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토론즐기미로 거듭나는 법 [사람]

글 입력 2024.05.15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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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토론에 대해 어떤 인상을 가지고 있으신가요?
 
저는 토론하는 것을 꽤나 좋아하고 모여서 토론 위주의 수업이 있다면 입이 근질거리는 것을 참지 못하고 의견을 마구 얘기해버리는 편입니다. 이런 저도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어렸을 적에는 토론을 즐기지 않는 편이었죠. 그랬던 제가 독서 토론 동아리나 토론 위주 수업에 참여하며 토론을 즐기게 된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아... 쓰읍... 그거 그렇게 하는 거 아닌데...'

 

전공자가 보기에 초심자가 잘못된 길로 가고 있으면 차마 견디지 못하고 외마디 훈수를 두듯이 피시방 옆자리 학생이 제 플레이를 보고 답답해서 "아 그거 그렇게 하는 거 아닌데..."를 시전하듯이 옆사람은 그게 아닌 걸 아는데 상대가 다른 길로 가고 있는 걸 보고 있으면 누구든 답답함을 느낄 것입니다.

 

심지어는 4대 성인(聖人) 중 한 명인 소크라테스마저도 "아뇨, 그냥 여러분은 아무것도 모르세요."(무지의 지)를 설파하기 위해 이곳 저곳에 가서 캐물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러한 종류의 발설욕구는 인간의 어쩔 수 없는 본능이라고 생각합니다.

 

더해서 토론은 이러한 욕구를 가장 고취시키는 시간이 아닐까 싶습니다. 모두가 공평하게 발언권을 가지고 있고, 정당하게 상대방의 의견에 반박하는 것이 허용되는 장이니까요.

 

 


2. 덕후들의 특징: 아는 주제가 나오면 신이 난다


 

주변인과의 대화시간에 갑자기 아는 주제가 벌컥 튀어나오면 '아아-. 이제 내가 나설 차례인가-?'라는 준비 태세와 함께 봉인해둔 화술로 앉은 자리를 아테네 학당으로 만들어 버리는 상상을 하게 됩니다. 어쩌면 이런 들뜨는 마음은 모든 덕후들의 공통된 감정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해당 주제를 잘 아니까 반갑기도 하고, 더 많은 것을 알려주고 싶은 욕구가 있으니까요. 그래도 일상적인 대화 중에는 그런 마음을 잠시 접어 두는 게 예의입니다. 이런 종류의 대화 시간은 서로가 핑퐁하듯이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토론 시간만큼은 지정된 주제 내에서 하고 싶은 말을 계속 이어나갈 수 있습니다. 토론은 각자의 의견을 설파하고 교환하는 것이기에 목적이기에, 그야말로 욕구의 실현과 동시에 목적이 달성된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특히나 하고 싶은 말이 많은 사람에게 더할나위 없이 좋은 시간일 겁니다.

 

 

 

3. 재밌는 이야기 무제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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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 호기심이 많고 재밌는 얘기를 듣는 걸 좋아하는 분이라면, 토론은 이 욕구들을 실현하는 데데 있어서 정말 좋은 기회가 될 겁니다. 그리고 토론 분위기가 달아오르면 마치 놀이하듯이 그 대화 순간 자체에 몰입하는 체험이 되기도 합니다. 상대방이 던진 아이디어를 통해 머릿속에 여러 가능성을 굴려보는 것 역시 재밌는 활동입니다. 만일 친분이 있는 사람과 함께 하는 토론이라면 토론 과정에서 해학과 밈(Meme)도 함께하기에 그것 자체로 재밌기도 하고요. 마치 여름밤 *그르륵갉 의자에 앉은 기분으로 말이죠. 서로 의견을 나누면서 해당 주제 내부로 계속해서 헤집어 들어갈 수 있습니다. 아마 한바탕 토론 시간을 가지고 나면 의자에서 개운하게 일어날 수 있을 겁니다.

 

 

 

4. 재미를 넘어 유익함으로 : 즉석 피드백 타임


 

토론의 장점 중 하나가 바로 자신이 전혀 생각지 못한 지점을 건드려준다는 것입니다. 유명 철학자 칸트도 하루 중 3시간은 타인과 질좋은 대화 시간을 가졌다고 합니다. 이처럼 사고 방식, 가치관, 전공 분야가 다른 타인과 얘기하면 그동안 내가 보지 못했던 걸 볼 수 있습니다. 반박하고 질문을 해주는 상대방이 없다면 나 자신의 의견을 객관적으로 보는 것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토론을 통해 내 관점을 수정하기도 하고, 배우기도 하는 거겠죠. 또 단순 정보도 많이 얻어갈 수 있습니다. 요새들어, 쓰는 것만큼이나 대화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야말로 토론 시간은 즉석 피드백 타임이라는 표현이 적절할 것 같습니다.

 

이제 더 많은 사람이 토론즐기미로 거듭날 수 있도록, 재미난 토론을 위한 규칙 몇 가지를 소개하고 글을 마치겠습니다.


1. '다른 사람들'과 함께 할 것 - 개인이 아무리 중립적으로 생각해본다고 한들, 나와 사고방식 자체가 아예 다른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런 분들과 함께라면 토론을 통해 전혀 생각지 못한 지점을 건드리며 일종의 계몽을 이루어낼 수 있습니다.

 

2. 브레인스토밍하듯이 - 브레인스토밍하듯이 의견을 뱉다보면 더 토론을 친근하게 여길 수 있습니다. 내 머릿속에 떠오른 게 초안이어도 괜찮으니 우선 얘기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그렇게 하면서 점차 발전시켜나가는 것이 토론이니까요.

 

3. 유연하게! - 학창시절의 토론은 엄격한 규칙과 함께 격이 갖춰져 때문에 부담을 갖는 사람이 많습니다. 하지만, 그보다는 의견을 나눈다는 느낌으로 캐주얼하게 스타트를 끊는다면 좀 더 토론에 쉽게 입문할 수 있습니다. 저도 대학에 들어와서 나눈 광의()의 토론은 생각보다 편안한 분위기였기에 훨씬 수월하게 다가갈 수 있었답니다.

 

 

*그르륵갉 의자: 일종의 밈으로, '그르륵갉'은 플라스틱 의자를 끄는 소리를 표현한 것이며 여름밤 플라스틱 의자에 앉으면 끝없이 진솔한 이야기를 이어나갈 수 있다는 SNS상의 의견이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이끌어낸 것에서 유래함.

 

 

[강민경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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