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다채로운 매력의 '링링'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 뮤지컬 '영웅' 오윤서 배우

글 입력 2023.03.15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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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영웅_블루스퀘어_제공 에이콤.jpg

 

 

뮤지컬 <영웅>을 계기로 안중근 의사의 결연한 의지가 다시금 주목을 받고 있는 요즘이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라는 뜻을 가장 선명하게 그린 창작 뮤지컬 <영웅>이 오는 17일부터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에서 연장 공연을 진행한다.

 

14년간 끊임없이 사랑받는 뮤지컬 <영웅>은 풍부한 매력을 자랑하는 작품이다. 극에서는 조국의 독립을 위해 희생을 아끼지 않은 안중근 의사와 더불어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독립운동가들의 이야기까지도 조명한다. 그뿐만 아니라 가상의 인물을 통해 독창적인 캐릭터와 매력적인 스토리를 전개하는 것도 놓칠 수 없는 포인트다.

 

이들 중에서 특히 주목할 만한 캐릭터는 안중근 의사와 독립군을 돕는 16세 소녀 '링링'이다. 아트인사이트는 지난 13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서 '링링' 역을 연기하고 있는 배우 오윤서를 만났다. 그녀는 무려 2009년부터 뮤지컬 <영웅>을 접하고 오랫동안 '링링' 역을 꿈꿔왔다. "단 한 번도 빠짐없이 매 해마다 공연을 봤다"라고 말하며 작품과 배역에 누구보다 진심 어린 애정을 드러낸 오윤서는 시종일관 꾸밈없이 진솔한 모습으로 무대에 오른 소감을 밝혔다.

 

 

 

배우 오윤서가 만들어가는 16세 소녀 '링링'의 이야기



링링_오윤서_제공 에이콤.jpg


 

"극장에 출근하는 길이 피곤한 적이 없을 정도로 매번 즐거웠어요.

 16살 소녀 '링링'의 다채로운 매력을 더 보여주고 싶어요."

 

 

안중근 의사의 마지막 1년을 그린 뮤지컬 <영웅>에서 중국인 소녀 ‘링링’ 역을 맡아 열연 중인 소감을 여쭙고 싶습니다. 


너무 재밌게 무대에 서고 있어요. 처음으로 배역을 맡은 작품이기 때문에 긴장을 많이 했지만, 선배들님들의 조언도 매번 많이 받으면서 행복하고 즐겁게 무대에 임하고 있습니다.

 


2년 전 한 인터뷰에서 <영웅>의 ‘링링' 역을 맡고 싶다고 언급을 하셨는데, 실제로 그 목표가 실현되어 감회가 새로우실 것 같아요. 

 

초등학생 때 뮤지컬 <영웅>을 처음 보고 그때부터 ‘링링’ 역의 매력에 빠졌어요. 정말 오랫동안 꿈꿔온 역할이었어요. 오디션을 보고 합격했을 때의 그 순간을 잊지 못해요. (웃음) 첫 연습도, 첫 무대도 모든 것이 꿈같았어요. ‘링링’은 사실 실존 인물이 아니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저만의 색깔로 만들 수 있는 캐릭터라서 밝고 명랑한 모습을 드러내고자 노력하고 있어요.

 


초등학생 때부터 ‘링링’을 꿈꿔왔으니 더할 나위 없이 큰 의미가 있는 작품이네요.


2009년에 전미도 선배님께서 연기하신 ‘링링’을 봤어요. 그 당시 초등학교 6학년 때 공연을 봤는데, 이후에 <영웅>의 모든 공연을 한 번도 빠짐없이 다 보러 갔어요. (웃음) 이번 공연을 위해 프로필 촬영 때 의상 피팅을 했는데 전미도 선배님 성함이 쓰여있는 거예요. 제가 존경하는 선배님의 의상을 입고 사진을 찍는다니 정말 행복했어요.

 


지난 2월 말 LG아트센터에서 시즌 막을 내리고, 이어서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에서 연장 공연을 앞두고 계시죠. 직전 공연으로부터 얻은 깨달음이나 소감이 있을까요.


저는 일단 정말 긴장을 많이 했어요. 오래 꿈꿔온 ‘링링’으로 무대에 서있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였어요. ‘이게 현실이 맞나’ 싶을 정도로 너무 행복했고요. 극장에 출근하는 길이 피곤한 적이 없을 정도로 매번 즐거웠어요. 또 저와 함께 ‘링링’을 맡고 있는 윤진솔 언니의 도움이 컸던 거 같아요. 언니랑 함께 ‘링링’이라는 캐릭터를 만들어가는 과정 속에서 뿌듯한 마음이 들었고, 동시에 성취감도 느꼈어요.

 


‘링링’은 안중근 의사를 짝사랑하는 인물로 등장을 하는데, 이 외에도 어떤 매력과 특징을 보이는지 특히 강조하고 싶은 것이 있나요. 아직 <영웅>을 만나지 않은 관객들에게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중근 선생님 앞에서의 ‘링링’은 엄청 수줍은 16살 소녀의 모습이에요. 특히 ‘이것이 첫사랑일까’를 부를 때는 엄청 수줍어하는 모습이 보이잖아요. (웃음) 그런데 사실 ‘링링'은 아주 용감하고 씩씩한 소녀이기도 해요. 독립군들 사이에서 성장하고 오빠 ‘왕웨이’ 밑에서 자란 사람이다 보니 억세고 당찬 모습도 있어요. 또 안중근 선생님이 아니라 다른 인물들을 대할 때는 16살 소녀처럼 틱틱대는 털털한 모습도 보여주고 있어요.

 


‘링링’ 역을 연기하면서 배우님이 가장 중점에 두는 포인트가 있다면 무엇인지도 궁금합니다.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링링’이 16살 소녀처럼 보여야 한다는 점이에요. 그래서 밝고 명랑한 모습을 꼭 드러내야 한다고 생각해요. 또 ‘링링’이 이 작품의 분위기를 환기해 주는 역할이라고 느끼기도 하고요. 더불어서 ‘링링’이 독립운동에 대한 결의를 다지는 성장하는 모습과 과정도 중요하다고 느껴요.

 

 

 

잊을 수 없는, 잊어서는 안 될 역사의 한복판에서


 

배고픈 청춘이여_오윤서_제공 에이콤.jpg


 

"독립의 뜻이 하나로 모아져서 

태극기를 들고 노래할 때 가장 가슴이 벅차올라요"

 


안중근 의사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공연을 하며 역사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을 가지게 되었을 것 같아요. 연기에 있어서 역사의식이 영향을 미쳤을지도 궁금합니다. 


애국심이 많이 커졌다는 걸 실감해요. 지금 이렇게 편안하게 지낼 수 있는 이유를 생각하게 되었어요. 독립운동가들의 희생을 잊지 말아야겠다고 항상 깨닫고 있어요. 그 희생을 잊고 지낼 때가 많잖아요. 한 번이라도 더 깊이 감사함을 느끼고, 역사를 기억하고자 노력하고 있어요.

 


뮤지컬 <영웅>에서 개인적으로 제일 감명 깊게 본 장면 또는 애정하는 넘버가 있나요?


‘그날을 기약하며’라는 1막의 엔딩곡이 있어요. 그 넘버가 주는 힘이 크다고 생각해요. 그 넘버를 듣고 있을 때 가끔 눈물이 나오기도 하고 부를 때마다 가슴이 벅차오르는 걸 느껴요. 안중근 선생님과 조도선, 유동하, 우덕순의 독립에 대한 뜻이 하나로 모아져서 에너지를 내는 노래예요. 태극기를 들고 노래를 하는데 이 장면을 연기할 때는 연습실에서도 힘이 하나도 안 들었어요. 관객으로서도 뮤지컬 <영웅>을 진짜 많이 관람했지만 이 장면을 볼 때는 객석에서도 가슴이 뜨거워져요. 배우가 되어 무대에 오를 때는 느낌이 또 달라요. 아예 조명이 꺼지기 전부터 관객분들이 박수를 쳐주시는 곡이에요.

 


실제로 뮤지컬 <영웅> 공연 당시 '싱어롱 데이'도 있었다고 알고 있는데, 그때도 인상 깊은 에피소드가 있었을까요. 


2월 28일에 열린 마지막 공연의 싱어롱 데이에 무대에 올랐어요. 그때 객석에 노래 가사지를 나눠드렸는데, 그 가사지를 보고 따라 부르시려고 하는 어르신들께서 앞줄에 계셨어요. 그분들이 기억에 많이 남아요. 다른 날 커튼콜 때는 아이들이 객석에서 태극기를 흔들고 있었어요. 앞줄에 계신 어르신들은 무대가 끝나고 눈물을 흘리고 계셨는데 그날 저도 눈물이 많이 나더라고요.

 


연장 공연까지 이어가며 선배 및 동료 배우들과 두터운 팀워크를 경험하실 것 같아요. 현장에서 배우들과의 호흡하는 과정도 큰 기쁨일 것 같습니다. 


다른 공연이랑 비교해 봤을 때 <영웅>의 공연 기간이 정말 길어서 배우분들과 사이가 정말 두터워졌어요. 앞으로도 긴 기간을 같이 호흡하니 진짜 기대하고 있어요. 더 친밀감이 쌓일수록 무대에서 표현되는 게 다르다는 걸 깨닫는 중이에요. 배우분들과 더 가까워지면 또 어떤 공연이 나올지 궁금해요. 더 친해질수록 더 재밌는 걸 찾게 되거든요. (웃음)

 


‘링링’ 역 외에도 뮤지컬 <영웅>에서 다양한 인물이 등장하는데요. 주인공 안중근 의사와 더불어 특히 인상 깊은 인물이 있나요?


초등학교 시절 <영웅>을 처음 봤을 때부터 인상 깊었던 인물이 ‘치바’라는 사람이었어요. 안중근 선생님이 여순 감옥에 계실 때 간수로 있던 일본군이에요. 실존 인물이고요. 유일하게 안중근 선생님의 뜻을 받든 인물이에요. 이번 공연에서도 출연하는 인물이고, ‘동양평화’라는 넘버를 함께 부르기도 해요. 일본군 중에도 안중근 선생님의 뜻을 받든 인물이 있었다는 사실이 어린 시절의 제게는 큰 놀라움이었어요. 실제로 치바의 가문 분들이 아직까지 안중근 의사님께 존경을 표현한다고 들었어요.

 


뮤지컬 <영웅>에서 ‘이것만은 놓치지 말아야 한다’는 관람 포인트가 있다면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넘버 ‘누가 죄인인가’에서 안중근 선생님이 이토 히로부미를 처단한 이유에 대해 열다섯 가지의 죄악을 논리적으로 당당하게 표현해 주시는 장면이 있어요. 이 장면이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고 해요. 실제 안중근 선생님이 일본 법정에서 정말 당당하게 그 까닭을 말씀하신 역사가 뮤지컬로 재탄생한 거죠. 공연에 꼭 오셔서 현장에서 그 감동을 느끼시면 좋겠습니다.

 

 

 

"'링링'이랑 진심으로 더 친해지고 싶어요"


 

내 친구 왕웨이_오윤서_제공 에이콤.jpg


 

"연기는 알면 알수록 새롭게 깨닫는 것이 많아요.

이번 공연에서도 '링링'이랑 더 친해지고 싶어요."

 


뮤지컬 ‘레베카’에서 클라리스 역, ‘마리 앙투아네트’에서 앙상블을 맡고 나서 ‘링링’ 역을 소화하고 있죠. 배우로서 성장하고 있다고 느낄 때는 언제인가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제가 배우로서 성장을 했는지의 여부는 관객분들께서 판단해 주실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웃음) 저는 완벽주의 성향이 있어서, 항상 더 성장하고 싶고 잘하고 싶은 마음이 커요. 


그래도 특히 기억에 남았던 건 뮤지컬 ‘레베카’를 두 시즌 했을 때의 깨달음이에요. 첫 번째 시즌에 이어 두 번째 시즌의 무대에 올랐을 때 무대에서 새롭게 발견되는 것들이 있었어요. 그때 딱 “내가 지금 ‘클라리스’한테 완전히 들어와 있구나”라는 걸 느꼈어요. ‘클라리스’의 시선으로 모든 것을 바라보니 모든 행동과 눈빛이 달라지더라고요. 그때 뮤지컬이 너무 재밌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연기는 알면 알수록 새롭게 깨닫는 것이 많아요. 이번 공연에서도 ‘링링’이랑 더 친해지고 싶어요. 진짜 ‘링링’이라는 인물을 잘 표현하고 싶어요.

 

 

뮤지컬 배우로서 실력과 감각을 유지하기 위해 배우님이 특별히 집중하는 것이 있나요? 


교과서적인 대답일 수도 있겠지만 목관리에 신경을 많이 쓰는 편이에요. (웃음) 공연이 없을 때는 연습실에 가서 레슨도 받고 좋아하는 노래도 많이 듣고 부르고 있어요. 노래하는 걸 가장 좋아하기에 제일 잘하고 싶어요. 대구에서 <영웅> 첫 공연을 했을 때 정말 많이 긴장을 해서 안면근육까지 떨릴 정도였는데요. 막상 무대에 올라가서 밝은 조명을 받는 순간 ‘따뜻하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어두운 무대에서 아무것도 안 보이고 조명만 홀로 너무 밝았는데, 그 덕분에 넘버를 부를 때는 집중을 하고 무사히 마칠 수 있었어요. 완벽주의 성향을 조금 내려놓고 싶기도 하지만 계속 열정을 가지고 발전하고 싶어요.

 


뮤지컬을 통해 앞으로 보여주고 싶은 또 다른 모습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뮤지컬 배우라는 직업 자체가 진짜 다채로운 매력을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해요. 앞으로도 다양한 모습들을 많이 보여드리고 싶어요. 지금까지의 저는 ‘링링’이 너무 큰 꿈이었기에, 어떻게 보면 꿈을 이룬 거라서 또다시 새로운 꿈을 꿔야 해요. (웃음) ‘링링’이라는 존재가 저에게는 너무 커서 이제 새로운 저의 모습을 찾아가는 중이에요. 


나중에는 용기 있고 솔직한 인물을 연기해 보고 싶은 마음도 있어요. ‘레베카'의 '이히(나)' 역도 정말 매력적인 캐릭터라고 느껴요. 실제로 그 작품을 두 시즌 해보며 ‘이히’ 역과 호흡을 했기에 ‘나라면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던 거 같아요.

 

 

오윤서 배우의 2023년 목표가 있다면? 


저는 일단 아직 7월까지 남아있잖아요. 링링을 잘 해내는 게 먼저 가장 큰 목표입니다. 앞에 일을 먼저 잘 끝내야 나중의 일이 보이는 성격이에요. (웃음) 올해 목표는 7월까지 공연하게 될 ‘링링’부터 잘 소화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이후에는 더 좋은 배우로 성장하기 위해서 계속 연습하고 훈련할 예정입니다.

 


관객들에게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뮤지컬 <영웅>을 통해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많은 독립운동가분들이 계시다는 걸 기억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안중근 선생님뿐만 아니라 다른 수많은 독립운동가분들도 기억해 주신다면 좋겠어요.

 

 

[신지예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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