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신발 박물관 큐레이터가 초대하는 아름다운 세계 - 신발로 읽는 인간의 역사 [도서]

글 입력 2023.02.25 0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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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발은 이동성을 높이기 위해 발에 착용하는 것이지만, 종종 본래의 목적(실용적 기능)보다는 사회적 필요에 의해 디자인되고 선택되곤 한다.

 

출퇴근하는 데 편도로 한 시간 삼십분이 걸리는 나로 예를 들어보겠다. 나는 버스를 타고 가다 내려서 지하철로 환승하고 역에서 내려 회사까지 10분 넘게 걷는다. 이런 조건이라면 푹신하고 발이 편한 운동화를 신는 게 분명 최선의 선택일 것이다.

 

하지만 퇴근 후 중요한 약속에 가기 위해 정장을 차려입었다면, 이야기는 조금 달라진다. 내가 정장에 운동화를 신는다면 대부분의 사람이 내가 상황과 복장에 어울리지 않는 신발을 신었다고 생각할 것이다.

 

물론 정장에 운동화를 신다니 스타일이 좋은데?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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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신발은 한 사람의 사회적 정체성을 구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어쩌다 신발이 이렇게까지 큰 의미를 가지게 되어, 많은 사람들을 신발장 앞에서 고민하게 만들었을까?


이 책을 본문에서 표현한 그대로 설명하겠다.

 

[‘이 책은 신발의 유형 분류 체계를 정리한 것도 아니고, 신발 제작 기법에 대한 연구나 스타일 변천을 알려주는 카탈로그도 아니다. 이 책에서는 문화, 역사, 경제, 사회 정체성 구축과 관련 있는 신발의 의미와 중요성을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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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는 샌들을 다룬다. 샌들은 ‘날 것’과 ‘닳고 닳은 것’ 사이 그 어딘가에 있어 모순적이면서도 재미있는 신발이다. 레저와 놀이, 그리고 개인 특유의 남다름과 급진적인 정치 성향을 상징한다.


2부에서는 부츠가 가진 남성성과 권력을 이야기한다. 남성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부츠가 어떻게 다양한 집단의 동일성과 패션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변하게 된 과정을 따라가본다.


3부는 남성들의 굽 높은 승마용 신발에서 여성을 향한 욕망과 편견을 투영하는 아이콘이 된 하이힐을 다룬다. 특히 여성 복식에서 점점 더 커지고 있는 하이힐의 중요성을 중심으로 사람들이 힐 신은 남성을 불편하게 여기는 이유, 즉 이상화된 남성성에 대한 개념을 살펴본다.


4부에서는 19세기 중반에 첫 등장한 스니커즈의 진화를 살펴본다. 새로운 기술과 남성성이라는 개념의 변화 그리고 스니커즈가 대표하게 된 계급, 지위, 특권을 다룬다.


마지막으로 5부에서 신발에 담긴 역사적 의미와 그 의미를 확장하는 데 핵심 동인이 된 산업화를 다루며, 고대 그리스에서 시작한 ‘신발’에 대한 이야기를 현대로 가져와 마무리한다.


캐나다 토론토에는 4,500년 전 신발부터 현대의 신발까지 13,000여 점에 이르는 세계의 신발을 전시하고 있는 바타 신발 박물관이 있다. <신발로 읽는 인간의 역사>는 이 곳의 수석 큐레이터 엘리자베스 세멀핵이 오랜 기간 연구한 성과를 한데 엮은 책이다.

 

신발과 사람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만들어낸 독특하고도 아름다운 세계로 떠나보시라.


++

 

엘리자베스 세멀핵(Elizabeth Semmelhack) - 캐나다 토론토에 있는 바타 신발 박물관은 4,500년 전 신발부터 현대의 신발까지 13,000여 점에 이르는 세계의 신발이 전시된 이색 박물관이다. 엘리자베스 세멀핵은 바타 신발 박물관 수석 큐레이터로 신발의 역사와 문화적 의미, 가치를 연구하는 역사학자다.

 

[보그], [엘르] 등의 패션 잡지는 물론 [뉴욕타임스], [내셔널 지오그래픽] 같은 다양한 매체에 사회·문화적 관점에서 깊이 있게 들여다본 신발 주제의 칼럼을 싣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아웃 오브 더 박스: 스니커즈 문화의 부상(Out of the Box: The Rise of Sneaker Culture)], [하이츠 오브 패션: 높은 신발의 역사(Heights of Fashion: A History of the Elevated Shoe)], [스니커즈×문화: 컬래버레이션(Sneakers x Culture: Collab)], [디오르 바이 로저 비비에(Dior by Roger Vivier)] 등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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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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