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당신의 바다를 찾길 바라며 – 화가가 사랑한 바다 [도서]

당신이 발견한 바다는 무엇인가요? 도서 <화가가 사랑한 바다>를 읽고
글 입력 2023.07.13 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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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다는 감각 자체가 무뎌지는 순간이 있다.

 

인간은 생각하는 동물이라지만 바쁜 일상에 치일 때면 가고자 하는 목표가 무엇인지 생각할 겨를도 없이 주어진 하루를 살아내느라 급급해지곤 한다.

 

그럴 때면 문득 바다가 떠오른다. 이 캄캄하고 광활한 우주 어딘가에서 아주 미세한 푸른빛을 내고 있을 나의 행성. 지구의 푸른빛의 근원인 바다는 내가 살아 머무는 지금 이 순간이 거대한 우주의 일부라는 사실을 새삼스럽게 한다.

 

바다는 나의 존재와 이 시공간, 나아가 ‘살아있다’는 감각 자체를 깨어나게 한다.

 

 

바다는 화가의 내면에서 여과되어 각자의 사연을 품고 캔버스에 칠해졌습니다. 같은 바다는 없었습니다. 모두 각자의 바다를 가지고 있었죠.

 

(5p)


 

올여름 가장 청량한 책이 찾아왔다! 그림에 이야기를 입히는 정우철 도슨트가 전하는 명화에 담긴 101가지 바다. 지친 일상에 작은 쉼이 필요한 당신에게 18인의 거장과 떠나는 푸른빛 항해를 선물한다.

 

빈 센트 고흐, 클로드 모네, 파블로 피카소부터 에드워드 호퍼, 라울 뒤피, 앙리 마티스까지. ‘바다’라는 공통의 테마를 통해 만나는 18인 화가의 삶과 101가지의 작품을 통해 각 예술가들만의 개성을 면밀히 살펴볼 수 있게 된다.

 

저마다 다른 삶을 살았던 예술가들이기에 그들의 삶을 녹여낸 작품 속 바다는 다채로운 이야기로 가득하다. 정우철 도슨트는 101가지의 바다를 만나는 과정을 통해 책을 덮은 독자들이 자신만의 102번째 바다를 발견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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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장을 넘기는 모든 순간이 설레고 신비로웠지만, 101개 중 유독 내 마음을 동하게 하는 바다들이 존재했다.

 

생동감이 넘치는 풍경 속 한 점의 고독을 피워낸 호퍼의 바다와 자연의 숭고함과 유한한 인간 삶을 대비한 프리드리히의 바다, 그리고 완성되지 않아 더 아름다운 아이바좁스키의 바다.

 

모든 예술작품이 그렇듯이 작품이 전하는 메시지가 나의 삶과 닿아 있을 때 감동이 커지는 법이다. 101가지의 작품 속에서 내 마음을 움직이는 바다를 발견하는 과정은 나만의 102번째 바다를 찾는 길로 연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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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당한 이유를 찾지 못했을 때부터 바다를 좋아했다.

 

내가 사랑하는 푸른빛과 청량한 분위기. 포말로 남은 파도의 잔상과 철썩일 때마다 들리는 살아있다는 외침. 나를 짓누르던 고민을 어루만지던 다정한 품과 언제든 돌변하여 나의 존재를 무력하게 만들 수 있는 거대한 힘.

 

삶의 위로이든 생존의 위협이든, 살아있는 바다를 마주할 때 비로소 살아있는 나를 느낄 수 있었다. 책을 읽고 발견한 102번째 바다, 내가 사랑하는 바다는 ‘살아있는’ 바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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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바다를 보면서도 다른 감상을 한다. 바다가 다른 것이 아니라 각자의 삶이 다르기 때문이다. 바다의 사랑스러움은 결국 삶의 아름다움에서 기인하는 것은 아닐까.

 

18인 화가의 삶이 녹아 있는 바다를 따라 찾을 102번째 바다에는 분명 당신의 삶이 담겨 있을 것이다.

 

삶에 지치고 힘이 들 때 바다를 찾듯이, 막연한 고민에 응원이 필요할 때 왠지 이 책을 찾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은 스쳐 지나간 또 다른 바다가 진심이 담긴 위로가 될 그 언젠가를 기약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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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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