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한국의 정을 발레로 표현하다 - 유니버셜 발레단 코리아 이모션 정 [공연]

글 입력 2023.03.25 0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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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정기공연 코리아이모션 포스터.jpg

 

 

유니버셜 발레단에서 첫 번째 정기공연으로 <코리아 이모션 korea emotion>을 선보인다. 작품은 [미리내길], [달빛 영], [비연], [강원, 정선 아리랑]으로 구성된다.


발레는 한국 정서를 표현하던 익숙한 방식의 춤이 아니기 때문에 색다른 부분이 많았다. 추구하는 가치와 몸짓의 종류, 표현의 방법 등 다양한 차원에서 조화를 이루는 것이 보였다.

 

서양의 대표적인 춤인 발레와 우리 전통 춤에는 차이점이 있다. 기독교의 가치가 반영된 발레는 하늘 지향적인 특징을 가진다. 발끝으로 서고, 점프가 많은 것은 하늘에 보다 가까워지고자 하는 몸짓이다.

 

이와 달리 동양은 모든 가치의 근원을 인간 내면으로 보며 땅을 지향한다. 따라서 한국 춤은 발뒤꿈치로 걷고, 점프 또한 착지하는 것에 더 초점을 둔다. 동작 사이 정지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또한 전통 춤에서는 움직임의 일환이다.

 

발끝으로 서고, 점프를 하는 기본적인 발레의 베이스 속에 한국 춤의 동작과 정서가 안무에 많이 적용되기도 하였다. 들썩이는 어깨춤과 너울거리고 출렁이는 발걸음 등과 발레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던 능청거리는 표현들도 인상깊었다.

 

한국 춤은 선이 굵고, 동작이 크기 때문에 세세한 부분에는 연연하지 않는다. 그 순간 속 내면의 표현이 중요하기 때문에 즉흥성이 강조된다. 이와 달리 발레는 손 끝과 발 끝의 표현까지 중요하며, 다양한 동작들이 세밀하게 짜 맞추어져 있어 이를 잘 발휘해내는 것이 필요하다. 그래서 이번 공연은 부드럽고 섬세한 표현방식이 더욱 도드라졌다.

 

또한, 평소의 발레 공연보다 표정으로 감정표현을 하려고 더 신경쓴 것이 느껴졌다.

 

 

2021( Korea Emotion 2 ) - ⓒ Universal Ballet_photo by Kyongjin Kim  (64).jpg

 

 

우리 전통의 푸른 빛깔을 가진 의상도 돋보였다. 안무에 의해 펄렁이는 치맛자락과 휘날리는 도포자락은 감정의 섬세한 표현을 도왔다.

 

국악과 컨템포러리 뮤직이 크로스오버된 한국적인 선율과 한 폭의 산수화를 연상케하는 배경 또한 공연을 조화롭게 만들어줬다.

 

한국인의 정을 코리안 이모션이라고 말하니 굉장히 어색하게 느껴졌다. 다른 언어로 설명하기에는 어떻게 해도 불충분하게 보이는 우리 고유의 문화라서 그런 것 같다.

 

한국에 살고 있는 외국친구들한테 정이 뭔지 물어보면, ‘아저씨’와 ’아줌마‘라는 한국말이 언급된다. ‘정’을 외국어로 대체할 수 없는 만큼 ‘아저씨’라는 단어에도 우리 문화가 깊게 깃들어있다. 한 프랑스 친구는 혼자 지리산을 올라가는데 등산객 아저씨들을 만날 때마다 응원을 해줘서 엄청나게 힘이 됐다고 한다.

 

언어의 한계가 있고 문화를 경험해보지 못한 상대에게 우리 고유의 정서를 공유하기는 불가능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용이라는 몸의 언어는 감정을 가장 친절하게 설명할 수 있는 매체라 말할 수 있다.

 

몸짓과 표정 등 비언어적 의사소통은 가장 빠르고 쉽게 세계에 코리안 이모션을 알릴 수 있는 방법인 것 같다.

 

 

[윤민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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