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우리는 왜 슬기로운 의사생활을 보며 눈물을 머금을까 - 슬기로운 의사생활 [드라마]

공감의 눈물을 흘릴 수 있는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글 입력 2023.11.27 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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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시리즈와 응답하라 시리즈는 흔히 ‘사람 냄새난다’라고 평가받는다. 하지만 찬란한 현실을 그려 다소 이상적이기도 한 매력이 가득한 드라마. 그중 메말랐던 내 마음을 따스하게 녹여준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에 대해 소개해 보고자 한다.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20년 지기 친구들이 율제병원에서 다시 모이며 시작된다. 누군가는 태어나고 누군가는 삶을 끝내는 병원에서의 하루하루를 그리는 드라마이다. 신원호 PD의 고유한 감성과 촘촘한 스토리라인으로 일상물이지만 지루한 느낌 없이 매 화마다 신선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나는 조금 더 구체적인 작품의 기획의도를 보기 위해서 공식홈페이지를 찾아보기도 하였다.


'언제부턴가, 따스함이 눈물겨워진 시대.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작지만 따뜻하고, 가볍지만 마음 한 켠을 묵직하게 채워 줄 감동이 아닌 공감의 이야기를 전하고자 한다. 결국은, 사람 사는 그 이야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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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슬기로운 의사생활을 봤던 순간을 돌이켜 보면 저 두 문장이 30회 남짓한 드라마의 모든 걸 표현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슬기로운 의사생활을 보며 감동을 받아 눈물을 흘렸다기보다 ‘공감’이 되어 눈물을 흘린다.

 

사실 5명의 의사들이 특별한 사명감이 있지도 남들과 다른 엄청난 기술이나 능력이 출중한 의사가 아니다. 하지만 주어진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며 인간으로서, 의사로서의 자리에서 삶을 살아간다.  감동적인 의사로서의 모습도 분명히 나오지만 그런 이유로 시청자들이 눈물을 흘리진 않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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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슬기로운 의사생활을 보며 눈물을 흘리는 순간에는 내 가족이 아팠던 순간이 떠올라서, 병원에서의 하루하루가 고달픈 순간이 기억나서, 내 가족처럼 아픈 우리 가족을 책임지고 병이 나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모습에, 대단해 보이던 의사 선생님의 인간적인 모습을 보았을 때 등 시청자들이 경험하고, 처해진 상황에 대입시키며 힘들었던 순간에 공감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오랜 기간 투병하던 환자나 가족들은 병원 근처도 가기 싫다고 한다. 그때의 기억이 떠오르며 눈물이 흐르기 때문이다.

 

슬기로운 의사생활을 어쩌면 진부할지도 모르는 의학 드라마의 고전적인 클리셰를 아주 적당히 활용하면서 현실감 있게 풀어낸다. ‘저런 의사가 어딨어? 현실성 없다’가 아니라 ‘나도 병원 갔을 때 느낀 감정이야’와 같은 공감을 자연스레 끌어내며 마음 한 켠을 뭉클하게 만든다.

 

드라마는 스토리, 연출, 연기 모두 중요하지만 이 모든 걸 아우를 수 있는 한 가지가 더 있다. 바로 ost이다. ost는 듣자마자 드라마의 한 장면이 그려지게 만들고 드라마를 보던 개개인의 순간이 사진 찍히듯이 기억에 남게 만든다.

 

슬기로운 의사생활과 더불어 신원호 PD의 작품은 음악이 중요한 치트키 역할을 한다. 슬기로운 시리즈, 응답하라 시리즈 모두 드라마와 더불어 ost가 흥행하면서 작품이 더 성공했다고 말할 수 있다.

  

요즘은 2회에서 3회까지 드라마를 보고선 더 볼지, 아니면 다른 드라마로 넘어갈지 결정하기도 한다. 나 역시 내 취향의 드라마인지 3회 정도에서 확인하곤 한다.

 

3회에서 슬기로운 의사생활이 내 마음을 사로잡은 장면이 있다. PICU(소아중환자실)에서 심장병으로 입원한 아이와 인턴 실습생 ‘홍도’의 만남에서 홍도가 아이의 손을 살며시 만지는 순간이다. 홍도가 손을 만지자 신생아로 보이는 작은 아이가 홍도의 손을 잡는다. 그 순간 쿨의 ‘아로하’가 흘러나온다.

 

나도 모르게 눈가가 붉어지며 자극적인 드라마나 내용이 아닌 일상 소재의 드라마에서도 재미를 느낄 수 있음을 깨닫는 순간이었다. 나는 이 장면이 단순히 감동적이어서가 아닌, 내가 평소에 좋아하던 음악과 함께 마음이 뭉클해 지는 장면이 더해져  내 마음을 사로잡았다고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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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의사생활 역시 앞선 신원호 PD의 작품처럼 ost가 흥행을 넘어 성공했다. 작중에서 미도와 파라솔이라는 5명의 20년 지기 주인공들이 결성한 밴드는 대학생 시절 좋아하던 노래를 함께 부른다. 99학번인 5인방은 ‘벌써 일 년’, ‘아로하’, ‘시청 앞 지하철 역에서’ 등의 노래를 함께 부르고 그에 맞는 스토리라인이 함께 따라오기도 한다.

 

그 시절의 향수를 느끼는 부모님 세대부터 새로운 음악을 드라마를 통해 접하는 20대, 30대까지 서로 공유할 수 있는 메타포가 생기게 된다.

 

특히 작중 간담췌 교수인 이익준 역할을 맡은 조정석의 '아로하 리메이크'는 음원 차트 1위의 자리를 차지하면서 드라마를 접하지 않아도 조정석의 '아로하'는 전 국민이 즐기는 흥미로운 상황도 벌어지게 된다. 오히려 노래를 통해서 드라마의 유입이 많아졌고, 나 역시 그랬다. ost의 중요성을 또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아직까지도 명작으로 꼽히는 드라마이다. 자극적이고 권위적인, 권력욕이 앞선 과거의 의학 드라마와는 다르게 의사로서의 인간을 따스히 다룬다. 인간으로서 삶에서 느끼는 고민과, 의사로서 환자의 죽음을 대하며 생기는 고민을 고스란히 보여주며 시청자들에게 공감을 얻기도, 공감으로 인해 감동을 주기도 한다.

 

앞서 말한 인간으로서의 고민과 의사로서의 고민은 해결되지 않는다. 하지만 개개인의 고민은 5명의 주인공들이 함께 나누면서 한층 성장한다. 어쩌면 5명의 주인공뿐만 아니라 시청자들도 웃음과 눈물을 나누며 성장했을 것이다.

 

결국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의사라는 모두가 우러러보는 직업을 다루는 의학 드라마는 이름 속에 가려진 성장드라마라고 말하고 싶다.

 


[안윤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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