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로고 뒤에 가려진 값비싼 피와 땀 - 코코 샤넬

글 입력 2023.04.25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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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코샤넬 표지.jpg


 

공쿠르상 전기 부문 수상 작가 앙리 지델이 써 내려간 코코 샤넬 전기의 결정판. 철저한 조사와 연구, 증언을 바탕으로 샤넬이라는 전무후무한 인물을 입체적으로 복원하다!

 

코코 샤넬은 말했다. "나는 내 삶을 창조했다. 이전까지의 삶이 싫었기 때문에."

 

이 책은 고아 소녀에서 '황금의 손'을 가진 패션 디자이너로서 전 세계 여성의 로망이 되기까지, 자신만의 삶을 살다 간 코코 샤넬의 일대기를 입체적으로 재창조해낸 책이다. 그동안의 전기들에서 전 세계에 널리 이름을 떨친 패션계의 신화적 인물로 샤넬을 다뤘다면, 공쿠르상 수상에 빛나는 탁월한 전기 작가 앙리 지델은 방대한 조사와 연구, 증언을 바탕으로 코코 샤넬의 삶을 내밀하게 조명하고 있다.

 

*

 

여자들의 동경의 대상인 브랜드, 샤넬 CHANEL. 사실 그녀가 코코 샤넬을 만들기까지 많은 과정을 지나쳐왔다는 것을 머리로만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녀의 이야기로만 가득한 앙리 지델의 <코코 샤넬>은 달랐다. 그녀의 이야기를 마음으로 읽게 해주는 기분이 들었달까. 가장 인상 깊었던 세 가지 정도를 함께 살펴보며 본격적으로 그녀의 이야기 속 다 함께 다이브 해보고 싶다.

 

 
“가브리엘의 체격 또한 비난거리가 되었다. 풍만한 육체를 높이 평가하는 시절에 깡말랐다고 할 수 있는 그녀의 날씬한 몸매가 구설수에 올랐던 것이다. 그녀에게는 '춘희'의 운명이 예정되어 있었다. 당시의 신문들이 보도해서 세인들을 경악하게 했던 앙상한 몸을 찍은 사진들, 그 모습을 떠올리게 하는 '인도의 기아'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였다. 사실 가브리엘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시대를 많이 앞서서 훗날 전 세계를 지배하게 되는 스타일을 창조하고 있었다.”
 

 

당시 아름다움의 기준은 분명했다. 그 기준에 부합하지 않다면 배척하고 무시했다. 그 무시의 대상 중에는 샤넬도 포함되어 있었다. 그 당시에는 깡마른 몸매가 가장 아름다움의 극치라고 여겨졌다. 그러나 샤넬을 외형적으로 풍만한 육체를 지니고 있었던 것이다. 샤넬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본인의 브랜드에 아름다움의 한계를 두지 않았다.

 

더 나아가 아름다움을 명확히 정의 내리지 않았다. 아름다움이란 무엇인가. 아름답다는 것은 형용사이다. 즉 사람마다 그 기준이 다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왜 우리는 현대사회에 있어서도 남들에게 나의 미의 기준을 강요하는 것일까. 코코 샤넬이 돌아온다면 정말 목덜미를 잡고 쓰러질지도 모르겠다.

 

마마무의 멤버인 화사는 이렇게 이야기했다.

 

“내가 세상이 말하는 아름다움의 기준에 맞지 않다면, 내가 또 다른 기준이 되어야겠다.”

 

나는 이 말을 듣자마자 코코 샤넬의 책을 바로 다시 펼쳐보게 되었다. 그녀가 선도한 스타일 그리고 샤넬이라는 브랜드의 이름 아래 그녀는 또 다른 기준을 각각 적용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 것이다. 누군가를 위한 브랜드, 스타일이 아닌 오로지 입는 사람이 행복하고 미의 기준을 세워갈 수 있는 브랜드, 샤넬. 지금도 그 모습이 유지되고 있는지 더 궁금해지는 순간이었다.

 

다음 부분을 살펴보자.

 

 
"나는 여성의 몸에 자유를 주었다. 그동안 여성의 몸은 레이스, 코르셋, 속옷, 심을 넣어서 몸매를 강조하는 옷을 입고 땀을 흘리고 있었다." 샤넬이 자신이 싫어하는 의상을 없애고 아주 새로운 여성의 실루엣을 만들어내면서 사람들은 다른 세기로 접어들게 된다.
 

 

여성의 몸에 자유를 주었다는 말이 너무 멋지지 않은가.

 

그 당시 여성의 몸은 구속당했다. 감옥에 가두어진 죄수들처럼 허리를 옥죄고, 가슴을 조이고 그렇게 옷을 입을 때마다 여성들은 고문을 당했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그러나 샤넬은 달랐다. 그런 그들의 옷에서 코르셋과 레이스를 제외하고 처음으로 여성의 옷에 바지를 도입하는 등 파격적인 행보를 이어갔다. 이런 그녀의 발자취에서는 혁신의 냄새가 난다. 단순히 여성들 사이에서의 인기를 얻기 위한 브랜드 샤넬이 아닌 이 세상과 세기를 뒤흔든 브랜드가 된 샤넬이었다.

 

처음에 충격이었겠지만, 지금 내가 청바지를 입고, 널찍한 츄리닝을 입으면서 글을 쓸 수 있는 것도 다 그녀 덕분이 아닐지.. 코르셋을 입고 글을 쓰는 상상을 해보니 벌써 숨이 막혀 쓰러질 것만 같다. 오늘 밤 그녀에게 이 영광을 돌리고 싶다.

 

마지막 구절은 바로 이것이다.

 

 
“사실 가브리엘에게는 고독이 가장 큰 문제였다. 이 세상에 그녀를 사랑해 주는 사람이 누가 있는가? 르베르디가 죽은 이후로 이 세상에서 그녀를 생각해 주는 사람이 누가 있는가? 그녀의 친구들 중 대부분이 세상을 떠났다. 그렇게 부자였는데도 마지막 가는 길에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가족을 포함해 가까이 지내던 사람들에게마저 외면당한 이들의 운명을 그녀는 똑똑히 보아왔었다.”
 

 

안타까운 이야기지만, 그녀의 인생은 고독했다. 한 마디로 쓸쓸함이라는 숲을 계속해서 거닐었다. 그녀의 훌륭한 커리어, 그녀의 놀라운 비전은 전 세계를 놀라게 했지만 정작 그녀 자체를 지킬 힘과 그런 사람은 존재하지 못했던 것이다. 물론 아예 없지는 않았다. 그러나 그녀를 사랑했던 르베르디마저 죽고 난 후 샤넬이 얼마나 더 고독 속에 살았을지 우리는 어렴풋이 느낄 수 있다. 샤넬을 들여다보면 그녀의 쓸쓸함이 묻어있는 조각들이 보이는 것도 같다.

 

아무리 훌륭한 커리어, 큰 꿈을 가지고 성취하며 살아갈지라도 정작 본인이 행복하지 않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쓸쓸하지만 위대한 코코 샤넬의 이야기. 궁금하다면 지금 당장 첫 페이지를 펴보길 바란다.

 

 

[임주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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