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흥미로운 뮤지컬 백과사전 - 디스 이즈 어 뮤지컬

글 입력 2023.11.24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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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꿈은 한남동의 블루스퀘어에 입성하는 것이다. 그 근처를 지나갈 때마다, 언젠간 이곳에서 상연하는 공연을 보고 말리라 다짐한다. 그런 강렬한 마음과는 별개로 아직도 선뜻 공연 예매를 하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내가 뮤지컬이라는 장르에 큰 감동을 받아본 경험이 없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사실 나는 대형 뮤지컬을 본 적이 없다. 대학 내 대극장이 가장 큰 무대였다. 그저 비싼 가격이 부담스럽게만 느껴지는 탓이다. 하지만 나에게는 너무도 비싼 그 금액을 턱턱 지불하며 회전문(공연을 반복 관람하는 것) 을 도는 친구들이 있다. 그들을 볼 때마다 그저 신기할 따름이었다.

 

뮤지컬에는 한 번 빠지면 헤어 나올 수 없는 매력이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알고 싶어졌다. 너무도 궁금한 그 매력을 나도 경험해 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아직은 비싼 표값을 지불하기에 아는 것이 너무 없기에, 오늘 책 <디스 이즈 어 뮤지컬>을 소개한다.

 

책 <디스 이즈 어 뮤지컬>은 뮤지컬을 사랑하고 뮤지컬을 공연하는 최지이 배우가 국내외의 다양한 뮤지컬들을 소개하는 책이다. 뮤지컬 배우의 손길이 닿은 글인 만큼, 공연 자체에 대한 소개뿐만 아니라 뮤지컬의 구성 및 연출, 넘버(뮤지컬 곡) 등에 대한 소개까지 고루 담고 있다. 하나의 공연을 깊이 있게 다룬다기 보다, 다양한 공연들을 간단하게 소개하고 있다.

 

마치 뮤지컬 백과사전처럼.

 

어디선가 들어본 뮤지컬도 있었고 처음 듣는 이름의 뮤지컬도 있었다. 뮤지컬을 잘 모르는 나에게는 당연하게도 낯선 이름의 수가 더 많았다. 따라서 익숙한 이름이 나오면 절로 반가운 마음이 들었고 더 열심히 소개 글을 읽어 내려갔던 것 같다. 하지만 호기심은 익숙함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다.

 

 

 

디어 에반 핸슨

작사·작곡: 벤제이 파섹, 저스틴 폴


 

뮤지컬 <디어 에반 핸슨>은 아직 국내 초연도 하지 않은 작품이라 더욱 생소한 작품이었다. 저자는 자신의 어린 시절을 회상하며 본 작품을 소개한다. 과거의 자신처럼, 친구들과 편하게 어울리지 못하는 주인공 에반 핸슨을 보며 감정이입을 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뮤지컬 <디어 에반 핸슨>에 매료된 사람은 저자뿐이 아니었다. 브로드웨이에서는 표를 구하는 것이 무척 힘든 작품 중 하나이며 뮤지컬 계의 최고 시상식이라 할 수 있는 토니상 아홉 부문에 노미네이트된 이력을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2024년에 초연 예정이 되어 있다고 한다. 한국에서도 큰 사랑을 받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는 부분이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이 작품의 소개가 인상적이었던 것은 뮤지컬의 넘버 때문이었다. So Big, So Small이라는 제목의 곡으로 힘들어하는 아들을 위로하는 엄마의 마음을 담고 있다.

 

 

너희 아빠가 이 집을 떠났을 때 (중략)

그땐 이 집이 너무 크게 느껴졌고 난 너무 작게 느껴졌어 (중략)

난 지금도 부족하고 앞으로도 그럴 거야 (중략)

그렇지만 난 아무 데도 가지 않고 네 곁에 있을 거야

지금 너의 큰일들이 작게 느껴질 때까지

 

- So Big, So Small 중에서

 

 

지금 너의 큰일들이 작게 느껴질 때까지

  

이 한 줄의 가사가 가슴에 박혔다. 최근 들었던 그 어떤 문장보다 위로가 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나에게도 이런 말을 해주는 사람이 곁에 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과 함께 에반 핸슨을 너무도 사랑하는 엄마의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그 소중한 마음이 나에게도 전달된 것이다.

 

살아가다 보면 문제 앞에 서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럴 때면 내 앞의 문제가 뭐든지 간에 너무도 크고 어렵게 느껴진다. 과연 내가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감당할 수 있을까?

 

앞이 보이지 않는 불안한 마음이 든다. 하지만 시간은 흐르고 괴로움도 흐른다. 시간이 지난 후 다시 그 문제를 들여다보면, 실은 별거 아니었다는 생각이 든다. 그때의 나에겐 세상 전부처럼 느껴졌던 문제가 콩알만 해 보이는 것이다.

 

So Big, So Small의 가사를 보고 다시금 마음을 다잡아보았다. 어떤 문제든 작게 느껴지는 순간이 찾아온다 믿어보기로 한 것이다. 끝이 있다는 확신만으로도 한 걸음을 더 내디딜 힘이 생긴다. 다만 그런 결심을 한 나를 응원해 주는 누군가가 곁에 있어주기를 바랄 뿐이다.
 
나의 큰일들이 작게 느껴지는 순간까지, 곁에 함께 해줄 당신과 함께라면 기꺼이 오늘의 문제와 마주해보리라 다짐한다.

 

 

[김규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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