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일본 미술관 방문기 - 국립신미술관

루브르 박물관展
글 입력 2023.05.31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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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여행을 계획하면서 미술관 두어 군데를 다녀오기로 했다. 휴관 일정 확인하고 전시 내용 살펴보고 추려서 남은 곳은 두 곳. 국립 신미술관의 루브르 박물관전과 쇼토 미술관의 에드워드 고리 전이었다. 국립 신미술관은 다른 곳과 달리 월요일 휴관이 아니라서 먼저 다녀오고 그다음 날 쇼토 미술관을 방문했다.

 

 

 

루브르 박물관展 사랑을 그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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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브르'라는 세 글자는 강렬하다. 다른 수식어 없이도 사람을 솔깃하게 만든다. 솔직히 말하자면 이렇게 사람들을 사로잡는 타이틀의 전시는 좋아하지 않는 편이다. 사람이 바글바글해서 내가 사람을 보는 건지 그림을 보는 건지 정신없는 전시는 좋아하지 않아서 적당히 가볍게 보려고 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첫 작품부터 상당히 마음에 들어서 처음부터 끝까지 열심히 보고 나왔다.


미술관을 찾아가기 쉬운 곳에 있었다. 히비야선 롯폰기역에서 내려서 7번 출구를 찾으면 된다. 출구가 많은 역인데 헷갈리더라도 가다 보면 '국립 신미술관(National Art Center)' 방향을 확실하게 알려주기 때문에 헤맬 일은 없다. 7번 출구로 나가면 미술관까지 금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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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켓은 현장 구매, 인터넷 구매(QR 코드), 편의점 구매 및 발권이 모두 가능하다. 나는 가는 길에 인터넷으로 구매해서 QR코드로 입장했다. 입장하고 나면 바로 옆에 오디오 가이드 대여 코너가 있다. 가격은 650엔인데 설명이 꽤 자세하다.

 

입장 후에 QR코드를 통해 한국어 작품 설명을 볼 수도 있고 전시작품 목록을 한국어로도 제공하니 오디오 가이드 없이 보더라도 큰 지장은 없지만 캡션의 외국어 설명이 피로하게 느껴질 것 같거나 자세한 해설을 듣고 싶다면 오디오 가이드를 대여하는 것도 좋다.

 

다만 별말이 없으면 일본어 오디오 가이드를 받을 수 있으니 한국인임을 어필해야 한다.


 

"사랑은 아무 데나 있지만, 실제론 어디에 있을까요."

 

- 로랑스 데카르, 루브르 박물관장

 

 

사랑을 말하는 방법은 대륙마다, 나라마다, 시대마다 달라진다. 이번 전시에는 그리스 로마 신화와 기독교라는 유럽 문화를 토대로 르네상스 이후 시기의 회화를 소개한다. 프롤로그에서는 그리스 로마 신화와 기독교 작품을 각각 소개하며 전시의 문을 열었다.


첫 섹션 '사랑의 신 아래 - 고대 신화의 욕망을 그리다.' 에서는 상대의 모든 것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 싶어하는 강렬한 욕망과 일체화된 그리스 로마 신화의 사랑을 소개하고, 두 번째 섹션 '기독교 신 아래'에서는 기독교적 가르침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부모 자식과의 사랑과 깊은 신앙심을 통해 신과 하나가 되는 체험을 한 성인을 그린 작품을 소개한다. 


프롤로그와 연결되는 느낌으로 섹션마다 신화와 기독교로 나누어 전반을 소개한다. 그리스 로마 신화를 알고 있으면 이해하기가 쉽지만, 설명이 잘 되어있어서 모르더라도 관람에 지장은 없다. 첫 번째 섹션에서 공통으로 등장하는 건 '아모르(큐피드)'인데 아모르가 얼마나 등장하는지, 무얼하고 있는지를 보면 작품의 분위기를 알 수 있어서 오디오 가이드를 대여하지 않았다면 QR 작품 해설을 미리 읽고 나서 작품을 감상하는 걸 추천한다. 기독교 섹션은 돌아온 탕아, 그리스도, 막달라 등 익숙한 기독교적 소재와 '성 가족', '성 아가타' 등 비 기독교인에게 낯선 작품이 등장하지만 '사랑'이라는 카테고리로 묶이기 때문에 위화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세 번째 섹션 '인간 아래 – 유혹의 시대'에서는 현실 세계에 사는 인간들의 연애상 묘사가 되기 때문에 이해하기 쉽다. 17세기 네덜란드 풍속화와 18세기 프랑스의 페트 갈랑트 회화는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 된다는 점에서 앞의 섹션보다 보기 편했다. 작품 해설에서 회화에 등장하는 소재가 가지고 있는 의미를 소개하기 때문에 알고 보면 더 쉽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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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섹션 '19세기 프랑스의 목가적 연애와 낭만주의의 비극'에서는 촬영이 가능하기 때문에 한층 더 캐주얼한 느낌이다. '전원의 젊은 양치기나 농민의 청아한 사랑을 주제로 삼은 파스토랄(목가, 전원시)'라는 장르와 센티멘털한 목가적 연애 이야기가 유행하던 시기이기 때문에 사전 정보 없이도 받아들이기 쉬운 구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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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UVRE에서 LOVE만 적절하게 취했다. 확실한 주제 선정과 각 섹션의 주제가 겹치지 않고 구분되면서도 동떨어진 느낌 없이 유기적으로 흘렀다. 작품 목록대로 관람하기에 조금 애매한 동선이 있었지만 흐름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았다. 아무리 전시가 좋더라도 외국인이라는 데서 장벽을 느낄 수 있는데 외국인이 많이 오는 규모가 큰 곳이라 서비스가 잘 되어있어서 어려움이 없었다. 나에게는 티켓값 2100엔과 오디오 가이드 650엔이 아깝지 않은 전시였다. 

 

전시가 끝나면 굿즈존으로 이어진다. 엽서, 마그넷, 책갈피, 컨버스 액자와 같은 작품을 재현한 상품에서 끝나지 않고 콜라보 상품과 작품의 모티브를 따와서 만든 것도 있어서 전시의 연장선상 느낌으로 구경하는 재미가 있었다. 나는 구경하다가 천사 브로치를 지나치지 못했는데 전시를 보는 내내 큐피드가 나를 맴돌아서 함께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6월 21일까지는 도쿄 국립 신미술관, 6월 27일부터 9월 24일까지는 교토 교세라미술관에서 전시가 이어지니 일본 여행이 계획되어 있다면 방문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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