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각자만의 속도로 향유하는 삶 [여행]

중요한 것은 눈으로 보이지 않는다.
글 입력 2023.03.07 01:14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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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럽게 2주간의 유럽 여행을 가게 되었다.

 

'인턴도 하고 싶고, 어학시험도 봐야 하고, 자격증도 따야 하는데…' '지금 내가 떠나도 될까?' 하는 걱정과 함께 갑작스럽게 떠나버린 여행. 행복을 좇아 떠난 것은 아니었으며, 어떻게 보면 도피하기 위해 떠난 여행이었다.

 

걱정이 무색할 만큼 비행기가 떠오르는 동시에 덜컥 현생과 괴리된 감각이 느껴졌다. 해방되는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이전에 내가 누구였든 여행자가 되어버리는 사실에 기분이 좋아지기 시작했다.

 

'아 이게 여행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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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착하자마자 눈에 들어온 풍경은 공원에 누워있는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잔디밭 위에 누워있기도 하고 벤치 위에도 누워 있었다. 사람들 대부분이 웃는 표정이었고, 다들 여유로워 보였다. 다채로운 색감이라는 단어가 저절로 떠올랐다. '무엇이 그들을 그렇게 여유롭게 만들었을까? '하는 생각과 함께 한국에서의 조급했던 내 모습도 함께 생각났다.

 

'학점은 몇 점이고, 몇 개의 영상을 제작했으며, 몇 점의 어학점수를 가졌습니다'

 

한국에서의 나는 나를 수치로 증명하기에 급급했다. 어른들은 숫자를 좋아한다. 새로운 친구를 사귀었다고 어른들에게 말하면, 어른들은 도무지 가장 중요한 것은 물어보지 않는다. <그 애의 목소 리는 어떠니? 그 애는 무슨 놀이를 좋아하니? 그 애도 나비를 채집하니?> 절대로 이렇게 묻는 법이 없다.

 

<그 앤 나이가 몇이지? 형제들은 몇이나 되고? 몸무게는 얼마지? 그 애 아버지는 얼마나 버니?> 항상 이렇게 묻는다. 이렇게 묻고 나서야 어른들은 그 친구를 속속들이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사실 그건 중요한 게 아닌데 말이다.

 

그동안의 나는 눈앞의 결과물을 만드는데 조급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결과물에 집중하며 시간을 보냈다. 어떤 일이나 상황에서 나를 떼어내고 바라보는데 서툴렀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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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유럽의 여유로운 풍경을 찬찬히 바라보며 얻은 생각은, 모든 것을 빠르게 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것이다.

 

관성에서 벗어나서 진정으로 내가 좋아하는 것들,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생각하며 변화를 가져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먼저 목적지에 도착하는 것도 좋지만, 조금 더 늦게 도착하더라도 길에 보이는 좋은 것들을 향유하다 자연스럽게 목적지에 달성하는 것도 더 옳은 방향으로 흘러가는 방법이 아닐까?

 

도서 <어린왕자> 속 여우는 ‘중요한 것은 눈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비밀을 어린왕자에게 알려준다. 중요한 것은 마음에 있다. 눈앞에 결과물이 보이지 않더라도, 이 비밀을 마음 깊숙한 곳에 간직한 채 나만의 속도로 살아간다면 그만한 기쁨이 또 있을까 싶다.

 

모두 각자만의 속도가 있으니까! 만약 하는 일이 잘 안된다고 느껴지더라도 실망할 필요가 없다. 그러므로 조급해하지말고 모두 각자의 마음 속 깊은 이야기에 귀기울여보기를 바란다.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고, 삶은 그렇게 각자만의 속도로 흘러갈 뿐이다.

 

 

[박현빈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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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2
  •  
  • Yoojin
    • 각자만의 속도를 찾아가는 시간!! 아름다운 사진과 글 감사합니다 에디터님♡
    • 0 0
  •  
  • ㄱㄱ
    • 잘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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