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바다에서 피어난 각양각색(色)의 시선들 - 화가가 사랑한 바다

글 입력 2023.07.09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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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가 사랑한 바다_표지(평면).jpg

 

 

여름이 시작됐다. 바야흐로 바다의 계절이다. 많은 이들이 여름휴가 계획을 세우고 있는 지금, 바다는 언제나 최고의 선택지임이 분명하다. 수많은 인파에도 불구하고 바다를 향해 달리는 저 차들을 보아라!

 

나도 바다를 좋아한다. 자연히 바다를 떠올리면, 긍정적인 풍경이 떠오른다. 새파란 물과 새하얀 파도 거품, 끝없이 펼쳐진 해안가와 부드러운 모래사장, 그리고 까르르한 웃음소리 등. 바다는 나에게 상상만으로도 극락을 경험하게 만드는 존재이다.

 

그런 바다를, 저명한 화가들 역시 몹시 사랑했다. 화폭에 담긴 각양각색의 바다들은 각각의 화가가 바다를 보며 품은 감정들을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다. 하지만 흥미로운 것은 그들 모두에게 바다라는 존재가 언제나 긍정적이지만은 않았다는 사실이다. 나에게는 미소를 선사하는 바다가 누군가에게는 쓸쓸함과 외로움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사실은 진정 흥미롭다.

 

이것이 오늘 소개할 책, <화가가 사랑한 바다>에 담겨 있는 이야기이다.

 

*

 

책 <화가가 사랑한 바다>, tvN의 간판 예능 <유 퀴즈 온 더 블록>에 출연하여 기존의 인기에 더 많은 관심을 더하게 된 정우철 도슨트가 엮은 101가지 바다 이야기를 담고 있다.

 

바다라는 하나의 소재를 가지고 탄생한 명화들 속에 얽힌 화가들의 사연을 읽는 재미가 쏠쏠한 책이었다. 책 속 화가들 중 누군가는 새파란 바다를 그린 반면, 또 다른 누군가는 회색빛 바다를 그렸다. 왜 그런 것일까?

 

아무래도 바다는 자신을 바라보는 사람의 마음 상태를 고스란히 투영해 보여주는 모양이다. 이는 각기 다른 바다의 색상이 비단 날씨만의 문제는 아니었다는 말이다. 모네의 바다와 뭉크의 바다는 결코 같은 바다가 아니다. 이건 또 무슨 말일까?

 

인상파 화가 모네에게 바다는 빛의 변화를 가장 잘 담아내는 매혹적인 주제였다. 심지어 그는 어린 시절부터 해변을 사랑했다고 한다. 사랑하는 대상을 바라보는 이의 눈 속엔 역시나 사랑이 담겨 있다. 따라서 그의 눈에 비친 바다는 사랑스럽고 따스했다.

 

반면 뭉크에게 바다는 상실을 털어내는 장소였다. 연인과의 이별 이후, 그는 홀로 바다에서 고독을 달랬다고 한다. 그러니 그의 눈에 비친 바다는 차갑고 쓸쓸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나아가 바다를 찾은 다른 이들 역시, 자신처럼 외롭고 어딘가 텅 비어 있는 모습으로 비쳤을 것이라 생각한다.

 

따라서 그의 눈에 비친 바다는 어둡고 적막하다. 오히려 바다 그 자체보다, 바다를 바라보고 있는 사람에게 초점을 맞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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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바르 뭉크, <멜랑콜리>
 
 

책 <화가가 사랑한 바다>을 통해 화가들의 각양각색(色) 바다 그림을 감상하며, 다시금 모든 것은 마음의 문제라는 생각을 했다. 같은 대상을 보고도 해석이 다르게 나오는 이유는 그 대상을 바라볼 당시의 마음 상태에서 찾을 수 있다. 기쁜 마음으로 보면, 그 또한 기쁘게 보이고 슬픈 마음으로 보면, 그 또한 슬프게 보이는 것이다. 우리는 있는 그대로의 세상을 볼 수 없다. 사랑에 빠진 사람의 눈에 콩깍지가 씌이는 것처럼, 마음이라는 렌즈를 끼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101가지의 바다 그림을 보고도 결코 지루함을 느끼지 않는다. 오히려 바다를 해석한 화가들 각가의 사연을 들으며 그들의 눈으로 바다를 바라보려는 시도를 하게 된다. 책 <화가가 사랑한 바다>의 저자, 정우철 도슨트는 그 방면에서 최고의 실력을 갖추고 있다. 그와 함께 다양한 바다 이야기를 음미해 보길 바란다.


[김규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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