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지극히 평범한 도시남녀 [드라마]

글 입력 2023.02.19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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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존재하는 로맨스 드라마는 무수히 많은 공간을 자랑한다. 병원, 경찰서, 학교 하다못해 어둠의 세계까지. 근데 이 드라마는 참 단순해 보인다. 서울로 인구가 집중된 우리나라에서 도시남녀는 특별할 것 없어 보이고 등장인물들의 직업도 고개 들어 둘러보면 충분히 볼 수 있을 정도다. 도시남녀의 사랑법은 뭔가 우리가 이미 충분히 본 장르 같고 흔한 것 같은데 이 드라마의 매력은 도대체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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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빌린 솔직함


  

작품의 전개 방식은 주요 인물 6명과의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된다. 얼굴은 나오지 않지만 PD가 늘 뼈있는 질문을 하면 등장인물들은 가볍게 혹은 무겁게 대답한다. 지극히 평범한 도시남녀들은 지극히 평범하게 대답하길 선호한다. 사랑에 도가 튼 사람마냥 쿨내가 진동을 한다.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인터뷰라는 장치가 아주 중요해진다. 모든 것을 알고 있는 것 같은 PD의 관점을 빌려서 인물들이 감추는 내용을 그들이 하는 강한 부정으로 확신하게 된다. 그리고 상대방에게 못하는 말도 인터뷰 카메라 앞에서는 진솔하게 해준다.

 

 

 

아무렇지 않지 않아


 

도시의 남녀들로 이름 지어진 이 사람들은 아무렇지 않은 척 살고 있었다.

 

모든 것을 바쳤던 사랑과 이별의 아픔도 감췄었다. 부정당했던 스스로와 여전히 헤매고 있음도 감췄었다.

 

하지만 사실 아무렇지 않지 않았다. 누구보다도 가장 아파하고 있었고 누구보다도 가장 그리워하고 있었다. 도시의 사람들은 다들 저마다의 사연을 안고 그럭저럭 살고 있지만, 그래서 자신의 아픔을 잘 드러내지는 못했지만 너무 슬픈 이야기를 갖고 살아간다.

 

가장 애정이 가는 캐릭터는 바로 한지은 배우가 맡았던 오선영이었다. 선영은 사랑을 짧게 하는 편이다. 마음에 드는 남자는 사귀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헤어진다. 그런 선영이 유일하게 잊지 못하는 한 사람이 바로 전 남친 강건이다. 절절한 과거의 둘이 나오길 기대했었는데, 사실 둘의 관계도 선영의 다른 연애와 다를 바 없었다. 근데 왜 선영은 그토록 집착을 했을까.

 

도시에서 살아가는 선영의 상처는 바로 엄마에 대한 그리움이었다. 다른 남자들은 엄마가 그립다하면 힘내라, 기운내라 억지로 위로하지만 강건은 달랐다. 강건은 엄마가 그리울 때면 자신에게 오라고 말해주는 남자였다. 그래서 선영은 헤어진 3년의 시간동안 술만 마시면 강건을 찾아 나선다. 그러다 강건을 만나고 술 한 잔 하면서 진짜 위로와 진짜 이별을 맞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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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남녀의 위로


 

드라마를 보면서 사랑의 애절함도 좋았지만 한편으로는 위로도 많이 받았다. 남들은 아무렇지 않게 볼 수 있는 각자가 가진 아픔을 진지하게 다뤘고, 판타지 같은 결말이 아닌 정말 잘 이겨내는 현실을 보여주면서 끝을 내주었다. 도시남녀가 가진 진짜 의미는 대도시에 사는 사람들이 아니라, 정말 지극히 평범한 삶 속에서 내가 가진 아픔마저 지극히 평범한 것 아닐까 외면하는 사람들을 말하는 게 아닐까. 아픔은 상대적인 것이 아니다. 내가 아프면 아픈 나를 보살펴줘야 한다. 설령 남들은 잘 살아낸다고 해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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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상훈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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