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2023 서울 오페라 페스티벌 '그랜드 오페라 갈라쇼'

글 입력 2023.10.16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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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포스터_서울오페라페스티벌.jpg

 

 

2017년 오페라 공연을 시작으로 '서울 오페라 페스티벌' 포스터를 보면 나는 늘 '올 게 왔군'이라고 생각한다. 그만큼 이 축제는 나에게 친숙하다. 그리고 17년, 18년, 19년, 21년 그리고 23년 공연까지 볼 수 있음에 감사하기도 했고 어렵게만 느껴졌던 오페라를 이번에는 어떤 마음으로 보게 될지 궁금하기도 했다.

 

'그랜드 오페라 갈라쇼'는 18년에 본 이후로 처음이었는데 그 당시에 야외의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진행했던 공연이 이번에는 강동아트센터 대극장 한강에서 진행된다고 하니 조금은 진지한 분위기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특히 이 페스티벌은 한번 빼고 모두 다 엄마랑 다녀왔었는데 이번에도 엄마와 함께 가기로 약속을 했고 우리는 강동 아트센터로 향했다.

 

첫 시작은 아르텔필 하모닉 오케스트라와 윤혁진 지휘자님께서 '카르멘 서곡'을 연주했다. 오페라를 잘 알지 못하는 사람도 티비에서 한 번쯤은 들어봤을 음악으로 공연을 시작하니 연주에 집중하면서 공연을 즐길 수 있는 선곡이 된 것 같았다.

 

나 역시 몸을 살짝 들썩이며 이 노래를 즐겼는데 내가 참 편안하게 듣는구나를 느꼈다. 예전에는 내가 잘 모르는 분야의 공연을 보고 글을 쓰는 것에 부담감이 있어서 뭔가를 느껴야 할 것 같아 머리를 잔뜩 굴렸는데 이번에는 온전히 마음으로 느낄 수 있는 공연을 보고 갈 것 같다는 좋은 느낌이 들었다.

 

두 번째 곡은 '카르멘의 하바네라'를 최승현 소프라노가 불렀다. 이는 작년 (여자) 아이들이라는 아이돌 가수의 - 누드(Nxde)라는 곡에 샘플링이 되었던 곡이기도 했는데 그전에도 들어본 적이 있는 곡이었다. 그래서 더 친숙했고 소프라노의 노래, 몸짓, 표정에 집중하며 공연을 볼 수 있었다.

 

이 두곡 이후, 1부에서 11곡을 더 관람할 수 있었는데 내가 이번 공연을 통해 느낀 것은 '아는 것의 힘'이었다. 친숙하고 아는 노래라는 자신감이 있을 때 그 노래에 더 잘 집중했고 표정, 몸짓, 소리까지 다양한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특히 플루트 연주를 취미로 하는 엄마는 공연의 플루트 소리가 너무 좋다고 이야기하셨는데 나는 사실 플루트 소리를 잘 느끼지 못했다가 엄마가 그 이야기를 한 후에 플루트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예전의 나는 많은 것을 알고 가면 틀에 박힌 생각을 할까 봐 걱정했는데 어느 정도 잘 알고 있을 때도 충분히 공연을 즐길 수 있고 다양한 생각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이번에 알게 되었다.

 

훌륭한 성악가들의 공연과 함께 1부는 '미라클 보이스 앙상블'이라는 감동적인 팀의 오페라 공연으로 마무리되었다. 발달 장애인 성악가들로 구성된 최초의 혼성 성악 앙상블이라고 한다. 이탈리아 민요 '푸니쿨리 푸니쿨라'를 불렀는데 에너지가 넘치는 곡이라 듣는 내내 신이 났다.

 

서로를 다독이면서 행복하게 웃는 모습으로 노래를 부르는 모습이 기억에 많이 남았다.

 


★그랜드오페라갈라쇼.JPG

 

 

2부에서도 10곡의 다양한 곡으로 노래를 즐겁게 들을 수 있었다. 노래의 제목을 보고 느껴지는 느낌이 음악의 분위기를 전반적으로 보여준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노래가 한 곡씩 끝날 때마다 그 다음 곡의 제목을 알려주는 섬세함이 참 좋았다.

 

또한 이번에는 성악가들이 노래를 부를 때의 몸짓이 유난히 눈에 띄었다. 꽤 자유롭게 움직이는 성악가들을 보면서 왜 전에는 이런 게 나에게 보이지 않았을까 생각해 보기도 했다.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공연을 본다는 것은 참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오케스트라의 연주와 지휘자의 호흡, 성악가들의 노래까지 다 함께 이루어진 이 공연이 나에게는 감사함, 감동, 사람이 어떻게 저런 소리를 낼 수 있지?라는 감탄으로 이끌었다.

 

공연을 보고 난 후, 엄마와 기억나는 노래들을 흥얼거리며 밥을 먹으러 갔다. 익숙하게 알고 있는 곡을 즐길 수 있는 마음, 새롭게 접한 노래들을 알게 된 만큼 내년에도 기회가 된다면 또 공연을 보러 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매번 다양하게 접할 수 있는 무궁무진한 오페라의 세계. 그렇게 선선한 가을밤의 오페라 공연은 나에게 또 한 번의 새로운 경험을 선사해 줬다.

  

 

 

김지연.jpg

 

 

[김지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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