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새로운 것을 생각해내는 용기 - 앙리 마티스, LOVE & JAZZ

글 입력 2023.08.17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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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채로운 색의 향연과 정형화되지 않은 형태를 이토록 예술적으로 표현할 수 있을까?

 

예술가들의 예술가이자, 많은 이들에게 끊임없이 영감을 불어넣고 있는 앙리 마티스의 작품은 20세기를 걸쳐 현재에 이르기까지 그 가치를 더해가고 있다. 흔히 떠올리는 예술의 정의가 '(··) 감상의 대상이 되는 아름다움을 표현하려는 인간의 활동 및 그 작품'이라면 이번 전시는 그의 작품 이면에 깃든 마티스의 활동 즉, 예술과 삶을 관조하는 일련의 과정을 조망하고 싶다.

 

어쩌면 '색채의 마술사'와 '야수파' 등과 같은 작품 및 미술사조를 지칭하는 것은 일부에 지나지 않는 단편적인 면만을 강조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예술가이자 인간으로서 필연적으로 마주할 수밖에 없었던 생애의 마지막 챕터에서 앙리 마티스가 마주한 것, 그 자체로 예술적인 삶에 대한 물음 그리고 이를 대하는 태도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한다.

 

그래서인지 생애 마지막 10년 동안 몰두했던 '컷아웃 Cut-Outs' 작품들은 더욱 감각적으로 느껴진다. 추가로 작품을 작업하면서 오랫동안 고민했던 '드로잉과 색채 사이의 영원한 갈등'과 그에 따른 해결책을 찾았다는 설명글은 변화의 흐름 속에서도 본인만의 가치를 끝없이 추구한 예술가의 고뇌가 느껴진다.


 

"난 그림을 그리지 않는다. 난 눈으로 생각한다."

 

_ 앙리 마티스 (Henri Matisse)

 

 

2-1. 재즈.jpg

 

 

책을 수집하거나 원화를 구입하기 어려웠던 사람들이 대안으로 주목했던 '아티스트 북' 화가들의 판화를 수록했으며, 프랑스의 뛰어난 판화 공방에서 한정판으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마티스는 가깝게 지낸 <베르브> 잡지의 편집자 테리아드의 권유로 1934년 컷아웃 기법의 작품과 컬러 판화, 그리고 자신만의 글을 담아 아티스트 북 <재즈>를 완성했다. 


특히 그의 대표작 중 하나인 컷 아웃 시리즈 <재즈>는 어린 시절부터 바이올린을 연주하여 자신의 음악 세계를 확장하고, 이에 영감을 받아서 그림으로 표현했다. 여기서 재즈 애호가의 면모를 살펴볼 수 있는데 그림의 특징은 바로 리듬감 즉, 선과 색상을 활용한 조화 및 현대 미술의 독창적인 접근을 제시한다. 

 

 

"화가는 음악가가 악기의 음색과 강도를 선택하듯 자신에게 맞는 강도와 깊이로 컬러는 선택한다."

 

_ 앙리 마티스 (Henri Matisse)

 

 

2-8. 결정적 순간.jpg

 

 

오늘날 한정판 아트북, 전시회 도록 등과 비슷한 형태를 띠는 '아티스트 북'은 당시에 원화를 구하기 어려운 사람이나 책 수집가들 사이에서 큰 관심을 받았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몰두하고, 취향에 따라서 수집한 아티스트북을 소개하는 장면을 떠올려보니, 이와 연결해서 미술과 책에 관한 각종 이야기와 정보를 교류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머릿속에 그려졌다.

 

더욱이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의 사진집 <결정적 순간>과 같이 다른 예술가와의 협업에서 글자를 직접 쓰고, 그림을 그려 배치하여 편집한 표지는 이 자체로도 하나의 예술 작품이 되었다. '예술의 결합'이라는 큰 관점에서 보아도 두 예술가의 만남은 무한한 호기심 자극한다. 

 

이처럼 작업이 어려운 상황 속에서 '아티스트 북'을 통한 예술 활동을 이어간 앙리 마티스는 <샤를 도를레앙의 시><스테판 말라르메의 시>에 깊은 영감을 받아 비교적 작은 사이즈의 판화 드로잉을 작업했다. 그리고 시와 그림을 엮어서 '사랑의 시'가 담긴 한 권의 책이 완성되었다. 

 

책이라는 매체를 통해서 보다 많은 사람이 시각적인 감각에 더욱 주목하게 된 계기를 마련한 위와 같은 작업은 과거로 일컫는 그 당시에도, 그리고 현재와 미래로 향하는 연결성을 부여한다. 아름다운 것에 더욱 의미를 부여하고 책을 고를 때도, 책의 내용과 이를 관통하는 주제 및 소재에 주목하여 표지를 바라볼 때도 물성으로서의 책은 그 가치를 더해간다. 

 

 

사진자료 07 앙리 마티스 특별전 전시 전경_메종 마티스 소품.JPG

 

 

전시장 초입과 섹션 4에서는 앙리 마티스의 4대손 장 마류 마티스가 설립한 라이프스타일 부티크 '메종 마티스'의 작품들을 선보이며, <앙리 마티스, LOVE & JAZZ>을 통해서 한국 최초로 마티스 탄생 150주년 기념 에디션을 관람할 수 있다. 

 

심벌과도 같은 '푸른색'을 활용한 공간 구성과 마티스의 작품을 모티브로 재해석한 화병과 그릇, 그리고 액자 속 작품처럼 벽면에 걸린 블랭킷은 일상적인 곳에서 마티스의 작품을 향유할 수 있는 순간을 제공한다. 전시장 곳곳에서 볼 수 있는 많은 예술가의 이야기에서 어쩐지 앙리 마티스와의 연결고리를 하나씩 발견하는 재미를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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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예술에 꾸준히 관심을 가지고 이와 관련된 활동을 즐기며, 예술에서 영감을 받아서 삶의 여러 영역에 걸쳐 영향을 받은 사람은 또 어떤 모습으로 연결되어 있을까.

 

"창의성에는 용기가 필요하다."라는 마티스의 말처럼 다양한 형태로 예술 활동을 하는 많은 사람의 이야기에서 예술의 정의를 새롭게 덧붙여볼 수 있을 것만 같다.


팸플릿에 부착된 색종이를 원하는 모양에 따라 자르고, 나만의 '컷아웃'을 작업하면서 잠시나마 새로운 것을 생각해내는 일에 몰두했다. 이어서 앙리 마티스와의 연결고리를 발견했는데, 앞으로 어떤 색과 모양으로, 그리고 어떻게 연결될 수 있을지 사뭇 궁금해졌다. 각자의 창의성에 기대어 더 다채로운 색과 모양으로 빛날 수 있도록 용기가 필요한 때이다.

 

 

[안지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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