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나에게 맞춰 흘러가는 삶, 우리에겐 각자의 속도가 필요하다. – AKMU ‘후라이의 꿈’ [음악]

발랄하고 재치 있는 감성으로 따뜻한 감동을 선물하는, AKMU의 4번째 싱글 [Love Lee]
글 입력 2023.12.31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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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

 

이건, 또 다른 한 해를 시작할 당신에게 전하고 싶은 희망과 긍정의 메시지이다.

 

 

 


AKMU 4번째 싱글 [Love 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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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KMU는 지난 8월 21일, 4번째 싱글 [Love Lee]로 돌아와 동명의 타이틀곡과 수록곡 ‘후라이의 꿈’을 통해 청량하고 밝은 에너지를 전했다. 발매 4개월 이후 이를 추천하는 이유는, 이번 앨범의 목표가 ‘가사는 특별하게, 음악은 담백하게’라는 점에서이다. 한마디로, 듣는 이들에게 공감과 위로를 선사하고자 하는 악뮤의 사랑스러운 마음이 담겨 있어 이번 2023년의 마지막을 따뜻하게 보낼 수 있을 음악이라고 생각된다.

 

이에 오늘은, 곧이어 시작될 2024년을 위해 수록곡 ‘후라이의 꿈’을 토대로 이 글을 읽는 독자들에게 응원과 격려의 메시지를 전해보고자 한다.

 

 

 


AKMU ‘후라이의 꿈’ (2023.08.21.)


 

2. '후라이의 꿈' 포스터.jpeg

  

 

나도 꾸물꾸물 말고 꿈을 찾으래

어서 남의 꿈을 빌려 꾸기라도 해

내게 강요하지 말아요 이건 내 길이 아닌 걸

내밀지 말아요 너의 구겨진 꿈을

 

 

‘꿈’이란 과연 무엇일까?

 

사전적 정의를 기반으로 설명한다면, ‘꿈’은 ‘실현하고 싶은 이상이나 희망'을 뜻한다. 하지만 우리 모두는 이 ‘꿈’을 과대평가하는 경우가 많다. 쉽게 말해, 인생의 한 분기를 온전히 내맡길 수 있을 정도의 거창함을 요구하는 것 같다는 의미이다. 그런 이유에서, 위의 가사처럼 꿈을 갖고 있지 않은 자는 소위 방황하는 자, 생각 없는 자, 혹은 의욕이 저하된 자로 폄하를 당하며 남의 꿈을 빌려서라도 갖기를 강요당한다. 만약 이런 제안을 가장한 강요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에는 결국, 가족이나 친구 혹은 연인으로부터 그들의 이상향 즉, ‘구겨진 꿈’을 주입받는 결과로 이어지기도 하고 말이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의문점을 제기해보고 싶다. 우리는 반드시 무언가 거대하고 위대한 ‘꿈’을 갖고 있어야만 하는 것일까? 나는 사소한 것일지라도 내가 하고자 하는 것, 좋아하는 것을 추구하며 쫓아가는 것만으로도 하나의 꿈을 갖고 살아가는 것이라 생각한다. 물론 난 본래 목표가 없는 삶이란, 드넓은 망망대해 속에 나침반이나 지도 하나 없이 덩그러니 놓인 불안과 막막함의 연속이라 생각했다. 물론, 이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 타고난 내 성향은 불분명하고 모호한 삶을 지양할뿐더러, 목적을 달성하면서 느끼는 성취감과 인정 욕구에 대한 갈망도 매우 강한 편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목표지향적인 삶의 방식은 인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 꿈이라는 것이 곧 중심축을 차지하는데, 이는 곧 이상과의 연결이며 그를 수행하기 위한 노력으로 직결된다. 이와 같이 쉴새없이 달려야 함을 주장하는 나임에도 변함없이 지니고 있는 중요한 생각 중 하나는, 바로 ‘꿈’이란 ‘사소한 관심과 즐거움’에서부터 비롯된다는 것이다.

 

 

아무도 꿈이 없는 자에겐 기회를 주지 않아

하긴 무슨 기회가 어울릴지도 모를 거야

 

 

어느 누구도 태어났을 때부터 자신이 앞으로 어떤 삶을 살아갈지 확정 짓지 않는다. 정확히는, 못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실은, 꿈이 없다는 건 오히려 갓 태어났을 때처럼 '새로운 길을 무수히 그려 나갈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마치 새하얀 도화지에 사람의 손길이 더해지며 수많은 작품이 탄생하는 것처럼 말이다. 그렇기에 무슨 기회가 어울릴지 모른다는 건, 단순히 부정적으로 바라보기 보다는 반대로 다양한 경험과 선택을 맞이할 수 있는 ‘시작점’에 놓인 것과 같다고도 해석될 수 있는 게 아닐까?

 

나의 인생은 그 삶의 주체인 내가 살아가는 과정에서 스스로 만들어가는 것, 그러므로 내 삶의 방향성은 오직 나만이 결정할 수 있는 권리를 지닌다. 그러니 다른 이들이 바라는 이상향이 완벽하게 나의 바람과 일치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 것이고, 이에 따라 대리만족을 목적으로 자신이 이루지 못한 바를 제3자에게 감히 강요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이다. 우리는 그저 발걸음의 속도가 다른 것일 뿐, 결국 언젠가는 자신이 깊은 애정을 쏟아부을 수 있는 대상 혹은 분야를 발견해낼 것이며 이러한 잠재성의 발현은 이후 꾸준히 새로운 의지를 불러일으킬 것이기 때문이다.  

 

 

난 차라리 흘러갈래

모두 높은 곳을 우러러볼 때

난 내 물결을 따라

Flow flow along flow along my way

 

 

물은 스스로 길을 트고는 한다. 이 과정에서 다른 물줄기와 합쳐 강이나 바다를 이룰 수도 있고, 혹은 그저 고요히 자신만의 경로를 이어가며 동식물의 생명이 되어줄 수도 있다. 이 모든 것은 오직 물이 그 자체로 만들어낼 수 있는 힘이고, 이는 인간에게도 다양한 목표와 꿈, 삶의 방식의 방면으로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다. 누군가는 명예와 권력을 최우선시할 수도 있지만 다른 누군가는 한 가정의 일원으로서 소소한 삶의 행복을 누리며 살아가는 게 행복을 위한 지름길이라고 생각하듯 말이다.

   

 

Spread out out

틀에 갇힌 듯한 똑 같은 꿈

Spread out out

난 이 두꺼운 껍질을 깨고 나와 퍼지고 싶어

 

 

따라서 AKMU는 우리의 일상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후라이’의 시점을 토대로 '우린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가'에 관한 고민을 풀어낸 게 아닐까 싶었다. 판에 찍어낸 듯 똑같은 타원형의 두꺼운 껍질을 깬 뒤에야 액체 상태의 계란은 자신의 뜻대로 모양을 만들어 갈 수 있다. 이처럼 프라이팬 위에서 이리 흐르고 저리 뒹굴며 마음대로 형태를 바꾸어가는 '후라이'의 이야기는 감정이입과 동질감을 불러일으키는 대상이 될 수도, 갈망 혹은 동경의 대상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마치며: 각자의 속도로 우리 모두는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


 

2. AKMU 컨포.jpg

 

 

AKMU의 음악은 늘 행복함과 위안을 전해준다. 꼭, 삶을 살아가는 것만으로 당신은 가치 있는 존재이고 그런 자신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속삭여주는 것만 같은 느낌이랄까?

 

싱글 [Love Lee]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후라이'를 만들면서 그 모양새가 뭉치고 찌그러져 어긋난다 한들, 대체 무슨 문제가 될까? 본질은 여전히 계란이고, 우리의 속을 든든히 채워줄 양분임에는 변함이 없는데 말이다. 결국 이런 의미에서 이와 같은 질문은 우리가 삶을 살아가며 가져야 할 태도에도 연결되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

 

당연히, 인생을 살아가며 실패의 쓴맛을 자진해서 경험하고 싶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나 역시도 그러한 좌절감과 절망, 혹은 상처를 극복해내는 데 많은 에너지가 소모된다는 것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기에 억지로 그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하려는 의도가 아니다. 그저 ‘삶’이라는 기나긴 여정을, 여행자인 우리가 지나치게 어렵거나 무겁게만 바라보지는 않았으면 하는 권유의 일환일 뿐이다. 

 

여전히 실패하기 싫은 마음에 매순간 최악과 차악의 상황을 고려하면서 저울질해 살아가는 나 역시, 이러한 종류의 부담감을 내려놓으려면 한참 멀었기에 앞으로 더 배워가야 할 점들이 많다. 따라서, 누군가에게 자신 있게 조언을 할 권위자의 입장은 아니겠지만, 그럼에도 하나의 선택에 일희일비하는 이들에게 조금은 편안하게 발걸음을 함께 옮겨보는 것은 어떻겠냐는 손길을 내밀어보고 싶다.

 

이것이 조금은 더 희망적으로 2024년을 맞이해보려는 나의 새로운 목표이자, 이 글을 읽는 모두에게 전해졌으면 하는 2023년의 마지막 인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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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서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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