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춤을 추며 절망이랑 싸울 거야 [음악]

우리의 세대가 마지막이 되지 않도록
글 입력 2023.08.26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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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도 안 되는 일이라는 걸 알면서도 나는 더러 종말에 대해 생각하곤 한다.

 

내가 죽으면 어떡하지? 사랑하는 사람이 죽으면 어떡하지? 같은 고민을 넘어서서, 세상이 망해 버리면 어떡하지? 같은 상상을 하게 되곤 한다.

 

요즈음은 그런 일이 아주 허무맹랑한 상상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캘리포니아 해변의 조개들은 40도가 넘는 기온에 입을 벌려 폐사했고, 한국의 출산율은 0.8명대를 기록했고, 추모가 가시지 않은 거리에는 칼을 들고 활보하는 사람들이 왕왕 목격된다.

 

이러다 정말 세상이 망해버리는 건 아닐까?

 

모든 게 끝장이 나 버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내가 하는 모든 활동에 대한 동기를 순식간에 바보같은 낙관으로 바꾸어 버린다.

 

그렇게 점점 미래에 대한 회의와 불안이 마음속에서 자라고, 열정과 꾸준함에 대해 회의를 품게 된다.

 

그것이 비단 나만의 일은 아니라고 믿는다. 우리 모두는 현재를 살아가는 것만으로도 너무나 큰 두려움을 견뎌야 하는 세대다.

 

오늘은 그런 불안안 우리들을 위한 플레이리스트를 소개하고자 한다. 마음속의 회의감을 마주하되, 거기에 잡아먹히지는 말자. 다음 세대를 포기하지 말자, 라고. 기꺼이 용기를 전달하는 노래들을.

 


 

1. Antifreeze - 검정치마 


 

 

 

"우리 둘은 얼어붙지 않을 거야 바닷속의 모래까지 녹일 거야, 춤을 추며 절망이랑 싸울 거야 얼어붙은 아스팔트 도시 위로"

 

 

첫 번째 노래는 검정치마의 Antifreeze. 주제에 가장 어울리는 노래라고 생각해 첫 순서에 배치했다.

 

노래의 요지는 결국 사람이 사람과 함께할 때의 희망이다.

 

또 다른 빙하기가 찾아와도 36.5도의 열기들이 모여 얼음을 녹일 것이다. 너와 나의 세대가 마지막일 것처럼 보이는 환경 속에서도 춤을 추며 절망과 싸우자. 담담하게 희망을 버리지 말자고 이야기하는 노랫말처럼, 우리도.

 

 

 

2. Desert Eagle - 실리카겔 


 


 

"기계와 친구가 되는 공장에서 신비한 힘을 느끼고, 이 사막에서 꼭 살아남자 마지막 행복을 위해"


 

다음은 실리카겔의 Desert Eagle이다.

 

실리카겔은 뙤약볕이 내리쬐는, 끝없는 사막을 횡단하는 독수리를 통해 끈질진 생명력을 표현한다.

 

독수리가 사막 한가운데서도 살아남듯, 우리도 삶의 최전선에서 살아남자는 메세지를 건네는 것이다.

 

삶을 촉구하는 데엔 이렇게나 우아한 방식의 촉구도 존재한다.

 

 

 

3. Atlas falls - Shinedown 


 


 

"Don't give up now There's already so much at stake, If Atlas falls I'll rise up and carry us all the way."

 

포기하지 마, 이미 너무 많은 위험이 있었잖아, 만약 아틀라스가 무너지더라도 내가 일어서서 끝까지 우릴 책임질게

 

 

샤인다운의 Atlas falls는 코로나 기간 유리된 세상에 희망의 메세지를 전달하기 위해 발표된 곡이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아틀라스는 어깨로 세상을 떠받치는 거인이다. 그런 아틀라스가 중심을 잃고 떨어져버렸을 때, 내가 세상을 떠받쳐 줄 테니 걱정하지 말라는 가사를 담고 있다.

  

앨범 표지에서도 이가 잘 드러난다. 아틀라스가 없어진 세상의 밑에, 여러 명의 손바닥이 아틀라스의 자리를 대신한다.

 

다정한 노래다. 세상이 멸망하는 날에도 똑같이 그렇게 할 것이라고, 상냥하게 외치고 있지 않은가.

 

 


4. The Light Behind Your Eyes - My Chemical Romance


 

 

 

"Never let them take the light behind your eyes, One day I'll lose the fight, As we fade in the dark, Just remember you will always burn as bright."

 

그들이 네 눈동자 너머의 빛을 가져가게 놔두지 마, 언젠가 내가 싸움에서 지고, 우리가 어둠에 바래지더라도 그저 기억해. 넌 언제까지나 밝게 빛날 거야

 

 

마지막은 마이 케미컬 로맨스의 The light behind your eyes다.

 

노래의 메세지는 명확하고, 또 호소력 있다. 네 눈동자의 빛을 잃지 말고 살아가라,다.

 

노래는 우리에게 당장 이기라고 말하지 않는다. 다만, 어떤 싸움에서 지더라도 네가 가진 빛을 잃지 말라고, 그건 아무도 너에게서 빼앗아갈 수 없는 것이라고 전한다.

 

희망을 잃지 않게 만드는 힘은 이런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꼭 이겨라는 말보다는 승패에 관계없이 너만이 가진 가치가 있다는 걸 잊지 말라고 말해주는 것.

 

그런 따뜻함이 듣는 이에게 이런 세상에서도 빛을 잃지 않고 살아갈 힘을 준다. 그렇게 믿는다.

 

 

[김나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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