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G는 파랑

글 입력 2023.10.16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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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가 음악을 기억하는 방법


김겨울, 김호경 추천.

책과 음악을 좋아한다면

사랑에 빠지고 말 이야기들

 

 

'솔은 파랑'이라는 뜻의 [G는 파랑]은 피아니스트 김지희가 지금껏 만나온 클래식과 재즈를 그만의 특별한 감상법으로 안내하는 책이다. 감상이란 '감각하는 상상'이라고 말하는 그는 음악을 청각은 물론 시각, 촉각, 후각, 미각까지 총동원해 상상해보고 마음에 짙게 남긴다. 마치 칸딘스키가 음악을 색채로 표현했던 것처럼 공감각을 통해 음악을 세세히 묘사해보는 방법이다.

 

흔히 클래식 음악은 어렵고 비싸다는 편견이 있다. 하지만 이 감상법에는 음악적 지식이나 경험이 필요하지 않다. 누구나 지금 당장 음악을 틀고 상상해보기만 하면 되기 때문이다. 그 대신 아주 자세하고 구체적인 상상력이 필요하다고 김지희는 말한다. 만약 음악을 듣고 떠오른 사람이 있다면, 그는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지, 어떤 옷을 입고 있고, 어떤 향기를 풍기는지, 음악을 들을 때 어느 쪽 귀에 먼저 이어폰을 꽂는지 등까지 세세히 생각해보는 것이다. 이 책은 그러한 방법으로 100여 곡의 클래식과 재즈를 소개한다. 클래식을 소개하는 많은 책 중에서도 가장 다정한 방식으로 음악 세계를 소개하는, "좋은 음악을 좋아하는 음악으로" 만들어주는 보석 같은 음악 에세이다. 담백하면서도 유려한 그의 묘사를 읽고 있으면 어느새 '클래식을 좋아하는 사람'이 되어 있을 것이다.

 

피아니스트는 우리와 다르게 음악을 들을까? 그리고 피아니스트는 그 수많은 음악을 어떻게 듣고, 어떻게 기억할까? 이 책은 '피아니스트가 음악을 기억하는 방법'이라는 부제를 가지고 피아니스트가 음악을 어떻게 접하고, 듣고, 기억하는지, 나아가 어떻게 자기 것으로 만드는지 풀어낸다.

 

1장 '몸으로 기억하기'에서는 말 그대로 온몸을 통해 음악을 듣고 그것을 내 것으로 만드는 감상법이 모여 있다. 하나의 음악을 들어보고, 만져보고, 맡아보고, 먹어보면서 음악을 아주 구체적으로 묘사하는 것이다. 또한 피아니스트로 살아가며 기억하게 된 재밌는 에피소드들이 담겨 있다. 가령 엉덩이에 물집이 생길 정도로 연습을 하고 나서야 들리기 시작한 음악 이야기, 가장 좋아하는 작곡가 이야기, 음악과 수학을 비교하면서 새롭게 들리게 된 음악 이야기 등이 있다.

 

2장 '마음으로 발견하기'는 음악에 대한 고민이 곧 삶과 사람에 대한 고민이었다는 사실을 깨달은 피아니스트가 해주는 이야기다. 첫사랑과 함께 듣고 잃었던 음악, 동료 음악가 친구들을 시샘했던 솔직한 기억, 어두운 시절을 함께 보냈던 친구와의 재회, 현대음악이라는 낯선 장르를 좋아하게 된 계기 등 피아니스트만이 할 수 있었던 경험과 생각이 담겨 있다. 이 장의 가장 특별한 점은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은 한 인간 김지희가 삶을 통과하면서 예술가 김지희로 점차 변해가는 과정이 무척 사랑스럽게 묘사되어 있다는 점이다.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그가 보여주는 삶의 통찰력은, 그의 이야기를 읽고 있는 우리까지 생각에 빠지게 만든다.

 

3장 '음악으로 살아가기'는 말 그대로 음악을 곁에 두고 살아가는 그의 이야기다. 일기보다 솔직하게 쓰인 3장은 앞에서 차곡차곡 쌓아 올려진 김지희라는 사람의 이야기에 대미를 장식한다. 자칫 너무 개인적인 이야기로 읽힐 수 있는 이 장의 중간중간에는 음악 용어를 설명하는 에피소드가 함께 엮여 있다. 그래서 지금까지 '감각'으로만 들어왔던 음악을 '앎'으로 나아가게 만든다. 첫 장부터 순서대로 읽으면 피아니스트 김지희가 읽히고, 순서에 상관없이 읽고 싶은 음악과 에피소드부터 읽으면 통찰력과 묘사가 빛나는 에세이가 읽힌다.

 

미국에서 클래식 피아노를, 프랑스에서 실내악을, 영국에서 오페라 코칭을 배운 피아니스트 겸 오페라 코치 김지희는 음악적 성취 이외에도 글쓰기에 내내 관심이 있었던 이야기 많은 음악가다. 지난 3년간 무료로 음악 메일링 서비스 [어쿠스틱 위클리]를 시작한 것은 좋은 음악을 좋아하게 만들고 싶다는 마음과 클래식 음악의 편견을 깨뜨리기 위함이었다. 실제로 클래식과 재즈 입문자는 물론 음악 전공생까지 사랑하게 된 음악 채널로 거듭난 [어쿠스틱 위클리]는 입소문만으로 만여 명의 구독자를 모았다.

 

그동안 수많은 출간 제의와 단행본을 만들어 달라는 구독자들의 요청이 있었던 [어쿠스틱 위클리]가 마침내  [G는 파랑]이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었다. 구독자 중 [아무튼, 피아노]를 쓴 김겨울 작가는 "약속된 위로의 소식을 받은 듯 두근대며 메일함을 열어보곤 했다"며 이 책의 출간을 축하했고, [아무튼, 클래식]을 쓴 김호경 작가는 "김지희의 글은 독자의 감상 팔레트에 색을 추가한다"며 클래식 음악 독자의 저변을 넓힐 이 책을 환영했다. 김지희는 탄탄한 바탕 위에서 누구나 음악의 진정한 기쁨을 맛보고 사랑할 수 있도록 온 마음에 스며드는 음악인의 음악 감상법을 이 책에서 공유한다.

 

 

[박형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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