다. 또한 40대 이상 시청자는 김희선과 이수근이 전담마크한다고 본다면, 2030세대는 MZ세대를 대표하는 사람으로서 이은지와 그 다음 등장할 더보이즈 영훈이 사로잡을 것으로 보였다. 게다가 영훈은 팬들과 소통을 잘 하기로 알려져 있는 그룹 '더보이즈'의 서브보컬로, 아이돌 팬층도 놓치지 않을 것임을 암묵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밥이나 한잔해]는 서울 OO구에 거주하는 지인이나 셀럽을 즉흥적으로 만나 밥을 먹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다. 제목이 '밥'이나 한 '잔'해인 만큼 술도 함께 마시기도 한다. 김희선과 이수근, 이은지, 영훈과 친분이 있는 지인이 출연해 서로 편하게 잡담을 하며 실제 회식처럼 분위기를 즐긴다.

 

처음 1화는 2차부터는 회식 바이브로 진행이 되었지만, 2화부터 8화까지는 언제 인연이 시작되었고 요즘 근황은 어떻게 되는지, 함께 연기 혹은 활동한 경험썰을 푸는 등의 '토크'에 확실히 집중되어있는 모습이 보였다. 섭외 방식은 대체로 현장에서 패널들의 실시간 전화로 진행된다. 흔쾌히 섭외에 승낙하여 나오는 지인들은 [밥이나 한잔해] 정해져 있지 않은 토크 방식에 당황함을 표출하기도 하지만 끝내 분위기에 녹아드는 모습을 보인다.

 

1화에서는 마포구 망원동, 2화에서는 성동구 성수동, 3화에서는 강남구 청담동이 선정되었고, 이어서 4화는 용산구, 5화는 종로구 대학로, 6화는 인천광역시 (송도), 7화는 동작구, 마지막 8화(7/11 종영)는 서초구에서 밥이나 한 잔하며 사로 다른 배경으로 익숙하면서도 새로운 그림을 만들어내게 된다.

 

처음 1화는 김희선과 이수근이 먼저 등장했고, 김희선이 기획의도를 읽으며 시작했다. 이후에 MZ 대표 이은지와 영훈이 등장하여 배우 김남희에게 전화를 하는 장면을 시작으로 섭외가 시작되었다. 식당에서 밥을 먹으며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다가 2차 장소로 이동하여 새롭게 만난 번개 친구들과 또 다른 이야기를 하기 시작한다. 그러다가 번개 모임이 클라이맥스에 이르렀을 때, 패널들은 주문서에 '소원'을 적는다. 그 후 제작진이 준비한 게임을 하고, 미션을 통해 발급이 가능한 '골든 카드'를 획득하게 된다. 1화에서는 미션에서 승리한 패널들(송은희, 김남희, 김희선)이 골든카드에 '송남희선'이라고 쓰면 '송남희선'이라는 이름으로 tvN 측에서 식당 손님들 전원을 위해 밥을 사는 따뜻한 소원을 적었다. 이는 [밥이나 한잔해]의 시작종을 알리는 야심찬 포부이자 식당 손님들을 위한 대접이었을 것이다.

 

 

 

친구야, 밥 한 끼 하자! - 종영했지만 시즌2가 기다려지는 번개같은 예능


 

비록 [밥이나 한잔해]는 종영했지만, 충분히 시즌2가 그려지는 프로그램이기도 하다. 1화에서는 서울과 인천의 OO구를 주제로 장소 및 인물 섭외를 진행했다면, 시즌2에서는 아직 가보지 않은 서울의 다른 지역이나 혹은 광역시나 특별자치시/특별자치도를 주제로 해볼 가능성도 고려해보지 않을 수 없다.

 

어쩌면 [밥이나 한잔해]는 흔히 유튜브에서 토크하는 방식을 TV방송화한 프로그램이라고도 볼 수 있다. 그만큼 대본과 섭외에 있어서 다른 TV방송보다는 자유로울 것이다.

 

인사치레로 "밥 한끼 하자"는 너무나 일상적이고 식상한 한 마디가 거창한 예능을 만들어냈다는 사실이 놀랍다. 언젠가 꼭 더 업그레이드된, 하지만 본연의 순수성을 잃지 않은 '밥이나 한잔해'의 시즌2가 나왔으면 좋겠다. 그럼 오늘도 밥이나 한 잔하러 가자.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