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모든 걸 내가 여기 다 담을 순 없어도 그저 편한 맘으로 노래할 테니’

‘그대도 나처럼 이곳에 혹시 오진 않았을까 그랬을까’

본 글은 2023년에 개최된 박창근의 전국투어 콘서트 ‘우리들 꿈에 관한 이야기’에서 비롯되었다.

해당 콘서트는 박창근이 가진 배경과 연관이 깊다. 1999년 가요계에 데뷔한 그는 2021년 TV조선 ‘내일은 국민가수’에 출연하기 전까지 오랜 기간 무명 시절을 겪었다. TV조선은 미스트롯·미스터트롯 시리즈를 잇는 경연 프로그램으로 ‘내일은 국민가수’를 방영했다.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데에는 나이도 장르도 성별도 중요하지 않았다. 노래를 사랑하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었다.

1972년 출생인지라 만약 나이에 제한이 있었다면, 참여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나이 제한을 두지 않음으로 전국투어 콘서트를 개최하는 스타로 성장했다. 50대에도 꿈을 이룰 수 있다는 걸 보여주었다. 꿈같은 이야기다. ‘우리들 꿈에 관한 이야기’라는 타이틀이 흡사 비단 가수의 꿈만이 아닌 누구나 꿈을 이룰 수 있다는 희망적인 메시지로 해석되었다.

마음을 담아 노래하는 사람

경희대학교 평화의전당에서 개최된 해당 콘서트에서 박창근은 ‘푸른 바다와 그대 꿈에 관한 이야기’를 오프닝으로 선곡했다.

자작곡은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가사로 옮겨 음을 붙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므로 오프닝 때 이 곡을 불렀다는 것은 콘서트가 하고자 하는 메시지와 가장 밀접하거나 관객에게 꼭 해주고 싶었던 말로 여겨질 수 있다. 각자 공연을 보는 이유도, 꿈도 다를 테다. 개인에 맞는 모든 말을 담을 수는 없어도 관객의 꿈을 응원한다는 의미에서 ‘그저 편한 맘으로 노래할 테니’라고 말해주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내일은 국민가수’는 시청률 18.8%를 기록하며 막을 내렸다. 무려 두 자리 시청률이다. 비슷한 시간대에 방영된 JTBC ‘싱어게인2’가 8.7%를 기록한 것을 고려할 때, 두 배에 육박한다. 이러한 현상은 경연 프로그램에 대한 높은 화제성과 관심을 의미한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박창근을 응원하는 팬층은 상대적으로 연령대가 높은 편이다. 이는 박창근이 높은 화제성을 끌어모으는 동시에 비교적 시간과 경제적 여유가 있는 팬층까지 사로잡았음을 시사한다.

포크의 부활

특히 히트곡 중 하나인 ‘다시 사랑한다면’은 유튜브에서 조회 수 천만 회를 달성하여 많은 리스너들에게 사랑받고 있음을 입증했다. ‘다시 사랑한다면 그때는 우리 이러지 말자’는 지난 사랑을 회상하는 박창근의 감성에 원곡 작곡가 김태원은 ‘사랑에 실패한 적 있느냐’며 감정의 근원을 물었다.

타이틀곡 ‘그대 사랑 앞에 다시 선 나’가 포함된 EP ‘Re:born’은 2022년 발매되어 초동 39,000장을 기록했다. 이 EP가 뜻깊은 이유는 장르가 포크라는 점에 있다. 포크는 트로트와 마찬가지로, 주로 중장년층의 전유물로 인식되었다.

‘포크’라고 하면 떠오르는 거장 송창식은 1947년 출생이며, 전영록은 1954년 출생이다. 어느덧 70대를 바라보는 나이가 되었다. 이런 거장들을 이어받을 스타가 부재했었다.

하지만 박창근이 ‘내일은 국민가수’에서 우승을 차지하면서 현실은 달라졌다. 아이돌처럼 앨범을 발매하고, 발매한 앨범으로 기록을 세운다. 이른바 포크의 새로운 부활을 알린 것이다.

한편, 박창근은 ‘2024년 3월 박창근 콘서트-Mr. 아보카도! 나의 3월을 부탁해’를 개최하며 팬들과 소통했다. 앞으로도 박창근의, 박창근스러운 활동에 대한 기대가 높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