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컬러가 있어 아름다운 세상 - 컬러 인사이드

눈으로 들어오지만, 마음에서 느끼는 것
글 입력 2023.09.16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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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적색 신호에 멈추고, 청색 신호에 건너야 할까? 왜 여자는 분홍, 남자는 파란색이 익숙할까? 색에 대한 고민은 늘 해왔었다. 분명 색은 물리적인 것에 그치지 않는다. 철학과 사상같이 정신적인 가치를 담고 있는 확실한 시각적 언어다.


책 <컬러 인사이드>는 아홉 가지 컬러의 시각적 특성과 심리적 영향,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우리 삶 속에 뿌리 깊게 박힌 컬러의 특성을 파악해 재미있게 전달한다. 작가는 색을 가지고 20년간 꾸준히 일해 온 황지혜 디자이너다. 오랫동안 색을 연구하고 사용해 온 만큼 이 책은 저자의 삶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다.

 

"태어나 처음 눈을 뜨는 순간부터 우리는 매일의 삶 속에서 빨간, 파랑, 초록과 같은 수십, 수백 가지의 컬러들을 마주합니다. 이 같은 컬러들은 우리의 감성을 건드리기도 하고, 우리를 표현하기도 하는 중요한 시각 언어가 됩니다. 또한, 맛과 향, 소리, 촉감과 함께 우리의 일상을 풍성하게 만들어주는 즐거움이자 선물이기도 합니다." - p12 저자 황지혜


컬러인사이드 표지2.jpg

 

 

책을 읽으면서 인상 깊었던 컬러가 있다면, 대조적인 의미를 담고 있는 컬러들이었다.

 

먼저 초록, 초록은 자연의 색이기에 마음을 평온하게 해주는 컬러다. 이는 가시광선 스펙트럼의 한가운데 위치해 있다는 점에서도 중립적인, 조화와 균형을 나타낸다. 그래서 녹색 불은 안전을 뜻하고, 수술복이 그린인 것이다.

 

그런데 마녀와 괴물과 사악한 존재들이 종종 그린 컬러로 묘사되기도 하며, 독약과 곰팡이, 죽은 동물의 사체에 보이는 특유의 탁한 녹색 빛은 죽음을 대변하기도 한다. 아이러니한 색의 의미와 사용에서 나는 영화에서 효과를 입히기 위해 사용하는 크로마키 그린이 떠올랐다. 이 또한 자연적인 것들 없애는 역할을 하는 색이 아닌가?

 

다음은 블랙, 이 컬러는 컬러인가 아닌 가에서부터 의견이 대조적이다. 인상주의의 선구자 르누아르는 블랙을 '색의 여왕'이라고 했으나, 모네는 블랙은 색이 아니라고 주장했다고 한다. 일화로 모네의 관에 덮인 검은 천을 그의 오랜 친구 조르주 클레망소가 모네에게는 검은색은 없다며 걷어냈다고 한다. 흔히 껌껌한 곳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것이라 여긴다.

 

그런데 모든 색을 다 더했을 때의 색이야말로 검정이 아니던가? 색이 사용되는 과정에서 생겨난 의미와 가치들을 읽다 보니, 색에 대한 그동안의 편견이 무너지고 풍부하게 세상의 색에 대한 의미를 찾게 되었다.

 

왜 영국은 레드를 좋아하는지, 왜 BTS를 대표하는 컬러는 보라색인지 등, 컬러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과정에서 나는 더욱 풍부한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 또 색 하면 빠질 수 없는, 내가 사랑하는 야수파 화가들이 책에 자주 등장한다. 늘 야수주의 작품에서 색채의 해방을 감상하며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에 대해 생각하였는데, 이 책 또한 비슷한 고민을 하게 만들었다.


눈으로 들어오지만, 마음에서 느끼는 것이 바로 색이 아닐까. 그동안 아무 이유 없이 특정 색을 좋아한다고 생각했는데,  그러한 선호에는 내가 느끼고 싶은 감정, 유지하고 싶은 심리 상태 혹은 가치가 무의식적으로 반영된 것 같다. 즉, 나에게 부족한 색을 알게 되었다. 이 책은 디자이너는 물론 색상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에게 유용한 자료가 될 것 같다.

 

"컬러는 우리의 생각과 우주가 만나는 장소다" - 파울 클레, 화가

 

 

[김소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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