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누군가의 꿈 속을 부유하기 [미술/전시]

필립 파레노 ‘VOICES’
글 입력 2024.03.06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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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움 미술관이 개관 20주년을 맞이하여 국내 최초로 대규모 개인전인 필립 파레노의 전시를 개최하였다.

 

필립 파레노전은 30여 년에 걸친 파레노의 활동을 대표하는 다양한 주요 작품 및 신작으로 구성되었으며, 이번 전시에서는 대형 신작 <막(膜)>(2024), <∂A>(2024), <움직이는 조명등>(2024), 최초의 작품 <꽃>(1987)을 비롯하여 2000년 베니스 비엔날레 이후 처음 공개되는 피에르 위그와 M/M의 공동작업 <루미나리에>(2001), 그리고 <차양> 연작(2014-2023), <내 방은 또 다른 어항>(2002), <마릴린>(2012) 등 40여점을 감상할 수 있다.

 

필립 파레노의 다양한 작품 속을 부유하며 이것을 과연 ‘전시(展示)’라고 부르는 것이 옳은 표현일지에 대하여 고민하였다.

 

 

 

시각 그 너머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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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展示’는 펴서 보여주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전시를 보다'는 말을 자연스럽게 쓰곤 한다.

 

그러나 필립 파레노의 전시는 시각 그 이상의 것을 자극한다. 전시장에서 문득 맞닥뜨리게 되는 부유하는 생물들, 전시장의 온기에 녹아가는 조각과 속삭이는 어떤 목소리는 감각의 전이를 일으킨다.

 

파레노의 작품들은 마치 수동적인 관람객의 태도를 타파하는 듯하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자연스럽게 변화하는 작품들은 전통적인 전시 관람의 관습에 도전하도록 만든다. 그래서 그의 작품을 관람하는 데에는 시작과 끝이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으며, 그 흔한 관람 동선조차 존재하지 않는 것을 알 수 있다.

 

 

 

현실에서 꿈 속을 부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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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2 1층에서는 어떤 목소리가 들려온다. 배우 배두나의 목소리를 AI 기술을 활용하여 새로운 목소리로 재탄생 시키며, 새로운 언어로 관람객과 상호작용하는 것이다.

 

파레노는 수많은 첨단 정보기술들을 예술의 어휘로 해석하였다. 사진, 영상 그리고 설치작품들을 동시에 활용하면서 매체의 한계를 허물었고, 그 속에서 관람객들은 현실과 가상의 경계가 흐릿해지는 경험을 하게 된다.

 

또한 절대로 결합될 수 없는 현실과 가상의 영역이 합쳐지며 마침내 꿈과 현실의 중간 단계에 다다른 듯한 착각을 만들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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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전시는 오히려 전시‘全示’가 옳은 표현이 아닐까. 온전히 그리고 완전하게 오감 혹은 그 이상의 것을 사용하여 보는 것이다. 귀로 보고, 눈으로 들으며, 그렇게 마치 현실을 벗어나, 꿈 속을 부유하듯.

 

 

[최지원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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