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가장 나다워지는 것, 사랑 [문화 전반]

당신의 인생에서 사랑은 어떤 의미인가?
글 입력 2023.05.20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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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인사이트 커뮤니티 모임에서 "사랑의 다채로움"이라는 주제로 아트인사이트 구성원분들과 이야기를 나눴었다. 그때 처음으로 사랑의 의미에 대해서 고민해 보았다. 내 인생과 사랑이라는 단어는 동떨어져 있었기에 꽤나 쉽지 않은 과정이었다. 그리고 지금 이 글은 나의 이야기를 뒤적거리며 토해낸 사랑의 의미를 담았다.

 

강아지, 우정, 작품, 덕질, 이성 간의 사랑.. 사랑이라는 단어를 생각하면 흔히 ‘이성 간의 사랑’을 생각한다. 아트인사이트 구성원, 에디터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우리의 인생엔 다채로운 사랑이 있었다. 타인의 이야기를 듣는 것에서부터 이렇게 다양한 사랑의 형태가 있구나. 사랑의 다채로움을 생생히 들으며 세계의 확장을 느꼈다.

 

그 당시 나는 당장 생각나는, 내가 가장 사랑하는 작품, 뮤지컬 <빌리엘리어트>를 이야기했다. 작품이 주는 메시지가 나의 인생을 바꾸는 원동력이라고 이야기했지만, ‘이것이 진정한 나의 사랑이었을까? 알맹이가 있는 나의 이야기였을까?’ 마음에 물음표가 계속 쫓아다녔다.

 

이성과 진실한 사랑을 해본 경험도 없었고, 사랑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살고 있었기에 삶에 있어서 나의 사랑의 의미를 찾기가 쉽지 않았다. 모임이 끝난 후 사랑은 무엇일까 고민하며 삶에 남겨진 사랑의 흔적들을 찾아다녔다.

 

 

 

있는 그대로 나로 있게 해주는 것


 

나에게 사랑이란 나다워지는 행위이며 그러한 관계다. 사랑한다면 내 본 모습을 모두 보여줘도 괜찮으며, 시간을 보낼수록 더욱 나다워지는 것이라 생각한다.

 

만약 어떤 대상에게 눈치를 보아야 하고 ‘척’을 해야 한다면 그것은 사랑이라 하기에 부족한 것이다. 상대에 대한 믿음이 없어서 ‘이렇게 생각하면 어떡하지?’ 불안함이 내재돼있는 것이다. 사랑에는 불안함 대신 믿음이 채워져있다. 내가 이러한 행동을 하더라도 내 모습임을 인정하고 괜찮다고 봐줄 수 있는 것이다.

 

있는 그대로의 나의 모습을 모두 보여줄 수 있는 것, 꾸미지 않고 바뀌지 않고 가식 떨지 않는 내 모습, 그 모습 자체를 좋아해 주는 것, 그대로 있을 수 있게 내가 더 나 다울 수 있게 하는 것이 사랑이다.

 

 

 

나의 친구 L


 

가장 친한 친구 중학교 동창 친구 L이 있다. 우리는 각자의 바운더리를 인정하고 서로 조심성 있는 성격 덕분에 크게 다툰 적은 없다. 그러나 한번 마찰이 생겼던 적이 있었다.

 

L이 사상을 가지면서 자신의 모습과 행동이 이전과 달라졌다. 그때 나는 그것을 막으려 설득도 해보고 그 사상의 단점도 말해보았다. 철없고 짧은 판단이었다. 그의 세상을 내 맘대로 재단하고 바꾸려 한 것이다. 모든 사람에겐 자신만의 세상과 그 중심이 있다. 그것을 무시하고 그의 세상을 바꾸려 하고, 그것이 가능할 것이라 생각하고 강요했다. 당연히 갈등이 일어났고 안 좋은 감정이 쌓였고, 대화엔 삭막한 바람이 불었다.

 

다른 사상보다 친구가 소중했던 나는 그의 세상을 인정했고 이것조차도 그의 일부이었음을 깨닫곤 그를 있는 그대로 내버려 두었다. 사실 타인에게 피해가 가지 않는 한 바꾸지 않아도 되는 부분이었다. 그를 그냥 냅뒀다. 그러니 예전처럼 좋은 관계로 다시 돌아갔으며 나의 마음 또한 편안해졌다.

 

지금은 각자의 자리에서 있는 그대로의 L을 응원한다. 나는 L 앞에서 가장 나다워진다. 그의 앞에선 난 신이 난 어린아이처럼 방방 뛰어다닐 수 있고 한없이 유치해졌으며 재미없는 농담이라도 서로 꺄르르 웃어 보일 수 있다. 그 사건 이후부턴 서로가 인정하는 법을 배웠는지, 나의 부정적인 모습이라도 그가 인정하였다. 온전히 편안한 관계가 된 것이다. 이것이 사랑이라고 생각한다.

 

“<석보상절>에서는 '아름답다'를 '아(我)답다'라고 표현하는데 여기서 '아(我)'는 '나'라는 뜻이기 때문에 '아름답다'는 곧 '나답다'로 바꿔 부를 수 있게 된다.”

 

'아름답다'는 뜻은 '나답다'라는 뜻이라고 한다. 가장 나다운 것을 보여줄 수 있는 사람. 그 사람이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고 그 모습을 인정하는 것이 사랑이다. 그래서 사랑이 아름다운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더욱 많은 사람들이 인생에 있어서 사랑을 하며 나다운 모습을 찾아 행복한 삶을 만들어 나갔으면 좋겠다. 

 

 

 

[아트인사이트] 이소희 컬쳐리스트.jpg

 

 

[이소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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