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영원한 사랑이 있을까? - 뮤지컬 '김종욱 찾기' [공연]

글 입력 2024.02.19 0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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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극의 스포일러를 담고있으니

감상에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대극장 뮤지컬을 좋아해서 대극장 공연을 주로 보는 편이지만 소극장 공연만의 몽글몽글한 그 느낌도 아주 좋아한다. 그런 소극장 공연 중 가장 좋아하는 뮤지컬인 김종욱 찾기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고 한다.

 

대학로 대표 뮤지컬 중 하나인 김종욱 찾기는 2006년부터 오랜 시간 동안 꾸준하게 사랑 받고 있는 창작 뮤지컬이다. 김종욱 찾기는 큰 사랑을 받아 한국 창작 뮤지컬 중 최초로 영화화가 이루어지기도 했다. 그뿐만이 아니라 더 뮤지컬 어워즈에서 4관왕을 차지하고, 대한민국 한류 대상에서 뮤지컬 상을 수상하는 등 여러 시상식에서 다양한 상을 휩쓸었고 해외 라이선스도 판매하며 작품성을 입증받았다.

 

작은 공연장 안에서 펼쳐지는 배우들의 사랑스러운 연기와 달콤한 넘버 속에 빠져 공연을 즐기다 보면 눈 깜짝할 새에 시간이 흐른다. 첫사랑 주식회사를 차린 '그 남자'와 고객으로 찾아온 '그 여자'. 그리고 극의 재미를 더해주는 일인 다역의 '멀티맨'까지. 세 명의 배우가 공연장을 꽉 채우는 완벽한 연기를 보여준다. 극 중에서 서로를 부르는 이름이 연기하는 배우들의 본명인 것도 재미있는 포인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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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욱 찾기는 첫사랑을 찾아준다는 사업 아이템으로 첫사랑 찾기 주식회사를 차린 남자에게 첫 의뢰인으로 ‘김종욱’이라는 첫사랑을 찾는 여자가 찾아오며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된다. 두 사람이 함께 여자의 첫사랑을 찾으러 다니며 벌어지는 일들을 다루고 있다.

 

그러나 숨겨진 반전이 있었다. 여자는 첫사랑 찾기를 의뢰하고 남자와 함께 자신의 첫사랑인 김종욱을 찾으러 다녔지만, 사실 김종욱과 헤어질 때 그에게 신분증을 받아서 그의 연락처를 알고 있었고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연락할 수 있었다.


사실을 알게 되고 화가 난 남자에게 여자는 그 사람이 아니면 안 되는데 마음을 식는 걸 지켜보는 게 두려웠다고 말한다. 여자는 시간이 지나면 마음이 변하고 사랑이 식어버리는 것이 두렵다는 이유로 사랑을 회피하고 있었다. 언젠가는 상처받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당장의 행복을 놓아버린 것이다. 그런 여자에게 남자는 “끝까지 가본 적도 없잖아”라고 말하고 그 말에 여자는 “꼭 끝까지 가봐야만 아냐”고 받아친다.


그러나 직접 겪어보기 전까지는 모르는, 끝까지 가봐야만 아는 것도 있다. 나는 그게 사랑이라고 생각한다. 이 세상에 영원한 건 없다고 하지만 다들 처음엔 영원을 믿고 사랑을 시작한다. 언젠가는 사랑이 식어 사라질 거라고 믿는다면 어떻게 사랑을 시작할 수 있을까. 우리의 사랑만은 특별하다고 믿고 시작하는것. 그것이 바로 사랑이다.


영원한 사랑은 있다고 믿는다. 시간이 흘러 뜨거움이 적당한 따뜻함으로 바뀌고, 설렘이 안정으로 바뀌면서 사랑의 형태가 변할뿐, 서로가 함께하는 한 ‘사랑’이라는 본질은 사라지지 않는다. 아직 가보지도 않은 끝이 무서워 회피하는건 사랑할 기회조차 잃는일이다.


결국 극의 끝 부분에서 남자의 도움으로 여자는 용기를 내어 김종욱을 만나고, 생각보다 그냥 뭐 아무렇지도 않았다고 말하며 남은 미련을 털어낸다. 그리고 자신이 그동안 아직 생기지도 않은 병을 굳이 만들어서 아파하고 있었다고 말한다. 그 이야기를 하는 여자의 표정이 아주 후련해 보였지만 여자와 김종욱이 만나게 된 드라마틱한 서사가 너무 아름다웠기에 어쩌면 운명이었을지 모를 인연이 여자의 회피로 인해 타이밍을 놓치고 끊어져 버린 것이 조금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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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여자는 다시 새로운 사랑을 찾는다. 남자와 함께 김종욱을 찾아다니며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에서 마음이 생긴 두 사람은 사랑에 빠지게 된다.


새롭게 시작된 이 두 사람의 결말이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여자가 항상 걱정했던 대로 마음이 식어 헤어지게 될지, 아니면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다는 동화 속 결말처럼 쭉 아름다운 사랑을 할지 끝까지 가보기 전까지는 알 수 없다.


다만 여자가 찾은 이번 사랑에서는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일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도망치지 않길 바란다. 사랑할 때만큼은 변해버릴 미래를 생각하지말고 영원을 믿고 마음껏 사랑했으면 한다. 그래서 운명일지 모를 인연을 놓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김종욱 찾기의 여자 주인공처럼 영원을 의심하고 변하는 것을 두려워하는 모두가 우리의 사랑만은 해피엔딩이라고 믿고, 현재를 즐기며 주저없이 사랑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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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예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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