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나는 개인주의자다, 개인주의자 선언 [도서/문학]

글 입력 2023.07.25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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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기변환]개인주의자 선언 책표지.jpg

 

나는 평소 내가 어떤 집단에 속하든 집단의 일원이라면 거의 필수적으로 참석해야 하는 회식 문화, 직급이나 연차에 따라 사람들에게 요구받는 성격 등 집단적인 문화를 꺼리고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나의 행복이라는 것이라 생각한다.


이 책을 집필한 문유석 판사는 책의 내용이 시작하기에 앞서 자신을 이렇게 소개한다.


 

소년 시절부터 좋아하는 책과 음악만 잔뜩 쌓아놓고 홀로 살아가고 싶다고 생각했던 개인주의자였다. 요령껏 사회생활을 잘해나가는 편이지만 잔을 돌려가며 왁자지껄 먹고 마시는 회식 자리를 힘들어하고, 눈치와 겉치레를 중요시하는 한국의 집단주의적 문화가 한국 사람들을 불행하게 만든다고 믿는다.

 


이렇듯 문유석 판사는 사람들이 집단주의 문화 속 개인주의자가 되기를 바라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고, 나와 많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기에 책에서 공감이 가는 내용 또한 많을 수밖에 없었다.


책의 본문에서 ‘수직적이고 획일적인 문화, 틀에서 벗어나면 본인이 잘못된 것 같은 집단주의적인 경향이 개인의 행복을 무너뜨린다. 타인과의 비교에 대한 집착이 무한경쟁을 낳는다’는 내용이 나온다.

 

우리 사회에서 이루어지는 획일적인 문화가 반드시 악하다는 것이 아니다. 분명 우리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문화도 있을 테다. 하지만 사회의 집단이 당연히 여기는 절차를 따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왜 이 절차를 따르는지, 이 절차를 통해 무엇을 이루고자 하는지에 대한 생각이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


같은 과의 많은 학생은 임용고시에 합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렇기에 대부분 여러 가지 외부 활동을 하기보다는 학과 공부에 매진한다. 그러나 나는 대학에 들어와 학보사 활동, 아트인사이트 컬쳐리스트 활동 등 다양한 활동을 한다.


다양한 활동을 하며 시야가 넓어지고 하나하나를 성취할 때마다 뿌듯함도 생기지만, 나를 제외한 같은 과의 대부분 학생이 임용이라는 것을 바라보고 있는데 시간 낭비인건가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이러한 생각이 드는 이유는 결국 집단주의 문화로 인해 발생하는 것이다. 우리 과가 임용 공부에만 몰두하는 문화이기 때문에 나도 그 문화를 따라가고자 한 것이다.


따라서 원래도 개인주의적인 경향이 있었지만, 앞으로는 철저히 합리적 개인주의자로 나아가야겠다고 다짐하였다. 결국 이러한 활동을 하는 것은 내 행복을 위해서이고, 타인과 비교하지 않고 내 갈 길을 바라보아야 내 행복을 이룰 수 있기 때문이다.

 

*

 

「개인주의자 선언」에서 인상 깊은 점은 책의 내용에 앞서 나와 있는 작가의 자기소개이다. 보통은 자기소개를 할 때 고향이 어디이며, 어떤 학교를 졸업했는지, 현재 어떤 직업을 가지고 있는지 등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러나 문유석 판사는 현재 어떤 직업으로 활동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만 이야기한 후 자신이 왜 개인주의자인지, 개인주의가 왜 필요하고 집단주의는 왜 사람들을 불행하게 만드는지에 대한 본인의 생각을 펼친다.


전에 시 '아닌 것'에 대한 오피니언을 작성했을 때 자기 소개할 때 형식적으로 말하는 이름, 나이, 대학 같은 것들은 ‘나’라는 사람을 정의할 수 없는 것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누군가를 만날 때 상대방의 세계를 접하기 위해서는 내가 믿는 것이 무엇인지, 내 가치관이 무엇인지 알아가면서 상대방에게 나의 세계를 점점 더 보여주는 것이다.


그렇기에 이러한 문유석 판사의 자기소개는 그의 세계를 볼 수 있도록 만들어 준 것이라 생각한다. 자신의 출신, 고향, 나이 등을 내세우는 것보다는 책을 읽기 전부터 한 사람의 세계에 대해 직접적으로 알게 되는 것이다.


또한, 집단적으로 따르는 일반적인 자기소개의 형식이 아니라 자신이 추구하는 것과 자기 생각을 이야기하였기 때문에 이러한 자기소개의 방식부터 작가가 개인주의자의 특징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책에 이런 구절이 나온다.


 
노력은 소중하고 필요한 것이지만 맹목적인 노력만이 가치의 척도는 아니다. 무엇을 위해 노력하는지 성찰이 먼저 필요하고, 노력이 정당하게 보상받지 못하는 구조에 대한 분노도 필요하다.
 

 

그동안 어떤 노력이든 노력은 가치 있는 것이라 생각하였다. 특히나 이십대의 노력은 앞으로 자신이 가야 할 방향을 설정한다는 점에서 다른 나이대의 노력보다 더 중요하고 밀도 있는 것이라 생각하였다. 하지만 이 구절에서는 노력 그 자체만으로 가치의 척도가 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노력해야 한다고 말하는 사회 안에서 계속해서 노력하는 개개인은 노력을 강조하는 문화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왜 노력하는지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 또한, 노력과 보상이 비례하지 않은 사회에 대한 의문과 분노도 품어야 한다.


결국 집단 문화 때문에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왜 노력을 하는지, 내가 왜 이 방향으로 걸어가고 있는지 스스로 질문을 던지는 것이 필요한 것이다.

 

 

 

송유빈.jpg

 

 

[송유빈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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