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단란한 골목길 보다는 도시의 화려함이 좋아 [사람]

대도시가 주는 매력
글 입력 2023.03.18 0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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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우리나라를 잘 모르는 외국인이 서울에 와서 이곳은 어떤 곳인지 묻는다면 어떻게 설명해줄지 생각했던 적이 있다.

 

내가 느낀 서울은 도시의 세계다. 탁 트인 넓은 길과 도로, 거기서 지나다니는 사람들과 수많은 차, 고개를 뒤로 젖혀서 위로 올려다보아야 끝이 어딘지 알 수 있는 고층 건물, 화려하게 디자인된 건물들, 사람들 사이를 거쳐 가면 나오는 수많은 카페와 가게들 이것이 모두 서울의 대도시다.


이러한 특징은 골목골목 한적함과는 다르다. 물론 골목이 주는 묘미도 있다. 한적함과 여유로운 사람들의 모습, 골목 속 고즈넉한 느낌의 상점들, 그 안 몇몇 사람들. 어느 것 하나 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골목이지만 왠지 모르게 나는 골목으로 들어갈수록 탁 트인 넓은 길로 나가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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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나간 도시의 길은 끝없이 넓고 환하다. 사람들은 바쁘고 빠르며 삼삼오오 모여서 대화한다. 단정한 옷차림과 그에 걸맞는 태도, 목적지가 있는 듯한 걸음걸이 등은 내가 목표를 향해 움직일 수 있게 만들어주는 동력이다.

 

특히 신논현역에 있는 교보문고는 나의 나태함을 자각하게 해주는데, 이는 많은 책 사이 그 책을 읽고 있는 사람들에 의해서다. 자기계발 혹은 재미를 위해서 책 한 권에 시간을 투자하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곳 서점은 큰 규모인 만큼 언제나 책을 읽고 그 책을 사는 사람들로 붐빈다.


밤이 되면 도시는 더욱더 활기를 띤다. 강남역과 삼성역 근처는 금요일 저녁과 토요일 저녁이면 언제나 사람이 많다. 퇴근길 버스를 기다리며 줄 서 있는 사람들, 가게 홍보를 위해 마이크를 들고 이야기하는 사람, 지인과 만나며 반가움을 나누는 사람들. 모두가 한데 어우러져 자신만의 목소리를 낸다.

 

누가 어떤 말을 하는지는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다. 각자의 사정과 해야 할 것들이 있을 뿐이다. 들으려고 해도 잘 들리지 않는다. 개인의 목소리는 또 다른 누군가의 목소리들에 의해 묻힌다. 그래도 상관없다. 이 목소리는 그저 본인의 옆에 있는 친구나 지인들만 알아들으면 되는 목소리니까 말이다.


대도시와 골목의 가장 큰 차이는 술집에서 나오는 사람들의 모습에 있다. 대부분의 술집은 골목에 있는 경우가 많지만, 집으로 돌아갈 때는 넓고 큰길을 거쳐야 한다. 이곳에서는 버스를 타거나 택시를 잡고 하나둘 작별인사를 하는 모습이 보인다.

 

이때의 사람들은 골목에서 보인 모습과는 다르다. 술집 앞에서 몇몇씩 자리를 잡아 담배를 피우고 목소리를 높이며 다소 흥분해 있는 골목의 솔직함을 최대한의 정갈함으로 포장했기 때문이다.

 

이때 나에게 ‘포장’이란 의미는 부정적으로 다가오지 않는다. 다양한 사람들이 모인 곳에서 갖추는 하나의 예의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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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대도시가 주는 매력은 북적이면서도 정갈하고 소란스러운 듯하면서도 활기가 넘친다.

 

밤이 되면 반짝이는 건물들은 그 안에 있는 사람들과 그들의 생활을 궁금하게 만든다. 모두의 말소리가 어우러지고 복잡한 발걸음 사이에서 발맞추어 걷고 있지만 각자의 길이 있고 저마다의 생활이 있다. 저마다의 이야깃거리가 있다.

 

멀리서 보면 누가 주인공인지 모를 도시의 길 안에서 각자의 작은 도시를 만들어가는 사람들의 이야기, 화려한 불빛과 큰 건물 사이사이에서 펼쳐지는 그들만의 삶이 있다. 누가 주인공인지는 아무도 궁금해하지도, 중요하지도 않다.

 

그저 이 모든 것이 어우러진 낮과 밤이 진정한 대도시의 모습을 완성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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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혜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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