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사랑의 범위를 넓히는 이야기 [드라마/예능]

글 입력 2023.07.13 0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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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9년 JTBC에서 방영된 드라마 <멜로가 체질>은 서른 살 세 여성을 중심으로 서사가 전개되는 로맨스 멜로 드라마이다.

 

드라마 제목에서 '멜로'를 언급하고 있기는 하지만 여성의 '사랑', '희생', '모성' 등 관습적인 장치들과 가부장적 지배이데올로기를 따르는 로맨스 드라마의 전형성을 벗어난 이야기이다.

 

 

 

새로운 가족의 형태와 은정의 집


 

이 전까지의 드라마 속 서른 살의 여성이라면 안정된 직업을 가진 남성의 아내로 등장하거나 결혼을 요구받는 모습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드라마 서사의 주축이 되는 세 명의 주인공은 다큐멘터리 감독 은정의 50평대 아파트에 드라마 작가인 진주, 엔터테인트먼트 회사 마케팅팀 팀장 한주, 은정의 동생이자 음악 프로듀서인 효봉이 유사 가족으로서 함께 살아가고 있다.

 

서른 살 여성 세 명이 동거하는 것, 자수성가를 통해 번 돈으로 자가에 거주하는 것, 그리고 같이 사는 구성원 중 부부 혹은 연인이 없는 것은 드라마에서뿐만 아니라 현실에서도 흔하지 않은 주거 형태이다. 드라마에는 다음과 같은 장면이 자주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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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적인 가족 이데올로기가 중심을 이루는 타 드라마와는 다르게 <멜로가 체질>은 새로운 가족 이데올로기를 제안한다. 우정과 연대 의식을 기반으로 가족이 된 이들은 각자의 하루 끝에서 소파에 앉아 맥주를 마시며 서로의 하루를 공유한다.

 

드라마 소개 중 '본격 수다 블록버스터'라는 문구처럼 드라마의 모든 사건은 은정의 집, 소파에서 시작된다.

 

그들이 서로 위로를 주고받을 때마다 네 주인공은 서로가 아닌 카메라 즉, 시청자 쪽을 바라보고 대사를 하는데 이러한 구성은 시청자가 드라마를 보고 있는 것이 아니라 시청자 또한 은정의 소파 앞에서 이야기를 듣고 있다고 착각하게 하여 몰입도를 높인다.

 

 

 

다양한 사랑의 플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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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 간의 전통적인 신데렐라 스토리와 같은 사랑에 대한 플롯이 아니라 미혼모 한주의 아들에 대한 사랑, 스타 소민과 매니저 민준의 사랑, 방송국 영양사 다미와 PD 동기의 썸, 설레이었던 사랑이 집착으로 바뀌어 버린 재훈과 하윤의 사랑 등 다양한 사랑의 모습이 재현된다.

 

은정의 동생인 효봉은 동성애자로서 오랜 기간 사귀어 온 동성 애인이 있다. 이는 사랑의 가능성을 더욱 넓고, 유동적인 사회의 외연 속에서 이야기하는 것이다. 하나의 사건이 아닌 각 캐릭터의 힘으로 이야기로 다양한 사랑의 플롯을 자연스럽게 전개한다.

 

성소수자의 연애, 연인이 되기 전 사랑의 모습, 은정이 절대 이해하지 못할 것 같았던 소민의 다큐를 만드는 모습, 전 연인과의 이야기는 새로운 멜로 드라마의 흐름을 보여준다.

 

 

 

너와 나의 체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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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정은 대학 동기이자 배우인 소민을 주인공으로 다큐멘터리 <여자 사람 배우>를 제작한다. 둘은 대학 동기임에도 불구하고 서로를 이해할 수 없으며 이해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 하지만 은정은 소민의 삶을 카메라에 담으면서 소민을 가까이서 바라보게 되고 이제껏 보지 못했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한다.

 

촬영 과정에서 은정과 소민은 서로의 아픔을 공유하고 상대를 지지하면서 각자의 삶을 인정한다. 은정의 다큐멘터리는 극중극 역할을 하여 시청자가 <멜로가 체질>을 보며 등장인물들을 이해해 나가듯이 은정 역시 카메라에 비친 여자 사람 배우로서의 소민을 이해한다.

 

드라마를 보고 있으면 절친한 친구들이 생긴 기분이 든다. 만연체로 이루어진 긴 대사, 주인공 중심으로 전개되지 않는 사건 등은 시청자 또한  자기 삶의 체질을 찾아가게 했다. 사람이 지닌 체질이 모두 다른 것처럼 삶과 사랑의 모습 또한 그렇다.

 

모두가 각자에게 꼭 맞는 삶 속에서 사랑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

 

 

[오은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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