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풀 내음이 가득한 한여름 밤의 편지에 답신이 왔다.[사람]

글 입력 2024.01.29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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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한 글씨로 쓰인 아래 쓴 글은 좋아하는 상대와의 만남을 시작 한지 얼마 안 됐을 때 써내린 글이다. 우리는 구름 한점의 이정표도 없는 하늘에서 이방인처럼 서로의 푸른 하늘을 경험했다. 그렇게 자유로이 사랑이라는 모험을 떠난 시간은 6개월이 흘러 현재에 정착했다. 예전에 쓴 글이 우연히 다시 나의 알고리즘에 떠 열어보니, 아주 풋풋하고 달콤한 사랑이 글에 녹아 내 두 볼을 간지럽힌다. 당시 이 글의 답글에서 글에서 사랑이 밟힌다는 말을 들었었는데, 이제야 그 말이 이 글에 겹쳐 보인다. 글에 누군가에 대한 사랑이 가득 묻어있다. 그래서 연두색 풋내음이 가득한 이 글에 6개월이 지난 현재, 여전히 풋풋하게 진행 중인 연하늘색 사랑에 대해 굵은 글로 답을 해보려고 한다.

 



매일 아침 날씨 앱을 켜 날씨를 확인하는 걸로 시작하는 나의 하루는 이제 매일 아침 한 사람의 안부를 묻는 일로 시작되었고 그런 나의 시작이 덧없이 맑은 날들로 느껴졌다. 우리는 하고 싶은 것들이 너무 많았고, 그런 것들을 이야기하며 걷는 날들이 많았다.

 

더 이상 매일 아침, 날씨 앱을 켜지 않아도 괜찮았다. 늘 나보다 먼저 일어나 넌 내게 안부를 묻는다. 그렇게 부스스하게 일어난 나는, 고스란히 내게 남겨둔 너의 시간들을 찬찬히 내려 작은 웃음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모두가 느낄 차가운 날씨임에도 넌 내게 차가움을 따뜻함으로 바꿀 수 있는 힘을 주었다. 매일 오늘의 날씨와 미세먼지, 특별히 신경 쓰면 좋을 바깥 환경에 대해 말해주며, 누군가에겐 사소할 수도 있지만, 그런 상대의 사랑스러운 꾸준함과 섬세함이, 내 습관을 바꿨다. 매일 아침 무의식일 때도 습관적으로 들어가던 날씨 앱을 더 이상 들어가지 않을 정도로. 사소한 꾸준함은 내 삶에 크게 다가왔다.

 



눈앞에 놓인 것들을 중점으로 생각하는 너는, 나와 이야기하며 우리의 미래를 상상하는 일이 잦아들었고 눈앞에 놓인 것보다 앞으로의 미래를 상상하는 걸 좋아하는 나는, 너와 이야기하며, 지금 눈앞에 놓인 순간의 삶과 같이 있는 지금에 최선을 다하며 살아가야겠다고 다짐했다.

 

우리는 서로를 보며 '나'라고 정의했던 스스로를 확장 시켰다. 당장 눈앞에 있는 현실을 생각한다고 했던 너는 나보다 먼저 우리의 미래를 상상하며, 시시콜콜한 얘기 하는 일이 늘었고, 늘 미래의 행복을 꿈꾸며 살아간다고 생각했던 나는, 지금 이 순간의 우리라 느낄 수 있는 행복을 찾고, 하루를 후회 없이 최선을 다해 즐기는 중이다.


내가 서울에서 정말 애정 하는 공간인 성수 구름다리, 네게 고백하겠다 다짐했을 때 가장 먼저 생각이 났던 구름다리를 너와의 만남이 시작되고 나서 가게 됐다. 구름다리로 가는 엘리베이터에서 이게 만약 네게 고백을 하러 온 순간이었다면, 난 긴장이 돼서 안절부절못하는 모습을 보이며, 목이 타들어가 없는 침을 헛되이 삼키고 있었겠지. 만약 네가 아닌 내가 고백을 했으면 어땠을까 상상을 해보곤 했다. 만나기 전에 내가 널 너무 좋아하는 티를 내기도 했고 너에겐 그냥 한순간의 밀어냄도 없이 직진만 했으니까. 그랬던 내가 갑자기 어쩔 줄 모르는 모습을 보고 너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생각도 든다. 

 

아주 더 솔직하게 말해보자면, 아직도 네게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확신이 들었든 때가 생생하다. 웃기겠지만 그냥 네 눈을 보면서 계속 대화를 하다 보니, 아주 굳게 닫혀버린 마음이 먼저 열려버렸다. 이상하게도 나는 너와 꼭 만날 것 같은 확신이 들어서 언젠가 내 마음을 전하겠다 확신했다. 머리보다 마음이 먼저 결정을 내린 건지, 네가 들으면 황당한 웃음을 지을 수도 있을 것 같다. 사람을 아주 오랫동안 보며, 신중히 생각하고 연애에 대한 느낌이 잘 안 온다고 하는 네게 확신을 주고 싶어서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것들을 했다. 널 편안하게 해주고 싶었다. 좋아함에 대한 감정이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다가가길 바랐다. 나는 네가 부담스럽지 않게 계속 지켜보며 상황에 필요한 것들에 대한 도움을 주는 것에 그쳤다. 아주 작은 것일지라도 너 섬세한 사람이라는 것을 나는 알기에 너에 대한 나의 마음과 작은 배려가 담긴 행동을 알아줄 것이라 생각했다. 그리고 내가 네게 티를 잔뜩 냈다고 생각했지만, 좋아하는 사람이 처음이라 표현하는 내 마음이 내게 티가 났던 것 같다. 그리곤 네 관심을 바라는 행동들도 했다. 그런 나를 돌아보니 재밌었다. 스스로 할 수 있으면서 괜히 널 신경 쓰이게 하는 내 모습이. 누군가가 내게 주는 관심은 그저 고마울 뿐이지만 처음으로 네겐 신경 쓰이는 사람이 되고 싶었던 것 같다.

 



성수 구름다리는 은은한 무지갯빛 노을이 지고 있었다. 날씨도 너무 좋아서 반짝이는 서울의 빛들과 지는 해를 한참 바라봤다. 그렇게 얼마 지나지 않아 무지갯빛 노을의 경계선은 분홍과 파랑의 경계선으로 밤이 되어 흐려졌다.

 

우리는 무지갯빛으로 진하게 물들어 무르익은 노을을 함께 바라보고, 다시 떠오르는 어스름한 파란의 새벽도 함께 봤다. 밝은 서울의 밤하늘에서 목이 빠져라 별을 닮은 인공위성을 찾아보기도 하고 혹여나 멀리 떨어져 있어도 달이 밝고 예쁜 날엔 하나의 달을 타고 목소리 주고받았다.


밤이 되니, 더 황홀해졌다. 한참을 안고 이야기한 것 같다. 오늘도 변함없이 다정하고 섬세한 너의 모든 말과 행동. 그리고 그런 너의 모든 행동을 감사하게 여기는 나의 마음들을 꺼내놓았고, 나는 풍경과 너를 번갈아보며 "이렇게 행복해도 될까?"라는 말을 했다. 전에 말한 적이 있다. 우린 사랑이라는 말을 아껴두는 사람이라고, 서로 사랑의 의미가 가볍지 않은 진심이라는 걸 알기에 쉽게 쓰지 않았다. 사랑이라는 말을 솔직히 어떤 때에 말해야 할지, 어떤 의미인지 아리송하게 잘 모르겠고, 그 말을 섣불리 쓰고 싶지도 않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상대를 보는 내 눈이 너무 반짝거려 푹 빠져 있다는 걸 느꼈을 때, 기간은 중요하지 않구나, 그냥 내가 자연스레 이게 사랑이라고 느끼는 때에 사랑이라는 말을 쓰면 되는구나를 느꼈다. 그리고 네게 언제든 사랑이라는 말을 쓰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네게 사랑이라는 말을 정말 쉽게 하는 사람으로 보이고 싶지 않았다. 너무나도 진심이었으니까. 사랑을 전할 때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나야 사랑을 말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근데 내가 틀린 것 같다. 네게 어느 날 무의식에 사랑이라는 단어가 튀어나왔고 너무 당황해 혼자 얼굴이 빨개진 채로 얼버무리며, 다른 표현을 생각해 봤다. 너무 우발적으로 나온 말이라 근데 이상하게도 사랑을 대체할 수 있는 단어가 떠오르지 않았다. 나를 스스로의 감정을 가두어 속단하고 있었던 것 같다. 사랑의 마음이 우발적으로 튀어나왔다면 그게 솔직한 나의 마음이었던이다. 사랑이라고 생각이 들기 시작됐다면 시작하고 시간이 지날수록 깊어질 것이다. 나는 사랑이라는 단어를 나중에 좀 오랜 기간이 지나 사랑까지 하게 된 계기가 생긴다면 그때 쓰는 게 맞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그 시간이 언제일지 정확히 알지도 못한 채 감정을 가뒀다. 그런데 사랑은 우발적인 감정이 맞았다. 그게 내 솔직한 마음이었다.

 



모든 행동 하나하나가 다 사랑으로 다가온다. 너의 다정하고 섬세한 면도 나만 아는 귀여운 너의 습관도 둘만의 시시콜콜한 비밀도 기분이 좋을 때 나오는 너의 휘파람 소리와 내 말투를 따라 하면서 히히 하며 웃는, 나를 만나며 생긴 너의 소소한 습관도 너무 귀여워 보인다. 나만 알고 있는 너의 귀여운 모습들이 너무 귀하고 좋다. 너도 그렇겠지만, 그러나 내가 사랑이라는 말을 했을 때 혹여나 네가 오히려 부담이 되지 않을까 걱정도 했다. 나는 천천히 네가 하는 모든 것들을 기다릴 수 있다. 그러니 부담을 느끼지 않길 바라, 마음을 조금 눌렀다. 사람마다 사랑한다는 것을 확신하는 순간도 다르고 그런 말을 하기까지에 시간도 다를 수 있기에, 전혀 조급하지도 서운하지도 않았다. 하나 확실한 건 난 너를 사랑하고 있음을 느꼈기 때문에 내가 사랑하면 된 거지, 너의 사랑은 충분히 말을 하지 않아도 느낄 수 있어 말로 꺼내 보여 확인하지 않아도 괜찮았다. 다만 그것이 말로 나왔을 때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이 들 것 같긴 했다. 너는 그 말을 확신이 없으면 꺼내지 않는다 했고, 아주 신중하기에 그게 얼마나 진심인지 알아서 그 순간이 오면 그 기분을 말로 표현할 순 없을 것 같았다. 글로도 표현이 안되긴 한다. 

 

아직도 여전히 풋풋하다. '사랑해'라는 말은 아직도 듣는 순간 짜릿하다. 어색하고 어쩔 줄 모르겠다. 다른 사람은 절대 모를 내가 아는 너의 모습이 너무 소중하고 좋다. 적응되지 않는 사랑이라는 말은 나를 긴장 시키는데 충분했고, 다정한 말들 속닥이며 주고받는 하루들이 좋았다. 여전히 나는 네가 하는 모든 것들을 기다릴 수 있다. 그러니 사랑이 네게는 편안하고 꾸준하게 닿길 바라, 나와의 만남으로 인해 네가 살아가는 삶에 사랑이라는 단어가 아름답게 그려졌으면 좋겠다. 


그런 네가 내게 사랑한다는 말을 했다. 

 

그런 우린 언젠가부터 하루도 거르지 않고 12시가 되면 바로 "오늘도 사랑해"라는 말을 한다. 이러한 직접적인 대화를 보이는 게 약간은 쑥스러워 적지 않으려고 했지만, 이러한 습관은 나의 습관이 아닌 우리의 습관이라 이렇게 또 사랑을 쌓아가는 법을 배운 것 같아 좋았다. 사랑을 하며 매번 사랑과 사람을 배운다. 이런 게 우리의 노력이자 애정의 표현이구나.

 



아주 진심이 가득 담긴 말투로 또 그렇게 다정한 얼굴을 하고선 내게 확신이 든다고 했다. 그리고선 우물쭈물 가방에서 편지 하나를 꺼내며 읽고 싶을 때 읽어도 좋다며 손 편지를 건넸다. 조심스레 귀여운 스티커를 떼서 읽어 본 편지에는 따듯함이 가득 차 있었고 네가 편지를 읽는 내 모습을 봤을 때 내 눈이 반짝이는 게 느껴질 정도라 했다. 집 와서도 편지는 수없이 읽었다. 네가 쓴 문장들을 곱씹어 보며, 어느새 내 마음은 터질 새도 없이 부풀어있었다. 가장 인상에 깊었던 건 너는 나의 밝음과 에너지를 닮고 싶어 했고, 나는 너의 맑음과 섬세함을 닮고 싶어 한다. 그리고 마지막 즈음에 적힌 오랫동안 다정하게 사랑하자라는 말이 너무 좋았다. 

 

여전히 넌 내게 진심만을 말한다. 그래서 말 하나하나가 매번 깊게 다가온다. 가장 예쁜 스티커를 붙여 편지를 좋아하는 내게 주는 네 마음은 늘 같은 온도의 따뜻함이다. 내가 포근하게 머물 수 있을 정도의 편안한 온도. 솔직하고 담백한 고백이 담긴 성수동에서의 첫 번째 편지를 시작으로 늘 똑같은 포근함을 유지한다. 여러 가지의 달콤한 말들로 뜨거웠다 그 뜨거움이 가라앉으면 이제 적정한 온도가 되었음에도 처음의 감당할 수 없는 뜨거움을 그리워하게 된다. 하지만 처음부터 받아들일 수 있는 적정한 따뜻함을 가지고 유지를 한다면 그것은 꾸준함으로 받아들여지게 된다. 가장 인상 깊은 요즘은 우린 같은 미래를 위해 각자 열심히 노력한다는 것. 그리고 우리가 닮고 싶어 하는 서로의 모습이 더욱 깊어졌다는 것. 맑음과 밝음에서 이제 너는 나의 생활력과 에너지에 대한 모습을 나는 너의 긍정적임과 삶을 대하는 태도, 그리고 행동에서 나오는 여유로움을 존경한다. 물론 서로가 존경하는 부분에 있어서 결코 부담을 주는 존경도 아니다. 그냥 그 자체에 대한 존경이니, 또 너무 부담을 가지진 않았으면 하는 게 작은 바람이다.


예전에 내가 서로 다퉈봐야 성향을 좀 더 알아 갈 수 있다며, 우린 어떻게 다투게 될까 이야기한 적이 있었는데 아무리 생각해 봐도 애초에 다툴만한 일이 별로 없어서, 그냥 다툴 일 만들지 말고 다정하게 사랑만 하자고 혹여나 다투게 되더라도 손잡고 말로 풀자고 했다. 근데 서로 모난 것들이 없이 유해서 솔직히 어떤 식으로 다툴지 궁금하고 재밌을 것 같기도 하다.

 

아직도 우린 싸운 적이 없다. 6개월이 어엿 지나고 조금 더 우리가 깊어진다면 한번 싸움 앞에 서는 날이 있겠지 그때도 역시 지혜롭게 풀어나가길 바란다. 예전엔 어떤 식으로 다툴지 궁금하고 재밌을 것이라 했는데, 지금은 전혀 다르다. 서로 모난 게 없고 유할지라도 오히려 이러한 부분들이 서로의 아픔에 독이 될까 걱정의 마음으로 바뀐 것. 혹시 내가 하는 말에 상처 받을지는 않을지 그러니 모든 상황에서 한 번 더 말을 할 때 상대방의 기분을 생각하고 말한다. 애초에 싸울 일을 만들지 않도록 노력한다. 그냥 나로 인해 상대의 마음이 다치지 않길 바라는 마음으로 조심하고 있다.

 



넌 날 유심히 보다, 네가 나의 앞니가 좋다고 했는데 너무 긴박하고 웃겼다. 난 내 앞니를 좋아하진 않거든... 가지런히 튀어나와 있는 것도 아니고 삐뚤게 토끼 이빨이라 입을 가리기에 더 바빴을지 모른다. 하지만 내 토끼 앞니가 좋다는 너의 말을 듣고 내 삐뚤어진 앞니 두 개가 마음에 들었다.

 

나는 가끔 톡 튀어나온 앞니를 괜히 만지작거린다. 숨기려 일부러 입을 가리고 웃던 행동도 네가 말해준 좋다는 말에 활짝 웃어 보이곤 한다. 난 나를 많이 아껴 사랑하지만, 솔직히 좋아하지 않는 나의 모습도 있다. 그럼에도 사랑하니까 좋지 않은 모습도 사랑으로 헤아리는 거지. 그래서 이 결핍을 완전한 사랑으로 채우고 싶었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사랑' 말고 '그래서 사랑'을 바랬던 것 같다. 그래서 내가 안 좋아하는 나의 토끼 이빨을 네가 좋다고 말해준 게 너무 좋았다. 그렇게 나는 다시 너의 말에 불안정한 모습을 다시 보고 사랑하게 될 수 있었으니.


사랑은 피곤함도 숨어버리게끔 한다. 행복의 크기가 커져 피곤함의 자리가 사라진다. 그 자리는 행복함으로 메꿔질 뿐 어떠한 것도 들어오지 않았다. 

 

사랑은 헤아림의 연속이다. 사랑을 하게 되면 배려는 저절로 몸에 밴다. 사랑은 인내를 배우게 만든다. 나의 행복도 커지길 바라지만 상대가 행복할 수 있다면 잠깐 나의 행복을 잠깐 내려두고 상대의 행복을 위해 노력할 수 있다. 상대의 행복을 바라보는 게 다시 끔 큰 행복으로 다가오기에 결국 이것이 나의 행복도 된다는 것. 

 



지나가는 초록의 여름에 만난 우린, 서로 참 좋은 인연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요즘 내 고민은 내 삶의 균형도 찾아야 한다는 것. 좀 현실적이긴 해도, 사랑도 중요하지만 내 인생도 좀 더 깊게 살펴보고 개척해 나가야 한다는 것도 중요하다. 나를 돌아보는 시간도 가지고 앞으로 더 열심히 살기 위한 노력도 찾아서 해야 할 것 같다. 하지만 이러한 나의 균형을 찾고 싶은 이유 중에 하나에도 네가 포함돼있다는 거, 앞으로 같이 멋진 미래를 꿈꾸기 위한, 그리고 네게 나는 믿음직스럽고 비전이 있는 사람으로 느껴지길 바라서, 너와의 안정적인 미래를 꿈꾸기에 노력하는 것이다.

 

슬슬 여름의 우리가 지나간다. 풋풋한 한여름에 만나, 무르익어가는 그리고 우리가 가장 좋아하는 계절인 가을과 겨울이 온다. 앞으로도 오랫동안 다정하게 사랑했으면 좋겠다.

 

지나가는 초록의 한여름 밤에 만난 우린, 벌써 여름과 가을을 보내고 우리를 닮은 하얀 겨울에 도착했다. 요즘 내 고민은 꿈에 대한 현실적인 고민 아래 있다. 그러나 내 스스로의 삶도 중요하지만 너와의 사랑도 너무 중요하다. 너와의 시간들이 내 삶에 크게 자리 잡아가는 중이라, 앞으로도 너무나 잘 지내고 싶다. 나의 사랑과 일의 균형은 잘 잡혀가고 있다. 하지만 위의 연한 글엔 사랑보단 내게 놓인 현실에 대해 더 냉정한 생각이 들어가 있다. 지금은 사랑이 주는 유연함에 냉정하게 생각하지 않아도 괜찮은 듯 마음이 푸딩처럼 말랑해진다. 나는 아주 오래도록 매일 네 안부를 묻고 싶다. 

 

슬슬 우리의 겨울도 지나간다. 반짝이는 별들과 청명한 풀벌레 소리, 시원한 풀 내음이 가득했던 한여름 밤은 어느새 우리가 같이 처음 맞이하는 마지막 계절의 종착역, 따스한 벚꽃나무 아래 봄의 정거장 앞에 서있다. 앞으로도 오랫동안 다정하고 편안하게 사랑했으면 좋겠다.

 



2023. 09. 04 월요일

 

2024. 01. 27 토요일 

 

ps. 삶의 시소가 지금은 사랑 쪽으로 더 기울어져있다. 

균형이야 무리하지 않게 천천히 맞춰가면 되는 거고 지금은 좀 사랑을 즐기자.

급하게 바꾸면 삶과 사랑 중에 하나가 쿵 하고 떨어져 아플 테니.

 

ps. 어느새 혼자 무게를 맞추어가던 삶의 시소는 상대와 함께 타며 사랑의 균형을 맞추어 갔고, 다른 한쪽에선 또 사랑이 촘촘히 자리를 잡아간다. 사랑의 그네는 어떠한 삶의 무게가 타도 무너지지 않도록 단단하고도 깊숙하게 입지를 내린다. 우리는 서로가 몰랐던 새로운 세상을 보여주고 싶어 그네를 힘차게 밀어주기도, 같이 타고 높게 올라가며 같은 세상을 바라보기한다. 두 개가 한 쌍인 그네에 도란도란 앉아, 깊게 내린 사랑의 축들이 우리를 지탱할 수 있도록 사랑을 믿고 세상의 지면에서 잠깐 발을 떼보자. 그리고 우리의 놀이터에 재미난 것들로 가득 채우는 거야.

 

 

[황수빈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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