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국립고궁박물원, 세계 최고의 박물관에서 볼 수 있는것 [전시]

대만 타이베이, 국립고궁박물원 여행기
글 입력 2023.03.20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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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브르 박물관, 대영박물관, 바티칸 미술관,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국립고궁박물원 등은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박물관으로 꼽힌다. 그중에서도 국립고궁박물원은 유일하게 아시아에 자리 잡고 있으며 중국의 유물들을 관람할 수 있는 박물관이다. 대만의 수도인 타이베이에 위치해 있으며 화요일부터 일요일, 09:00~17:00에 운영한다.

 

국립고궁박물원은 국공내전에서 패배한 장제스가 패주하면서 자금성의 유물 29만 점을 가져와 만들었다. 이는 자금성 전체 유물의 30% 정도이지만 가장 가치 있는 유물들을 가져온 것이기 때문에 국립고궁박물원의 유물이 훨씬 높은 평가를 받는다. 그래서 국립고궁박물원의 이름에 들어가는 고궁은 중국의 자금성을 의미한다.

 

하지만 당연히 국립고궁박물원에 가보면 그곳에 고궁은 없다. 우스갯소리로 중국의 자금성에 있는 고궁박물원에는 고궁은 있지만 유물이 없고 대만 국립고궁박물원에는 고궁은 없지만 유물은 있다고 한다.

 

국립고궁박물'관'이 아닌 박물'원'인 이유는 타국의 유물을 약탈해 전시한 다른 박물관과 달리 국립고궁박물원은 오직 중국의 유물을 전시하면서도 대단한 유물들을 보여주기 때문에 한 단계 높여 부르는 의미에서 박물'원'으라 부른다고 한다. 실제로 국립고궁박물원에 전시된 유물은 구석기 시대부터 시작해 근대 작품까지 모두 중국 작품들이다.

 

사실 국립고궁박물원에 직접 방문하기 전까지는 기대 반 걱정 반이었다. 루브르나 대영박물관에 전시되어있는 작품들은 워낙 유명하고 다양한 매체에서 접할 수 있지만 국립고궁박물원은 유물 관련 정보를 접하기 굉장히 어려웠기 때문이다. 마음 한편으로는 국립고궁박물원의 유물이 루브르나 대영박물관에 못 미쳐서 그런가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하지만 국립고궁박물원의 작품들을 직접 감상하며 그런생각은 완전히 뒤집혔다. 문화간의 고저를 비교하는 것도 웃기는 일이지만 그럼에도 서구의 어떤 박물관과 비교해도 절대 뒤떨어지지 않았다. 그중에서도 가장 흥미롭고 놀라웠던 작품 몇 가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국립고궁박물원은 몰라도 이 세 가지 유물만은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옥을 이용해 조각한 배추인 취옥백채와 동파육을 조각한 육형석, 그리고 상아로 만든 상아공이다. 자연스럽게 가장 기대되는 작품도 이 세 가지였다. 아쉽게도 취옥백채는 다른 박물관으로 출장 중이어서 못 봤지만 다른 두 가지는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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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 육형석(肉形石)

 

 

옥으로 조각한 동파육인 육형석은 청나라 시대 유물이다. 자세히 보면 돼지 껍데기의 색깔과 질감뿐만 아니라 모공, 진피층, 털의 뿌리까지 표현되어있다. 굉장히 인공적으로 가공한 것 같지만 벽옥의 자연적 모습을 이용해 만든 작품이다. 디테일한 표현도 놀랍지만, 경도가 강한 옥을 세밀하게 가공했다는 점이 대단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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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아투화운룡문투구 象牙透花雲龍紋套球

 

 

역사적 가치가 대단한 유물도 많았고 놀라운 이야기가 엮여있는 작품도 많았다. 하지만 이번 국립고궁박물원 관람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은 '도대체 저걸 어떻게 만들었지?' 싶은 작품이다.

 

상아공은 청나라 시대 제작되었으며 얼핏 보면 평범한 장신구 같아 보이지만 공안에 공이 무려 17개나 있는 조각품이다. 무엇보다 놀라운 점은 상아공이 '하나의 상아'로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이 상아공 하나를 만들기까지 3대에 걸쳐 100년이 걸렸으며 어떤 기술을 사용했는지는 지금까지 미스터리라고 한다.

 

현대 기술로도 17겹을 모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한다. 작품의 모든 부분이 놀라울 만큼 정교하며 가장 안쪽의 공은 아예 보이지 않았다. 공 위아래 연결되어있는 조각 또한 하나의 상아로 만든 것이며 생각한 것보다 작아서 더 놀라웠다.

 

국립고궁 박물원에서 가장 흥미롭게 본 작품 두 가지를 소개했지만, 이외에도 왕희지의 글씨, 양귀비의 조각, 갑골문이 쓰여있는 모공정 등 흥미롭고 재미있는 작품들이 정말 많았다. 국립고궁박물원의 유물은 모두 자금성에서 가져온 황실의 유물이기 때문에 화려하고 아름다운 '최고'의 유물들이었다. 하지만 반대로 민속적이거나 대중적인 작품은 찾아보기 어려웠던 점이 아쉽다.

 

범지구적으로 서구화되며 문화, 정치, 매체, 역사, 예술 등 모든 부분이 서구 중심으로 개편되었다. 어느새 우리에게 예술은 '서구에서 비롯한 예술'이 되었다. 하지만 모든 문화와 예술은 '각자의 가치'가 있다. 과거의 예술이나 문화는 현실에 따라 바뀌지 않는다. 모든 문화와 예술은 그저 그곳 있을 뿐이다.

 

국립고궁박물원에서의 관람도 그러한 가치를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김윤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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