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또 어느 곳, 누군가에게 이 이야기가 닿길 바라며 - 뮤지컬 '브론테'

글 입력 2024.03.30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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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토리아 시대에서 여성은 작가로서 글을 쓰지 못하던 시기가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브론테의 가정의 세 자매 샬롯, 에밀리, 앤 이들은 글을 쓰는 작가들이다. 이들은 목사의 가정에서 태어나서 부유하진 않지만, 서로가 서로의 삶과 작품을 쓰는 원동력이 되어 같은 주제로 다양한 글을 써 내려갔고 브론테 자매들의 이름으로 책을 출판하였다.

 

그러던 중 브론테 자매들에게 도착한 의문의 편지.

 

 

샬롯 너의 오만함과 이기심으로 사랑을 잃고 후회할 것이다.

앤 오직 너만이 나를 찾을 수 있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에밀리 너는 폭풍이 몰아치는 언덕 비가 몰아쳐도 멈추지 말고 오직 너만 믿으면 돼.


뮤지컬 '브론테' - M. 의문의 편지 中

 

 

미래에서 온 의문의 편지로 에밀리는 자신이 작가로서 자신의 글을 확신을 얻고, 샬롯은 불길하게 느끼고, 앤은 편지를 보낸 사람이 누구인지 궁금해한다.

 

각자 편지를 다르게 대하고 갈등하면서 브론테 자매들의 사이에 흐르는 공기의 흐름이 달라진다. 특히 캐릭터가 갖고 있는 가치관이나 글의 성격을 색과 성격을 악기로 표현하는 연출이 무엇보다 마음에 들었다.

 

갈등이 소설을 완성한 후 서로가 공유할 때 각자가 생각하는 가치관과 세계관. 그리고 어떤 소재로 소설을 쓰는지에 대해서 서로 이해하지 못하고 충돌하는 부분은 무엇보다 보는 재미가 있었다.

 

글을 쓰는 방향을 정하는 사람은 오로지 작가이기 때문에 그 누가 잘못되었다고 말할 순 없기 때문이다. 예술이라는 장르에서는 글의 써 내려가는 방향에 대해 정답이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캐릭터들마다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부분을 피력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이 무엇보다 좋았다.


갈등이 최고조로 된 이후 브론테의 자매들은 찢겨진 페이지처럼 서로가 함께하지 않았고, 샬롯은 집을 떠나 외로운 길을 걸어간다.


에밀리와 앤이 모두 세상을 떠난 후. 많은 시간이 흐른 뒤 다시 집으로 돌아온 샬롯은 예전에 받았던 의문의 편지를 발견하게 된다.

 

각자의 시간 속에서 앤은 편지에서 언급되었던 것처럼 편지의 주인을 찾게 된다. 의문의 편지이지만 그 속에서 익숙한 문체를 발견한 앤.

 

의문의 편지를 보냈던 사람은 바로 샬롯.


어린 시절 어떤 간절한 마음은 시간도 순간도 불가능마저도 뛰어넘을 수 있다고 믿었던 샬롯 브론테. 샬롯은 그 편지를 보낸 사람이 자기 자신었다는 것을 깨닫고, 과거의 자신과 동생들에게 슬픈 삶을 반복하지 않길 간절히 바라는 마음으로 편지를 쓴다.

 

과거 편지를 받은 브론테 자매 중 편지를 통해서 에밀리가 확신을 얻을 때, 샬롯은 자신도 에밀리의 작품에 찬사를 보냈음에도 불구하고, 그 편지 하나로 자신감과 확신을 얻었다는 것에 불만을 가지고 있었다.

 

비록 시간은 많이 흘렀을지라도, 그 편지는 샬롯이 보낸 것이기 때문에 샬롯이 인정해 줬다는 점에서 더 울컥했다. 스스로에게 확신이나 자신이 없더라도, 나를 조건 없이 믿어주는 사람이 존재한다는 것은 축복받은 일이다.


만약 브론테 자매들이 조금 더 오래 살았더라면 어떤 이야기를 써 내려갔을까 하는 상상만 해보게 된다.

 

여성이 글을 쓸 수 없었던 시기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전달하고자 했던 브론테 자매들.

 

그 누가 이 작가들의 글을 쓰려는 열정과 자유를 억압할 수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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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인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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