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현대인이 마주할 수 있는 가장 큰 공포 [영화]

넷플릭스,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
글 입력 2023.02.28 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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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음악은 짧아지고 영화는 길어지는 추세 속에 오랜만에 넷플릭스에서 러닝타임이 2시간이 안 되는 킬링타임 영화를 봤다.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라는 라이트노벨 같은 제목에 일본 영화인가 싶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일본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였다. 다른 걸 볼까 하다가 익숙한 얼굴들이 보이기도 하고 영화 부문에서 1위를 하고 있어 궁금해서 틀었다가 앉은 자리에서 다 보게 됐다.


<불한당>에서 묘한 분위기를 풍기던 설경구와 임시완 사이에서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던 김희원이 임시완을 쫓는 형사로 나오고, <써니>에서 나미를 괴롭히는 역할로 나왔던 천우희가 여기서는 스마트폰을 떨어뜨렸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스토킹을 당하는 나미 역할로 나온다.

 

전에 호흡을 맞췄던 배우들의 역할, 이전에 맡았던 배역이 반전된 영화라 더 흥미롭게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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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끗한 이미지에 눈을 항상 초롱초롱 빛내던 임시완이 여기서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스마트폰을 떨어뜨린 사람들을 표적으로 삼는 사이코패스 역할을 맡았는데, 처음으로 임시완이 나온 영화를 보고 욕을 해봤다. 얼굴이 저렇게 생긴 사람에게도 욕이 나올 수가 있는 거였구나.

 

또 이런 잘생긴 배우에게 범죄자 역할을 줘서 현실에서 도태돼 약자만 노리는 범죄자를 미화하는 건 아닐까, 범죄를 저지를 수밖에 없는 사연이 있었다느니 하는 정당성을 부여 해주는 건 아닐까 했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 살인자는 그저 살인자일 뿐 어쭙잖은 과거사나 뒷배경은 하나도 풀리지 않는다.


그래서 더 피해자의 입장에 이입해서 관람할 수 있었다. 사실 스마트폰을 떨어뜨린다는 건 모두 한 번쯤은 겪은 경험이라 공감대를 형성하기 쉬워 자연스럽게 이입하게 되겠지만. 요즘은 자살을 하면 휴대폰, 컴퓨터 속 데이터를 조사해서 함부로 자살도 못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현대인은 휴대폰, 컴퓨터에 자신의 모든 걸 남긴다.

 

오프닝 시퀀스로 나미의 하루를 보여주는데, 아침에 일어나는 순간부터 휴대폰 알람으로 시작해 밤에 잠들기 전까지 휴대폰을 손에서 떼지 않는다. 새삼 스마트폰이 일상 깊은 곳까지 침투해 있고, 스마트폰 사용을 줄이라는 말은 어쩌면 모순적이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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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을 소지한 평범한 소시민이라면 누구나 범죄의 대상이 될 수도 있다는 소재로 현대인이 마주할 수 있는 가장 큰 공포를 자극했지만 말도 안 되는 개연성과 후반에 진행된 급전개가 아쉬웠다.

 

특히 다음 범죄의 희생양이 될 사람의 뒷조사를 노트에 일일이 적어서 하는 게 제일 이해가 안 됐다. 연쇄살인마라면서 저렇게 무방비하게 흔적을 남기다니. 관람객은 바보가 아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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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도대체 이 영화의 주제는 뭘까. 스마트폰을 찾아준 사람이 단순 호의가 아닐 수도 있다? 스마트폰 간수를 잘 하자?

 

<서치>처럼 스마트폰의 기능을 사용해서 사건을 추적해 스마트폰의 위력을 보여주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하루 종일 끼고 사는 스마트폰 때문에 인생이 망할 수도 있다는 걸 보여준다.

 

스마트폰에 잠식당한 현대인들을 비판하려고 한 것 같은데 그것도 썩 와닿지 않는다. 그래서일까 네이버 기준 평점 6.84에 그쳤다. 이제 막 개봉한 영화라 평점이 바뀔 수는 있겠지만 큰 차이가 없을 것 같다.

 

주연들의 열연과 OTT 개봉이 그나마 평점을 유지시켜주는 것 같았다.

 


[신민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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