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요동치지 않는 영혼의 삶 – 브론테 자매, 폭풍의 언덕에서 쓴 편지 [도서]

‘내가 글을 쓰는 것은, 쓰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 샬럿 브론테
글 입력 2023.03.25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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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폭풍의 언덕』, 『제인 에어』 등 영문학 고전을 탄생시킨 브론테 자매의 삶을 다뤘다.

 

브론테가와 관련된 편지, 브론테 자매들의 일기와 그들이 직접 쓰고 남긴 기록, 주변인의 증언, 자매가 쓴 소설의 발췌문 등을 엮어 빅토리아 시대에 살아 숨 쉬었던 샬럿, 에밀리, 앤 브론테의 삶을 입체적으로 담아냈다.

 

‘우리는 현실에서 조언을 구할 뿐 명령을 받지는 않아.’


또한, 책에서는 브론테 자매의 가계도와 편지에 등장하는 사람들, 편지의 수신인, 작품 속 등장인물에 영감을 준 사람들 등에 대해 친절하게 설명해주어 그들의 삶에 더욱 가깝게 다가갈 수 있게 해준다.

 

브론테 자매의 도전과 좌절, 절망과 성공에 얽혀 있는 여러 관계의 실타래를 따라가다 보면, 커러(샬럿), 엘리스(에밀리), 액턴(앤) 벨의 견고한 -마치 실제와 같은 허구적- 내면세계를 이해할 수 있게 된다.

 

따라서 브론테 자매가 가진 풍부한 상상력의 원천을 그들의 목소리로 가장 솔직하게 만나볼 수 있는 기회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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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는 우리를 깨부수지 못했다… … 성공하려는 노력만으로도 훌륭한 자극이 되었고, 이는 계속되어야만 했다…’

 

평범한 일상부터 내밀한 감정까지 적은 편지와 일기 속에서 자신의 세계를 글로 생생하게 전달하는 브론테 자매를 만날 수 있다. 특히 사교에 능했던 샬럿의 경우 가장 많은 편지를 남겼다. 그녀가 로헤드 학교에서 만난 엘런과 메리에게 보낼 편지를 작성할 때, 수신자의 성격을 고려하여 내용을 편집하였다는 점에서 그녀의 특별한 관찰력과 신중함을 느낄 수 있다.


독자는 유년 시절부터 ‘지어 내기(making out)’에 특출한 능력을 지녔던 세 자매가 공동으로 상상의 세계를 창작하는 과정을 읽으면서, 어떻게 그들이 세기의 걸작을 탄생시킬 수 있었는지 면밀히 살펴볼 수 있다.

 

이는 여성의 글쓰기가 허락되지 않았던 시대, 외부와 단절된 목사관에서 스스로를 고립시키면서도 어떻게 브론테 자매가 풍부한 식견을 갖게 되었는지 알 수 있는 확실한 통로이기도 하다.


그들의 삶이 작품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 세세하게 나온다. 브론테가 아이들이 어릴 적 스스로 엮어낸 세상은 당시에 발행된 책이나 정기 간행물, 정치 소식, 목사관과 멀리 떨어진 곳에서 벌어진 사건을 끌어와 만든 것이다. 그들의 상상세계는 실제 세상에 있는 모든 기관은 물론 영웅, 장군, 화가, 악당, 여관, 작가 등이 전부 존재했기 때문에 일상생활만큼이나 현실적인 세상이었다.

 

'내 영혼은 겁쟁이가 아니니, 폭풍우가 몰아치는 속에서도 나는 요동치지 않네'


지독한 가난과 병약한 몸, 사회적 편견에 시달리면서도 글쓰기를 포기하지 않았던 브론테 자매는 샬럿의 말처럼 ‘쓰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써야 했다. 온전한 자신을 유지하기 위해 시작했던 쓰기는 그들이 사회로 나가 겪게 되었던 상실감과 함께 깎이고 다듬어져 훨씬 단단한 ‘문학’이 되었다. ‘폭풍우가 몰아치는 속에서도’ 요동치지 않았던 브론테 자매의 문장을 읽기를 권하며, 단단하게 쓰는 삶을 배울 수 있기를 바란다.


더불어 [일러스트 레터] 시리즈의 두 번째 주인공인 제인 오스틴과 함께 본다면, 작가의 삶과 작품 세계를 훨씬 다채롭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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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지애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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