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나에게, 우리에게 바다란? - 도서 '화가가 사랑한 바다'

글 입력 2023.07.08 11:20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화가가 사랑한 바다_표지(평면).jpg

 

 

“산이 좋아? 바다가 좋아?” 흔히 취향을 묻는 말에 나는 항상 ‘바다’라고 주저 없이 말해왔다. 바다는 내게 일상의 공간을 벗어나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평온함을 느끼게 해 안식처에 왔다는 생각이 들게 하기 때문이다.

 

잔잔히 파도치는 바다를 바라보고 있노라면 마치 모든 근심이 사라진다. 그러기에 가끔 스트레스가 과도하거나, 중요한 일을 끝마치고 나면 혼자 훌쩍 드라이브 겸 가까운 바다가 있는 곳으로 향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테라스가 있는 오션뷰 카페를 찾아 따뜻한 카푸치노를 한 잔 시켜 시나몬 가루를 넉넉히 뿌린 후, 케이크 한 조각을 같이 먹으며 마음의 휴식을 만끽한다.

 

 

e93f3837047d4d0d8e3f0474c17cf6f8_20221031151403-3.png

앙드레 브라질리에, 2005

 

 

그만큼 그림을 볼 때도 산을 그린 그림도 멋지지만, 바다를 그린 그림에 조금 더 끌리는 편이다.

 

특히, 회화에서 코발트블루와 같이 청량함이 느껴지는 파랑 계열이 사용된 것을 무척 좋아한다. 그래서 바다를 그린 화가 중 앙드레 브라질리에를 가장 좋아한다. 차 안 방향제도, 컴퓨터 배경 화면도 그의 그림이다.

 

청량함이 느껴지면서도 따뜻함이 느껴지는 그가 그린 바다, 그리고 그 앞에서 자유롭게 달려 나가는 말의 형상을 보고 있노라면 마치 바닷가에서 말들이 달리는 모습을 직접 보고 있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다.

 

<화가가 사랑한 바다>는 <화가가 사랑한 나무들>에 이어 두 번째로 출간된 도서로, 스타 도슨트 정우철의 해설로 18인의 위대한 화가들이 그린 101점의 바다 그림과 작품해설을 담고 있다. 언제나 화가들에게 바다는 영감의 원천이자 위로의 공간이었고, 저마다 사연을 담고 캔버스에 각기 다른 바다의 모습이 담겨있다.

 

20세기 최고의 천재 화가 피카소는 지중해의 아름다움을 기쁨의 춤으로 표현했고, 색채의 마법사 라울 뒤피는 강렬한 파란색으로 리듬감이 살아 있는 행복의 바다를 그렸다. 반면 고독의 화가 뭉크는 사랑을 잃고 몸부림치는 절망의 파도를 담아냈으며, 몬드리안은 추상화가의 대가답게 오직 흑백의 점, 선, 면만이 남은 독특한 바다를 탄생시켰다.

 

이처럼 바다는 화가의 마음을 오롯이 보여주는 거울 같은 존재였다. 바다 그림은 단순한 풍경화를 넘어서 화가의 생애와 성격을 가장 잘 드러내는 창구인 것이다. 이처럼 18명의 화가들의 삶에 있어서 각기 달랐던 바다에 대해 간단히 설명함으로써 왜 같은 바다여도 화가마다 표현하는 게 다른 것인지 잘 보여준다.

 

 

waves-g6adecb7c0_1280.jpg

 

 

이렇게 달리 보이는 바다는 비단 화가에게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누군가에게 바다는 휴양지였고, 해안가 마을 사람들에게는 생업의 공간이었으며, 15세기부터 유럽인들에게는 신항로를 개척하기 위한 기회의 공간이었다.

 

즉, 각 개인에게 바다는 모두 다르게 들어온다. 그렇기에 이 책을 읽는 독자 또한 가장 마음에 드는 화가 또는 그림은 모두 다를 것이다. 하지만 다채로운 바다의 색깔과 모습을 향유하며 나와는 다른 시각으로 바다를 어떻게 바라보고, 표현하고 있는지 보는 재미가 있다.

 

 

tempImageQ1c4jJ.jpg

 

 

하얀색과 검은색, 그리고 다양한 그림들. 거기에다 더해진 약간의 설명들로 이루어진 이 책은 처음 마주하는 순간 책보다는 전시 책자와 더 유사하다는 생각하게 하며, 마치 ‘바다’라는 소재를 가지고 열린 한 편의 전시회를 보는 듯한 느낌을 받게 한다. 더불어 문체는 구어체로 되어 있어 전시장에서 도슨트 정우철의 해설을 들으며 그림을 감상하는 듯하다.

 

이에 평소 그림에 관심이 없던 사람이나, 특정 화가에 잘 몰랐던 사람도 쉽게 그림을 이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김소정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4.28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